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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이웃과 인사하기

[만물상] 이웃과 인사하기

  • 박해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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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3.03.10 22:38

    신경숙 소설 '외딴 방'에 시골 소녀가 마루에서 라디오를 듣는 장면이 나온다. '외딴 방' 프랑스어판은 이때 '마루'를 소리 나는 대로 'maru'라고 옮겼다. 마루에 걸맞은 프랑스어가 없기 때문이다. 번역자는 각주(脚注)를 붙여 설명했다. '한국 전통 가옥에서 마루는 작은 회랑(回廊)이면서 동시에 집 바깥을 향해 열린 방이다.' 우리 옛집에선 주인이 대문을 열어놓고 마루에 있다가 이웃을 맞았다는 것을 아는 탁월한 설명이다.

    ▶누구나 이웃과 오손도손 어울려 살고 싶어 한다.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는 시골 살 때 사과나무를 길렀다. 옆집은 소나무를 키웠다. 프로스트는 이웃에게 "우리 사과나무가 두 집 경계선을 넘어 그쪽 솔방울을 먹진 않겠지"라고 농담을 했다. 그러나 이웃은 "담을 잘 쌓아야 좋은 이웃이 되지"라고만 답했다. 시인은 마음의 담을 쌓고 싶진 않았지만 이웃 사이에 적당한 거리를 둬야 좋다는 현실에 고개를 끄덕였다.

    ▶산업화 이후 우리 사회에서 집의 의미가 크게 변했다. 1971년 최인호는 단편 '타인의 방'에서 아파트의 이웃 단절을 그렸다. 일주일 출장에서 돌아온 주인공은 아내가 없는 빈 아파트 문을 마구 두드린다. 소리에 놀라 이웃들이 나왔다. 주인공이 집주인이라고 하자 한 사내가 말한다. "이 아파트에 3년 살았지만 당신 같은 사람은 본 적이 없소." '타인의 방'은 "갓 등장한 아파트 풍속도로 인간 소외를 참신하게 그렸다"는 평을 들으며 현대문학상을 받았다.

    ▶요즘엔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이 70% 안팎에 이른다. 문화 평론가 정윤수는 "우리 소설에서 아파트는 '임시 천막'으로 묘사된다"고 했다. 사람들이 언젠가 더 큰 평수로 옮길 생각에만 사로잡혀 지금 사는 아파트를 '모델 하우스'로 여긴다는 얘기다. 뿌리를 내릴 집이 아니다 보니 이웃끼리 정을 주고받을 마음의 여유도 생기기 어려운가 보다.

    ▶서울 노원구가 '안녕하세요' 인사 캠페인을 벌이면서 마을 인사 실태를 조사했더니 주민 100명 중에 32%만 조사원과 인사를 나눴다고 한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선 조사원과 눈이 마주친 주민이 먼저 인사한 경우가 24%밖에 안 됐다. 조사원이 먼저 인사를 해야 72%가 답 인사를 건넸다. 그나마 주민 공동체 운동이 활발하다는 노원구 사정이 이렇다. '이웃사촌'은 급할 땐 이웃이 먼 친척보다 낫다는 뜻이다. 속담에 "세 닢 주고 집 사고 천 냥 주고 이웃 산다"고 했다. 이웃 귀하게 알면 층간 소음 같은 다툼도 사라질 것이다.

    [참조] 내가 지난 주말 장산 정상에 친구와 같이 갔다 오면서 오르고 내리는 등산객에게 인사를 했드니

              거의 답례도 없이 지나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도 초등생 이하 어린이들은 손을 흔들고 웃으면서

              거의 100% 답례를 해서 그래도 위안을 받았다,

              서울부산 차이가 심하다,

              2년간 서울에 살면서 25군대 산을 등정 하면서 인사를 해보니 거의 90%가 답례를 해주었고,

              먼저 인사하는 분들도 있었다.

             그러나 부산에서는 먼저 인사하는 분을 보지 못 했다.

             인사해도 무표정 하게 지나치시는 분도 많았다. 지나치는 모든 분들에게 난 인사를 했다.

             특히 산악 자전거 타고 오르는 분에게 인사를 드렸드니 "힘들면서도 한분이 고맙다고" 답례를

             아파트 안 에리베이터 안에서 인사해보니 거의 답례도하고,

             특히 어린아이들은 즐겁게 받아주고 해여질때에는 "안녕히 가세요" 인사까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