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청 격상 안돼 유감… 인수위 찾아간 中企회장

중기청 격상 안돼 유감… 인수위 찾아간 中企회장

신은진 기자

입력 : 2013.01.17 22:00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만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손톱 밑 가시 뽑기를 위한 대통령 간담회 개최 요청
'중기위원회' 무산된 정부개편안, 중소기업인들 불만 전달한 듯

▲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왼쪽) 회장이 서병문 수석 부회장과 함께 17일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방문하고 있다. /전기병 기자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17일 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만나 '중소기업 손톱 밑 가시 뽑기를 위한 간담회' 개최를 요청했다. 인수위원회는 각 부처 업무 보고가 끝난 뒤 현장과 소통하기 위한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기중앙회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중소기업인들로부터 '손톱 밑 가시'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간담회를 1월 중에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김 회장은 또 이 자리에서 중소기업계 의견이 정부 조직 개편안에 반영되지 않은 것에 대해 우려의 뜻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계는 현행 중기청을 '장관급 부(部)'는 아니더라도 금융위원회 등과 같이 국무총리 산하에 중소기업 관련 정책을 기획·조정하고 법안까지 제출할 수 있는 '중소기업위원회'로 격상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중기중앙회는 정부 조직 개편안 발표 직후 "장관급 부처가 아닌 현행 중소기업청을 확대 개편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아쉬움이 크다"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박 당선인은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중소기업의 핵심 문제로 '손톱 밑 가시 뽑기'를 강조했다. "작지만 손톱 밑에 가시를 뽑아내듯 중소기업의 제도·관행을 고쳐나가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중기중앙회는 지난주부터 '손톱 밑 가시' 사례를 접수하고 있으며, 이들 중소기업인이 박 당선인에게 직접 애로사항을 이야기할 수 있는 간담회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김 회장이 갑자기 인수위원장을 만난 것은 간담회 개최보다는 중소기업인들의 불만 전달에 더 힘이 실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소기업계는 당선 일성(一聲)으로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박 당선인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한 주물업체 사장은 "부품 소재와 뿌리산업을 하는 회사들은 모두 중소기업인데, 이와 관련한 업무는 대부분 지식경제부에서 관장하고 있다"며 "정부 지원을 받을 때 여러 가지로 혼란스럽고 번거롭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이 말한 것처럼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중소기업의 원스톱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담당 정부 기관이 적어도 위원회 수준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소상공인 단체에서도 "지난번 SSM(기업형 수퍼마켓) 문제에서 보듯이 지식경제부와 중기청 입장에 온도 차가 있어 현장에서 애로점이 많았다"며 "중소기업청이 주도적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정책을 입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계 일각에서는 "대통령은 손톱 밑 가시를 뽑아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좀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며 "박 당선인의 손톱 밑 가시와 이명박 대통령의 전봇대와의 차이를 모르겠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