[르포]"수직증축하니 집값 2억 올랐다"
이데일리박종오입력 2013.04.03 07:26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예전엔 아파트가 낡아 수도에서 녹물이 나오고 비가 오면 천정에서 물이 새 양동이까지 받쳐야 했습니다. 지금은 새 집이 된데다 2개 층이 높아져 한강 조망까지 갖추게 돼 리모델링 시세차익이 꽤 되지만 팔 생각이 없습니다." ('밤섬 쌍용예가 클래식' 40X호 주민 김명옥(여·73)씨)
지난 2일 오후에 찾은 서울 마포구 현석동 118번지 일대. 강변북로와 맞닿은 2932㎡ 대지에 연갈색 새 아파트가 서있다. 12층 1개동의 이 나홀로 아파트는 사실 신축된 게 아니다. 국내 최초로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기존 아파트 층고를 2개 층 높인 '밤섬 쌍용예가 클래식'이다.
'4·1 부동산대책' 이전까지 아파트 층수를 종전보다 높여짓는 이른바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불법이었다. 그럼에도 이 아파트가 국내에서 유일무이한 리모델링 공사를 할 수 있었던 데에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밤섬예가의 전신이었던 구 호수아파트는 1~2층 주민들이 방음벽 때문에 한강 조망권을 누릴 수 없었다. 이에 호수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은 저층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해 2개 층 높이로 필로티(건물을 기둥으로 들어 올려 조성된 공간)를 설치하는 대신 아파트도 2개 층을 증축하기로 합의했다.
예전 리모델링 법은 아파트의 구조 안전성을 이유로 증축을 금지했지만 가구 수 증가없이 필로티를 설치하면 최상층을 그만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층수 규정을 따로 두지 않아 설계안을 심의한 마포구가 호수아파트의 2개 층 증축 설계안을 그대로 통과시켰던 것. 뒤늦게 정황을 파악한 국토해양부가 구청에 공문을 보냈지만 이미 착공해 되돌릴 수 없었다.
작년 12월 준공돼 현재 총 90가구 중 74가구가 입주를 마친 이 아파트 주민들에게서 안전에 대한 불안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정동원 호수아파트 리모델링 주택조합장은 "주민 추가분담금이 늘어나는 걸 감수하고 건축감리를 따로 하고 구조보강을 깐깐하게 해 안전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잘라말했다.
총 21개월이 걸린 리모델링 공사에는 175억여원(가구당 분담금 1억8000만~2억원)이 투입됐다. 바닥 기초에 파일을 보강하는 등 안전성을 종전보다 크게 높여 진도 6.5~7 수준의 지진도 견딜 수 있다는 게 시공사인 쌍용건설의 설명이다.
주민들은 오히려 주거환경이 크게 개선돼 만족감이 높았다. 리모델링을 전후해 아파트 면적은 과거 전용 63~69㎡에서 82~89㎡로 최고 30% 증가했다. 입주민 이경순(여·50)씨는 "아파트가 넓어졌고 내부 시설이 전부 교체된 데다 주차장과 커뮤니티 시설, 한강조망까지 크게 개선돼 무척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공사 뒤 집값이 평균 4억원 가량 올라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도 컸다. 주민 정광석(48)씨는 "리모델링 공사 중 아파트를 5억원에 매입해 분담금 2억2000만원을 더 냈지만 현 시세가 8억원 대까지 올라 5000만원 이상 차익을 남긴 셈"이라고 말했다.
최근 증축이 허용된 분당·평촌 등 1기 신도시 아파트들은 가구 수를 늘리는 것까지 가능해 사업추진이 보다 수월할 거라는 게 첫 수직증축을 경험한 조합의 설명이다. 정 조합장은 "우리가 전체 가구의 10%인 9가구만 더 지었어도 일반분양을 통해 공사비를 40억원 이상 절감할 수 있었다"며 "이번 대책으로 신도시 아파트는 일반분양분 확보가 가능해 리모델링 사업이 크게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오후에 찾은 서울 마포구 현석동 118번지 일대. 강변북로와 맞닿은 2932㎡ 대지에 연갈색 새 아파트가 서있다. 12층 1개동의 이 나홀로 아파트는 사실 신축된 게 아니다. 국내 최초로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기존 아파트 층고를 2개 층 높인 '밤섬 쌍용예가 클래식'이다.
'4·1 부동산대책' 이전까지 아파트 층수를 종전보다 높여짓는 이른바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불법이었다. 그럼에도 이 아파트가 국내에서 유일무이한 리모델링 공사를 할 수 있었던 데에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
예전 리모델링 법은 아파트의 구조 안전성을 이유로 증축을 금지했지만 가구 수 증가없이 필로티를 설치하면 최상층을 그만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층수 규정을 따로 두지 않아 설계안을 심의한 마포구가 호수아파트의 2개 층 증축 설계안을 그대로 통과시켰던 것. 뒤늦게 정황을 파악한 국토해양부가 구청에 공문을 보냈지만 이미 착공해 되돌릴 수 없었다.
작년 12월 준공돼 현재 총 90가구 중 74가구가 입주를 마친 이 아파트 주민들에게서 안전에 대한 불안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정동원 호수아파트 리모델링 주택조합장은 "주민 추가분담금이 늘어나는 걸 감수하고 건축감리를 따로 하고 구조보강을 깐깐하게 해 안전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잘라말했다.
총 21개월이 걸린 리모델링 공사에는 175억여원(가구당 분담금 1억8000만~2억원)이 투입됐다. 바닥 기초에 파일을 보강하는 등 안전성을 종전보다 크게 높여 진도 6.5~7 수준의 지진도 견딜 수 있다는 게 시공사인 쌍용건설의 설명이다.
|
공사 뒤 집값이 평균 4억원 가량 올라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도 컸다. 주민 정광석(48)씨는 "리모델링 공사 중 아파트를 5억원에 매입해 분담금 2억2000만원을 더 냈지만 현 시세가 8억원 대까지 올라 5000만원 이상 차익을 남긴 셈"이라고 말했다.
최근 증축이 허용된 분당·평촌 등 1기 신도시 아파트들은 가구 수를 늘리는 것까지 가능해 사업추진이 보다 수월할 거라는 게 첫 수직증축을 경험한 조합의 설명이다. 정 조합장은 "우리가 전체 가구의 10%인 9가구만 더 지었어도 일반분양을 통해 공사비를 40억원 이상 절감할 수 있었다"며 "이번 대책으로 신도시 아파트는 일반분양분 확보가 가능해 리모델링 사업이 크게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 부동산 대책(알고보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야·정, 양도세 면제 '6억 또는 85㎡이하' 합의 (0) | 2013.04.16 |
---|---|
"양도세·취득세 면제, 4월 1일로 소급 적용" (0) | 2013.04.08 |
4·1부동산 대책에 웃고 우는 시장의 두 얼굴 (0) | 2013.04.07 |
[4·1 부동산대책 이후] 4·1대책서 놓친 세가지 (0) | 2013.04.03 |
생애최초대출로 6억 대출 받았더니 이자가… (0) | 2013.0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