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기자 수첩]류현진에 대한 현지와 국내 보도를 보며
좋은 의도든 나쁜 의도든 류현진(26)은 LA 다저스 스프링 캠프 초반
화제의 초점입니다. 아무리 투자를 겁내지 않는 팀이 된 다저스라지만 총 600억 원 이상(6170만 달러)을 투자한, 하지만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완전히 생소한 선수에 대한 시선은 당연히 엇갈릴 수 있습니다. 그들도 사람인 이상 인지상정입니다. 무모한 투자라는 표현도 나올 수도 있고,
큰 기대를 걸만한 선수라는 의견도 당연히 나옵니다. 현지 언론에서는 면밀히 류현진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할 것은 당연하고 때론 시시콜콜한 내용까지
보도를 탈 수 있습니다. 류현진의 당당하고 거리낌 없는 성격은 미국 정착에 많은 도움이 되겠지만, 때론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사소한
거부감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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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밝은 모습이지만 현지 언론과의 관계 정립 등 류현진이 겪어내야 할 일들은 결코 만만치는 않습니다. ⓒ민기자닷컴 >
중요한 것은 그들의 의견이나 관찰 내용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혹은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15일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접한 '류현진 담배 논란, 독설' 등의 보도는 뭐랄까, 다소 의외이기도 했고 과연 원문은 무엇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Having given up cheeseburgers on diet that has seen him shed eight pounds, Ryu might soon need to consider leaving cigarettes behind, too.' -'치즈버거를 끊고 나서 8파운드를 뺀 류가 어쩌면 조만간 담배도 끊을 생각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정도의 내용이었습니다. 투수조 달리기에서 계속 뒤로 처진 류현진을 보면서 큰 의미 없이 약간의 조크를 섞어 던진 가벼운 문장이었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것이 확대 재생산되면서 마치 무슨 큰 논란이 벌어진 것처럼 일부 언론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과거 박찬호가 처음 LA 다저스와 계약을 하고 미국 야구에 도전하던 시절 특파원을 하면서 큰 고민거리 중 하나는 정확한 현장의 사실 전달과 함께 가능하면 한국 선수로 첫 MLB 도전에 나선 젊은 선수를 보호하고 선도하는 것이었습니다. 때론 선수와 기자의 희비가 함께 엇갈리면서 공정성과 상식선을 벗어나지 않는 기사를 쓰기 위해 마음을 잡아야할 필요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국 기자는 이런 저런 식이다.' 라는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고, 그것이 한국 선수와 한국 야구에 대한 평가로도 이어졌기에 인터뷰를 하거나 기사를 씀에 있어서 더욱 긴장하고 신중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20년이 지난 현재는 선수와 팀과 언론과 팬의 그 상관관계가 더욱 밀접하고 또 촘촘하게 연결돼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박찬호가 활약하던 당시에도 그랬지만 현재도 다저스 구단에는 한국인 직원이 있고 그들은 한국의 기사를 모두 모니터링 합니다. 모든 것이 거의 실시간으로 노출되는 현실은 서로에 대해 더욱 면밀히 파악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정확히 않은 현상의 전달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스캇 보라스가 다저스와 협상을 하면서 한국 언론을 세세히 파악한 다저스로 인해 작전을 짜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은 단순한 엄살이나 불평불만만은 아니었습니다.
'담배 논란'을 조금 과장해서 예로 든다면 류현진은 그 논란을 국내 언론을 통해 접했을 것입니다. 당연히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을 테고 또 담배 때문에 자신의 이미지가 흐려지거나 혹은 부정적인 면이 부각될까 우려도 될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MLB에도 담배 피는 선수가 상당히 많고 유독 자신만 크게 잘못한 것도 아닌데 그것을 부풀려 쓴 기자에 대해 불편한 감정이 생길 것은 당연합니다. 여기서 사실 여부가 간과될 수밖에 없는 괴리가 생깁니다.
반면 그 기사를 쓴 담당 기자 역시 어떤 경로로든 자신의 기사가 한국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는 것은 알게 될 것이고, 역시 불쾌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매일 매일 다저스를 취재하는 입장인 그가 류현진과 서로 잘 알기도 전에 불편한 감정을 갖게 된다면 양쪽 모두 도움이 될 일은 아닙니다. 그런 것까지 신경 쓸 일은 아닐 수도 있지만 매일 만나는 선수와 기자가 불편한 관계가 되면 서로 도움이 될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사소하게 시작된 오해는 조기에 실마리를 풀지 못하면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도저히 메울 수 없는 골이 생기기도 합니다.
과거 다저스 시절 현지 기자들과의 관계가 아주 좋았던 박찬호는 텍사스로 이적해서는 정 반대의 길을 걸었습니다. 초반 부상과 부진으로 힘들어지면서 현지 기자들과의 괴리가 생겼고, 오해를 풀어나갈 수 있는 과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떠날 때까지 불편한 관계가 이어졌습니다. 김병현이 마치 고독한 이방인 같은 이미지를 갖게 된 것 역시 사소한 오해에서 시작됐고, 남이 뭐라 하든지 자신만 바르게 하면 된다는 생각의 선수와 그를 못 마땅해 한 프론트나 언론의 시각이 어긋나면서 결국은 MLB 생활을 일찍 접는 아쉬운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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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캠프 초반 가장 주목받는 선수가 류현진인 것은 분명합니다. ⓒ민기자닷컴 >
담배 사건 다음 날에도 류현진은 달리기에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하루 만에 심폐량이 확 좋아지고 달리기가 빨라질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투수의 본업인 불펜 피칭을 하면서 또 전혀 상반된 평가가 쏟아졌습니다.
릭 허니컷 투수 코치는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두고 'a plus-plus pitch'라는 표현을 했습니다. 흔히 '플러스 피치'라고 하면 그 투수의 특기인 구질이자, 리그 평균보다 뛰어난 구위를 의미합니다. '플러스-플러스'라면 구위도 대단히 뛰어나고 리그에서도 정상급이라는 평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현역 시절 기교파 투수의 전형이던 허니컷 코치의 입에서 이런 평가가 나왔다는 것은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펜을 지켜본 단 매팅리 감독과 공을 받은 A.J. 엘리스 포수는 류현진 속구의 제구력과 제어 능력을 높이 샀습니다. 투수가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점을 가장 강조한다는 매팅리 감독은 40구의 불펜 피칭을 본 후에 흔쾌히 합격점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담배 논란'에 크게 좌우될 필요가 없듯이 이런 호평에도 너무 고무될 필요는 없습니다. 이제 막 캠프가 시작된 마당에, 그리고 30,40명의 한국 언론이 집중 취재를 하는 신입 선수에 대해 험담을 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불펜 피칭에서 상당히 좋은 제구력과 구위를 선보였으니 극찬을 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절대 칭찬에 인색하지 않고, 또 좀처럼 언론에 대놓고 선수나 동료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지 않는 그들의 야구 문화상 '뭐, 예의상 좋은 평가를 했구나.' 정도로 받아들이면 될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류현진을 한국 기자들만큼 잘 아는 기자는 미국 언론에는 아직은 없다는 것입니다. 그들의 평가나 소식을 전달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그것에 크게 좌우되거나 확대 재생산하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히려 류현진을 잘 아는 국내 언론의 시각에서 현장의 정확한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고 더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류뚱' 그의 도전은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따뜻하면서도 냉철한 시각으로 보는 현장의 이왕이면 즐거운 소식들이 그의 활약을 기대하는 팬들에게 정확하게 많이 전달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의 의견이나 관찰 내용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혹은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15일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접한 '류현진 담배 논란, 독설' 등의 보도는 뭐랄까, 다소 의외이기도 했고 과연 원문은 무엇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Having given up cheeseburgers on diet that has seen him shed eight pounds, Ryu might soon need to consider leaving cigarettes behind, too.' -'치즈버거를 끊고 나서 8파운드를 뺀 류가 어쩌면 조만간 담배도 끊을 생각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정도의 내용이었습니다. 투수조 달리기에서 계속 뒤로 처진 류현진을 보면서 큰 의미 없이 약간의 조크를 섞어 던진 가벼운 문장이었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것이 확대 재생산되면서 마치 무슨 큰 논란이 벌어진 것처럼 일부 언론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과거 박찬호가 처음 LA 다저스와 계약을 하고 미국 야구에 도전하던 시절 특파원을 하면서 큰 고민거리 중 하나는 정확한 현장의 사실 전달과 함께 가능하면 한국 선수로 첫 MLB 도전에 나선 젊은 선수를 보호하고 선도하는 것이었습니다. 때론 선수와 기자의 희비가 함께 엇갈리면서 공정성과 상식선을 벗어나지 않는 기사를 쓰기 위해 마음을 잡아야할 필요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국 기자는 이런 저런 식이다.' 라는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고, 그것이 한국 선수와 한국 야구에 대한 평가로도 이어졌기에 인터뷰를 하거나 기사를 씀에 있어서 더욱 긴장하고 신중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20년이 지난 현재는 선수와 팀과 언론과 팬의 그 상관관계가 더욱 밀접하고 또 촘촘하게 연결돼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박찬호가 활약하던 당시에도 그랬지만 현재도 다저스 구단에는 한국인 직원이 있고 그들은 한국의 기사를 모두 모니터링 합니다. 모든 것이 거의 실시간으로 노출되는 현실은 서로에 대해 더욱 면밀히 파악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정확히 않은 현상의 전달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스캇 보라스가 다저스와 협상을 하면서 한국 언론을 세세히 파악한 다저스로 인해 작전을 짜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은 단순한 엄살이나 불평불만만은 아니었습니다.
'담배 논란'을 조금 과장해서 예로 든다면 류현진은 그 논란을 국내 언론을 통해 접했을 것입니다. 당연히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을 테고 또 담배 때문에 자신의 이미지가 흐려지거나 혹은 부정적인 면이 부각될까 우려도 될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MLB에도 담배 피는 선수가 상당히 많고 유독 자신만 크게 잘못한 것도 아닌데 그것을 부풀려 쓴 기자에 대해 불편한 감정이 생길 것은 당연합니다. 여기서 사실 여부가 간과될 수밖에 없는 괴리가 생깁니다.
반면 그 기사를 쓴 담당 기자 역시 어떤 경로로든 자신의 기사가 한국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는 것은 알게 될 것이고, 역시 불쾌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매일 매일 다저스를 취재하는 입장인 그가 류현진과 서로 잘 알기도 전에 불편한 감정을 갖게 된다면 양쪽 모두 도움이 될 일은 아닙니다. 그런 것까지 신경 쓸 일은 아닐 수도 있지만 매일 만나는 선수와 기자가 불편한 관계가 되면 서로 도움이 될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사소하게 시작된 오해는 조기에 실마리를 풀지 못하면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도저히 메울 수 없는 골이 생기기도 합니다.
과거 다저스 시절 현지 기자들과의 관계가 아주 좋았던 박찬호는 텍사스로 이적해서는 정 반대의 길을 걸었습니다. 초반 부상과 부진으로 힘들어지면서 현지 기자들과의 괴리가 생겼고, 오해를 풀어나갈 수 있는 과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떠날 때까지 불편한 관계가 이어졌습니다. 김병현이 마치 고독한 이방인 같은 이미지를 갖게 된 것 역시 사소한 오해에서 시작됐고, 남이 뭐라 하든지 자신만 바르게 하면 된다는 생각의 선수와 그를 못 마땅해 한 프론트나 언론의 시각이 어긋나면서 결국은 MLB 생활을 일찍 접는 아쉬운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담배 사건 다음 날에도 류현진은 달리기에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하루 만에 심폐량이 확 좋아지고 달리기가 빨라질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투수의 본업인 불펜 피칭을 하면서 또 전혀 상반된 평가가 쏟아졌습니다.
릭 허니컷 투수 코치는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두고 'a plus-plus pitch'라는 표현을 했습니다. 흔히 '플러스 피치'라고 하면 그 투수의 특기인 구질이자, 리그 평균보다 뛰어난 구위를 의미합니다. '플러스-플러스'라면 구위도 대단히 뛰어나고 리그에서도 정상급이라는 평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현역 시절 기교파 투수의 전형이던 허니컷 코치의 입에서 이런 평가가 나왔다는 것은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펜을 지켜본 단 매팅리 감독과 공을 받은 A.J. 엘리스 포수는 류현진 속구의 제구력과 제어 능력을 높이 샀습니다. 투수가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점을 가장 강조한다는 매팅리 감독은 40구의 불펜 피칭을 본 후에 흔쾌히 합격점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담배 논란'에 크게 좌우될 필요가 없듯이 이런 호평에도 너무 고무될 필요는 없습니다. 이제 막 캠프가 시작된 마당에, 그리고 30,40명의 한국 언론이 집중 취재를 하는 신입 선수에 대해 험담을 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불펜 피칭에서 상당히 좋은 제구력과 구위를 선보였으니 극찬을 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절대 칭찬에 인색하지 않고, 또 좀처럼 언론에 대놓고 선수나 동료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지 않는 그들의 야구 문화상 '뭐, 예의상 좋은 평가를 했구나.' 정도로 받아들이면 될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류현진을 한국 기자들만큼 잘 아는 기자는 미국 언론에는 아직은 없다는 것입니다. 그들의 평가나 소식을 전달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그것에 크게 좌우되거나 확대 재생산하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히려 류현진을 잘 아는 국내 언론의 시각에서 현장의 정확한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고 더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류뚱' 그의 도전은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따뜻하면서도 냉철한 시각으로 보는 현장의 이왕이면 즐거운 소식들이 그의 활약을 기대하는 팬들에게 정확하게 많이 전달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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