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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부동산 대책(알고보니)?

생애최초대출로 6억 대출 받았더니 이자가…

생애최초대출로 6억 대출 받았더니 이자가…          

조선비즈|김참 기자|입력 2013.04.03 15:57
박근혜 정부의 첫 부동산 종합 대책은 태어나 처음으로 집을 장만하려는 수요자들이 더 많은 돈을 쉽게 빌려 살 수 있게 길을 터 주겠다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게 허용한 취득세(집값의 1%) 면제와 저리(3.8%→3.3~3.5%), 대출 규제 완화 등의 당근책을 모두 적용하면 어떤 조건에 어떻게 집을 사게 될까.

새 부동산 대책의 내용을 적용해 내 집 장만의 꿈을 가진 30대 초반 신혼부부 직장인 나주택(가명)씨의 내 집 마련 시나리오를 들여다봤다.

◆ 20년간 이자비용만 1억5000만원

  나주택씨는 정부의 부동산대책 발표를 보고 이참에 집을 사기로 하고 부족한 자금을 대출받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 나씨는 부부 합산 소득이 6000만원 이하여서 이번 정부 정책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본 것이다.

그가 점 찍어둔 아파트는 서울 광진구 광장동 힐스테이트. 광장힐스테이트 공급면적 82㎡는 현재 6억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주택가격 6억원, 면적 85㎡ 이하라는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 기준에도 맞아떨어진다.

그러나 은행에서 대출 상담을 받고, 나 씨는 그대로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

 

LTV 한도인 70%를 적용하면 나씨는 4억2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은 2억원이 최대 한도. 나머지 2억2000만원은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받아야 한다.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은 60㎡ 이하는 3.3%, 60~85㎡ 이하는 3.5%의 금리가 적용된다. 광장힐스테이트 82㎡를 살 경우 3.5%가 적용되지만, 나씨는 교통사고로 인한 장애판정을 받아 그나마 0.2%의 추가 금리우대로 3.3%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나씨가 20년 원금분할상환을 조건으로 2억원을 대출받으면 첫 달에만 원금 83만원, 이자 55만원 등 138만원이 나간다.

여기에 2억2000만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남았다. 20년 원금분할상환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3.86%의 금리가 적용된다. 매월 원금 92만원과 이자 70만원을 합해 162만원을 내야 한다.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하면 나씨가 첫 달에만 내는 돈은 총 300만원이다. 20년간 내야 하는 총 이자비용만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 이자 6630만원, 주택담보대출 이자 8395만원으로 총 1억5025만원이다.

다른 은행을 알아봐도 개인 신용도와 소득수준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일부 차이가 있었으나, 비슷한 수준이다.

◆ 하우스푸어 양산 대책?
정부의 이번 부동산종합대책이 실제 혜택을 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소득이 낮고 지출이 많은 젊은이가 빚을 내 집을 사도록 유인하면 정부가 스스로 하우스푸어(주택빈곤층)를 양산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매달 300만원씩 이자와 원금을 내가면서 살 수 있는 사람은 중산층 가운데선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이 정도 이자를 내면서 살 수 있는 사람은 연소득이 1억원은 넘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 은행 지점 관계자도 "부부합산 소득 6000만원 이하의 가구는 월평균 세금과 국민연금 등을 제외하면 실소득은 월 400만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라며 "원금과 이자를 내면 생활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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