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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동물, 새, 물고기, 식물

새끼에 먹이 다 내주고… 못먹어 숨진 어미반달곰

새끼에 먹이 다 내주고… 못먹어 숨진 어미반달곰

[참조] 관리 소홀? 

  • 박은호 기자

    입력 : 2013.03.25 03:01

    방사후 새끼 4마리 낳은 '多産王'
    지리산 동면중 탈진한 채 발견… 새끼 곰은 어미 곁 떠나 야생行

    겨울잠을 자다 숨진 어미 곰은 작년 1월 새끼 곰 두 마리를 출산했다. 이 중 한 마리가 이번에 죽은 어미 곰과 함께 겨울잠을 잤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병든 몸으로 새끼 곰을 보살피던 지리산 암컷 반달가슴곰이 겨울잠을 자다 탈진해 끝내 숨졌다. 24일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 2005년 러시아 연해주에서 들여온 암컷 반달곰(9년생)이 지난 14일 지리산 중턱 동면(冬眠) 굴에서 탈진한 채 발견됐다. 이 곰은 지난 2008년 밀렵꾼들이 놓은 올무에 몸통이 졸려 죽어가다 반달곰 관리팀에 극적으로 구조돼 화제가 됐었다. 새끼 네 마리를 낳아, 지리산 반달곰 가운데 새끼를 가장 많이 낳은 '다산의 상징'으로 꼽히던 곰이었다.

    부검 결과, 어미 곰은 몸무게가 75㎏으로 정상 체중(약 100㎏)에 크게 못 미쳤고, 폐·간 등 장기 기능이 크게 악화돼 있었다. 공단 관계자는 "지난해 잦은 태풍 등으로 지리산 도토리 결실량이 예년보다 많이 감소해 영양실조에 걸린 데다, 특히 모성(母性) 본능에 따라 새끼 곰에게 부족한 먹이를 양보하면서 영양실조로 에너지가 고갈된 것이 주된 사인(死因)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끼 곰은 현장에서 죽은 어미 곁을 떠나 바로 지리산 야생(野生)으로 되돌아갔다고 반달곰 관리팀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