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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세상] 단체관광 끊긴 바티칸… SNS선 교황 인기투표

[오늘의 세상] 단체관광 끊긴 바티칸… SNS선 교황 인기투표

  • 바티칸시티=이성훈 특파원

    입력 : 2013.03.12 03:01 | 수정 : 2013.03.12 04:21

    오늘부터 교황 선출 투표 '콘클라베' 시작… 바티칸 르포
    추기경 115명의 선택은
    시내로 흩어져 마지막 미사… 교황청, 외부와 통신 겹겹 차단
    "로마세력과 개혁세력의 대결"

    '신(神)의 대리인'으로 일컫는 교황(敎皇) 선출이 12일(현지 시각) 시작된다. 콘클라베(Conclave·추기경단 비밀투표 회의)를 하루 앞둔 11일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시티의 성 베드로 광장은 무거운 정적 속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지난 5일부터 미켈란젤로의 천장 벽화 '천지창조'가 있는 시스티나 성당은 콘클라베를 위해 일반인의 관람을 중단했다. 현지 여행사도 대부분 바티칸 단체 투어를 잠정 중지했다.

    콘클라베에 참석하기 위해 바티칸에 도착한 추기경 115명은 로마 시내 교회로 흩어져 주말 미사에 참석했다. 이는 추기경들에겐 사실상 투표 전의 마지막 외출이었다.

    11일 추기경들은 성향·지역별로 모임을 가지며 유력 후보를 추려 나가는 등 물밑 작업을 진행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교황청 주변의 '로마 세력'과 '개혁 세력'이 막판까지 대립 중이라고 보도했다. '로마 세력'에서는 밀라노 대교구장 안젤로 스콜라(72) 추기경, 교황청 국무원장 타르치시오 베르토네(78) 추기경 등이 차기 교황 후보로 거론된다. 이른바 '개혁 세력'에서는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 의장인 가나의 피터 턱슨(64) 추기경, 교황청 주교부 장관인 캐나다의 마르크 우엘레트(69) 추기경 등이 언급된다. 콘클라베는 '열쇠를 가지고'라는 의미 그대로 12일부터 시스티나 성당의 문을 걸어 잠근 채 투표에 들어간다.

    이 자리에서 투표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이 콘클라베 개최를 앞두고 내부 단장을 한 지난 9일 모습. 교황 선출 여부를 알릴 굴뚝도 성 당 지붕에 설치됐다. 16세기 미켈란젤로의 천장화‘천지 창조’와 정면 벽화‘최후의 심판’등에 대한 일반인 관람은 당분간 중지된다. /AP 뉴시스
    일반인은 예전에는 시스티나 성당의 굴뚝에서 어떤 색깔 연기가 피어오르는지 숨죽이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흰색 연기는 새 교황 탄생, 검은색은 투표 계속을 의미했다.

    이번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사람들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SNS (소셜네트워킹서비스)로 차기 교황에 대한 의견을 활발하게 개진하고 있다. 브라질 출신 유력 후보인 오질루 페드루 셰러(63) 추기경처럼 트위터를 활발하게 사용하는 추기경도 있다.

    시스티나 성당 굴뚝 연기의 색깔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인터넷 사이트와, 자기가 지지하는 추기경에게 투표하는 사이트도 등장했다. 이 때문에 비밀주의를 강조해 온 콘클라베가 '소셜(Social·사회적) 콘클라베'로 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차기 교황 선출과 관련해 사람들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인물은 요한 바오로 2세다. 2005년 선종(善終)한 그는 27년간 교황으로 재임하며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인터넷에는 '다음 교황은 요한 바오로 3세가 됐으면 좋겠다' '전임 교황은 옷에 신경을 썼지만, 요한 바오로 2세는 외모에 관심이 없었다'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교황청은 보안에 바짝 신경을 쓰고 있다. 추기경들에게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 교황 선출 과정을 외부에 알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콘클라베 기간 중 바티칸 안에서는 무선 인터넷이 불통된다. 시스티나 성당엔 전파 차단기도 설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