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2.06 03:05
스페셜올림픽 폐막식 무대 선 지적장애인 핸드벨 연주단
'의령 사랑의 집 소리샘 벨콰이어'
곱게 화장한 여성
멤버 8명의 얼굴엔 붉은빛이 돌았다.
조명이 켜지자 객석을 가득 메운 4200여 관중의 눈이 무대를 향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시설 밖으로 나가 본 적이 없던 8명의 지적장애인 연주자들은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지휘자의 신호에 맞춰 탁자 위에 놓인 종을 집어들고 연주를 시작했다. 황금빛 종이 움직이자 아름다운 선율이 울려 퍼졌다.
지적장애인 핸드벨(handbell) 연주단인 '의령 사랑의 집 소리샘 벨콰이어'는 5일 강원 평창 용평돔에서 열린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폐막식 서막을 장식했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주제곡인 '도레미송'을 완벽한 하모니로 연주했다. 3분30초간의 '특별한 공연'이 끝나자 관중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조명이 켜지자 객석을 가득 메운 4200여 관중의 눈이 무대를 향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시설 밖으로 나가 본 적이 없던 8명의 지적장애인 연주자들은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지휘자의 신호에 맞춰 탁자 위에 놓인 종을 집어들고 연주를 시작했다. 황금빛 종이 움직이자 아름다운 선율이 울려 퍼졌다.
지적장애인 핸드벨(handbell) 연주단인 '의령 사랑의 집 소리샘 벨콰이어'는 5일 강원 평창 용평돔에서 열린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폐막식 서막을 장식했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주제곡인 '도레미송'을 완벽한 하모니로 연주했다. 3분30초간의 '특별한 공연'이 끝나자 관중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2013 동계 스페셜올림픽’폐막식이 열리는 5일 강원도 평창 용평돔에서 지적장애인들로 구성된 연주팀‘의령 소리샘 벨콰이어’단원들이 공연 연습 도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단원들은 여성 장애인 보호시설인 '의령 사랑의 집'에 들어가 바깥세상과 거리를 두고 살았다. 늘 상처받으며 지냈던 이들은 외출도 거의 하지 않고 시설에서만 먹고 잤다. 의령 사랑의 집 김일주 원장은 "늘 표정이 어두웠다"며 "단원들이 누군가를 만나 웃으며 대화한다는 건 꿈도 꾸기 어려웠다"고 했다.
사회와 격리된 삶을 살던 이들이 세상의 빛을 본 건 핸드벨 덕이었다. 초창기엔 단원들이 20분도 서 있지 못했다. 지적 능력이 떨어져 악보를 읽는 건 불가능했다. 김 원장과 사랑의 집 교사 백강희(33)씨는 음표에 색을 칠해 연습을 시켰다. '도'에 노란색을 칠한 다음 같은 음을 내는 종에 스티커를 붙여 순서가 되면 흔들게 하는 식이었다. 백씨는 "궤도처럼 돌아가는 악보를 만들고 파트 구분하는 데만 한 달 걸렸다"며 "연주 실력이 늘지 않아 중간에 '그만두자'는 생각도 정말 많이 했다"고 했다.
6개월간 일주일에 세 번씩 연주를 하자 캐럴 한 곡을 소화할 수 있게 됐다. 그러자 데뷔 기회가 찾아왔다. 인근 교회에서 크리스마스에 공연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첫 공연을 무사히 마친 뒤 태어나 처음 사람들 박수를 받아 본 단원들은 핸드벨 연주에 열의를 보였다. 김 원장은 "단원들이 스스로 다른 노래도 해보자고 나섰다"며 "이왕 하는 거 예술의전당에 설 수 있도록 수준 높은 노래를 제대로 연습해보자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김 원장은 단원들의 춤과 노래를 보여주는 자선 음악회로 돈을 마련해 2000만원짜리 전문 장비를 마련했다. 백강희씨는 전문적 지휘를 하려고 한 달에 2~3번 서울에 가 핸드벨 강습을 들었다. 이런 노력 덕에 단원들 연주 실력도 올라갔다.
현재 소리샘 벨콰이어가 연주할 수 있는 노래는 도레미송과 비틀스의 예스터데이 등 네 곡. '도레미송' 연주 실력은 비장애인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연주 실력이 뛰어나다는 게 소문나면서 지난 2년간 40회 공연했고, 스페셜 동계올림픽 폐막식 무대에 서게 됐다.
김일주 원장은 "단원들이 성취감을 느끼게 된 게 가장 큰 보람"이라며 "이제 예술의전당이 아니라 카네기홀 공연을 목표로 연습할 것"이라 했다.
'운동 > 지적장애 올림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견수 변신’ 추신수, 변화가 두렵지 않은 이유 (0) | 2013.02.17 |
---|---|
'LA 몬스터' 류현진, 25일 시범경기서 첫 등판 (0) | 2013.02.17 |
[민기자 수첩]류현진에 대한 현지와 국내 보도를 보며 (0) | 2013.02.17 |
[스페셜올림픽][결산]'대성공' 평창대회, 옥에 티는? (0) | 2013.02.17 |
[동영상]김연아-미셸콴 '스페셜올림픽' 피겨말춤'감동' (0) | 2013.0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