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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건강 예방

[오늘의 세상] 30代 이상 성인 1000만명, 고혈압·당뇨병 안고 산다

[오늘의 세상] 30代 이상 성인 1000만명, 고혈압·당뇨병 안고 산다

  • 박진영 기자
  • 입력 : 2013.02.07 03:05

    [보건사회硏 1만8277명 분석]
    고혈압 24%·당뇨 9% 앓아
    65세 이상은 53%가 고혈압, 3개 넘는 만성질환 시달려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4명 중 1명은 고혈압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10명 중 1명은 당뇨병에 걸려 있다.

    30세 이상 인구 3017만명 중 1000만명에 가까운 이들이 만성질환을 안고 사는 셈이다.

    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전국의 1만8277명을 분석한 '2010년 한국의료패널 기초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만 30세 이상 성인 1만1866명 중 2846명(24%)이 고혈압을 앓고 있다고 답했다. 우리나라 만 30세 이상 전체 성인 인구(약 3017만명)에 비춰보면 724만명이 고혈압을 앓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만 65세 이상은 절반 이상(53.2%)이 고혈압을 앓고 있었다. 우리나라 만 65세 이상 전체 인구(542만명)를 토대로 추산하면 288만명에 달한다. 고혈압 환자들은 1년에 평균 9.1번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고, 외래 진료비와 약품비를 더해 1년에 16만3170원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혈압과 더불어 대표적 만성질환인 당뇨병의 경우 9%가 앓고 있다고 답했다. 전국적으로 당뇨병 환자가 271만여명일 것으로 추산된다. 의사로부터 처음 당뇨병을 진단받은 시기는 고혈압과 마찬가지로 50대가 34%로 가장 높았고, 이어 60대(27.5%), 40대(19.1%), 30대(8.5%) 순이었다. 당뇨병 환자들은 1년에 평균 9.8번 병원을 찾았고, 진료비와 약품비 등으로 18만8860원을 썼다.

    만 65세 이상 응답자 중 8.9%만이 "만성질환을 앓고 있지 않다"고 답했을 뿐, 65세 이상 노인들은 평균 3.14개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었다. 1개의 만성질환을 앓는 이들이 16.6%, 2개는 19.3%, 3개 16.6%, 4개 이상을 앓는 이들도 38.6%에 달했다. 65세 이상 고령자들은 연간 의료비를 평균 86만1074원 썼다.

    이 보고서 결과는 의사가 진단을 내렸는지를 기준으로 조사했기 때문에, 증상이 없거나 병원을 찾지 않아 병에 걸린 사실을 알지 못하는 이들까지 고려하면 실제 환자 수는 더 많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지난해 11월에 발표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011년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28.5%, 당뇨병 유병률은 9.8%로 조사돼 1155만명이 고혈압·당뇨병을 앓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시기 대한당뇨병학회는 '2012 한국인 당뇨병 연구보고서'를 통해 국내 당뇨병 환자가 320만명, 발병 직전 단계가 640만명가량으로 약 1000만명 가까운 성인이 당뇨병을 앓거나 당뇨병 직전 단계일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서울대 의대 신장내과 김성권 교수는 "우리나라는 국제적 권고량(5g)의 2배가 넘는 12g의 소금을 매일 섭취하고 있기 때문에 고혈압 발생률도 높을 수밖에 없다"며 "짜게 먹을수록 몸이 균형을 맞추기 위해 혈관에 물을 더 많이 끌어들이고, 이런 현상이 고혈압 발생 위험을 높인다"고 말했다.

    가톨릭의대 내분비내과 윤건호 교수도 당뇨병 환자가 크게 늘어난 원인을 식습관에서 찾았다. 윤 교수는 "설탕이 많이 든 단 음식이나 탄산음료 등 서구화된 식단을 많이 먹으면서 운동시간은 줄어들고, 스트레스는 더 많이 받기 때문"이라며 "30~40대 젊은 당뇨병 환자들일수록 발견 시기가 늦어지고 관리가 잘 안되면서 만성 합병증 위험도 높아지기 때문에 빠른 발견과 꾸준한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