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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티 베이커 감독 추신수에 매료된 이유

더스티 베이커 감독 추신수에 매료된 이유

  • 스포츠조선=노재형 기자

    입력 : 2013.03.14 09:19

    신시내티 더스티 베이커 감독이 새 멤버 추신수에 대해 친근감과 만족감을 드러냈다. 수비 훈련중인 추신수를 바라보며 지나가고 있는 베이커 감독.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메이저리그 시범경기가 전체 일정의 반환점을 돌았다.

    신시내티 레즈는 14일(이하 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까지 17경기를 치렀고, 시범경기 최종전인 30일 애리조나전까지 16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신시내티 뿐만 아니라 각 구단들은 이제 개막전에 맞춰 본격적으로 25명의 엔트리를 추리는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감독들이 선수들 평가에 있어 객관성과 냉정함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것도 이 시점이다. 추신수는 올시즌 두 가지 새로운 경험을 해야 한다. 처음으로 내셔널리그에서 뛰게 됐고, 포지션도 그동안 천직으로 여겼던 우익수 대신 중견수를 맡는다. 하지만 시범경기 중반까지 추신수는 모든 면에서 무난하게 적응하고 있다. 신시내티 더스티 베이커 감독이 추신수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만족감을 넘어 인간적인 면에서도 두터운 신뢰를 보내고 있다.

    베이커 감독이 현지 언론에 '추신수 사랑'에 관한 일화를 소개해 눈길을 끈다. 최근 추신수는 경기전 훈련 도중 크리스 스파이어 벤치코치에게 다가가 이런저런 질문을 하며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그런데 이 광경을 지켜본 베이커 감독이 추신수에게 "왜 나에게 직접 오지 않았나?"라고 물었단다. 베이커 감독에 따르면, 추신수는 "한국에서는 선수가 감독에게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감독은 신과 같은 존재다"라고 했다는 것이다. 베이커 감독은 빙그레 웃으며 "여기는 한국이 아니란다"라며 어깨를 두드려줬다. 추신수가 신시내티에 적응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베이커 감독이 추신수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베이커 감독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추신수는 궁금한 것이 있거나 뭔가 고민거리가 있을 때 주저없이 코칭스태프에게 다가가 묻는다. 그 모습이 기특하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 베이커 감독은 또 "진짜 호기심도 많고 진지한 질문들을 한다. 더 나아지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참으로 신선하다는 느낌이 든다"며 칭찬했다. 새로운 분위기에 적응해야 하는 추신수로서는 감독의 신뢰를 받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 지금까지는 경기에서 뿐만 아니라 감독과의 관계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들이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

    베이커 감독은 추신수를 부동의 톱타자로 여기고 있다. 시범경기 동안 추신수가 보여준 중견수 수비에 대해서도 별다른 불만이 없다. 또 추신수의 타격 마인드도 존중해 주고 있다. 베이커 감독은 "추신수에게 타석에서 자세를 바꾸라고 할 생각은 없다. 나는 추신수가 자신의 야구 인생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해나가기를 바란다. 지금까지 3할8푼대의 출루율을 기록한 선수다"라고 말했다.

    이어 베이커 감독은 "추신수의 역할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득점을 올리는 일이다. 뒷타자들을 감안했을 때 100득점은 올릴 수 있을 거라고 본다. 내셔널리그에서는 50득점이면 꽤 괜찮은 톱타자다. 추신수는 기본적으로 20개의 홈런을 때릴 능력이 있기 때문에 70득점은 무난하다"며 톱타자 추신수의 자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물론 베이커 감독이 꼽은 추신수의 가장 큰 장점은 타격 실력이다. 베이커 감독은 "추신수의 수비에 대해 걱정할 것은 없다. 중견수든 다른 외야수든 외야 수비를 한 경험이 있다면 어떤 위치에서도 잘 해낼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추신수는 잘 친다는 점이다"라고 밝혔다.

    베이커 감독은 스프링캠프가 열리기전 추신수에 대해 별로 많은 것을 알고 있지는 못했다. 경기영상이나 스카우트팀의 보고서, 각종 기록에 나타난 정보들을 가지고 추신수를 평가했을 뿐, 깊이있게 추신수를 이해하고 있지는 못했다. 그러나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이후 추신수의 훈련 모습과 마인드를 경험하고는 그의 진짜 모습에 크게 매료된 것으로 보인다.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한 추신수로서는 가장 중요한 후원군이 등장한 셈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