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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3/국방부(육,해,공,해병대)

[사설] 국방장관·국정원장, '대한민국 장관'으로 책무 다하라

[사설] 국방장관·국정원장, '대한민국 장관'으로 책무 다하라

입력 : 2013.03.08 03:08 | 수정 : 2013.03.08 03:30

유엔 안보리가 오늘 새벽 전체 회의를 열어 대북 제재안을 논의했다. 이번에 논의한 대북 제재안은 북한의 돈과 화물의 이동에 대한 감시를 더 강화하는 것으로 기존 대북 제재안보다 강도가 훨씬 높다. 중국이 이 대북 제재안을 충실히 이행한다면 북한이 받게 되는 고통은 저들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예상했던 수준 이상일 것이다. 이미 북은 대남 도발을 공언하는 것으로 대응을 시작했다.

우리 군은 북의 위협에 대해 "지휘 세력까지 응징하겠다"고 경고했다. 도발 원점과 지원 세력에 이어 지휘부까지 응징하는 것이 어떤 상황일지는 긴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총성은 울리지 않고 있지만 지금 한반도는 이런 '공포(恐怖)의 균형'으로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각에도 북한은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대규모 훈련을 벌이고 있다. 동시에 최근 동해와 서해 모두에 선박과 항공기 항행금지 구역을 설정했다. 군은 북이 조만간 사정거리 120㎞의 KN-02 미사일을 동해와 서해로 발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곧 시작되는 한·미 합동훈련은 11일부터 본격화하고 북은 그 순간 정전협정을 백지화하고 "마음대로 타격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위험한 시기에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국정원장, 국방장관 자리가 비어 있거나 공중에 떠 있다. 안보실장은 정부조직법이 처리될 때까지 법적 근거 없이 비상 상황을 챙길 수밖에 없고, 국방장관은 오늘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지만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청문회에서 큰 문제가 드러나지 않는다고 해도 새 국방장관은 11일에야 임명될 전망이다. 국정원장 청문회는 18일로 열흘이나 남았다.

국가 안보 지휘 체계의 공백(空白) 사태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어떻게 되느냐와는 비교할 수 없는 문제다. 청와대와 여야의 태도를 보면 이 비상사태를 2순위나 3순위쯤으로 다루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북의 위협에 의연하게 대처하는 것과 안보 위험을 아무렇지 않다는 듯 비켜 가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현실적으로 여야의 기싸움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면 결국 현재 자리에 있는 김관진 국방장관과 원세훈 국정원장이 책임을 다하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임명한 두 사람은 이르면 며칠, 길어도 1~2주일 내엔 물러나게 돼 있다. 아무리 막중한 책임을 맡고 있다 해도 사람인 이상 이런 처지에선 맥이 빠질 때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북의 실제 도발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 두 사람은 어느 한 정권의 장관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장관이란 생각을 갖고 그 기간이 얼마가 되든 전력을 다 쏟아붓겠다는 각오를 다져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