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2.12 03:03
베네딕토 16세 "고령으로 업무 힘들어"… 교황 자진 사임은 598년 만에 처음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11일 오전 바티칸에서 추기경 회의를 마치며 사임 의사를 밝히고 있다. 교황은 오는 28일 교황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AP 뉴시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나를 도와준 분들의 사랑과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하며 나의 부족함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 앞으로의 삶을 기도에 전념해 신에게 헌신하겠다"고 성명을 매듭지었다. 교황청은 후임 교황을 선출하기까지 교황직 공석 기간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005년 4월 19일 제265대 교황에 올랐다. 그는 독일 출신으로 동성애, 이혼, 인간복제, 혼전 성관계 등에 엄격한 입장을 지켜왔다.
교황이 자진 사임한 것은 1415년 교황 그레고리 12세가 사임한 이래 598년 만이다. 그레고리 12세는 교황의 정통성을 둘러싼 알력 때문에 물러난 것이어서 '자진 사임' 여부에 대해선 이견이 있다. 그래서 1294년 교황 첼레스티노 5세 사임 이래 719년 만에 첫 자진 사임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교황의 친형 게오르크 라칭거(89)씨는 "동생은 의사로부터 '더 이상 대서양 횡단 일정을 소화하기 어렵다'는 조언을 들었으며 체력이 쇠잔해져 수개월 전부터 사임을 고려했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010년 출간한 대담집 '세상의 빛:교황, 교회 그리고 시대의 징후'에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그리고 영적으로 더 이상 교황 업무 수행이 어렵다고 느껴질 경우 사임할 권리가 있으며 경우에 따라선 의무이기도 하다"고 밝힌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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