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1.15 03:05 | 수정 : 2013.01.15 08:35
[2013 세상을 바꿀 CEO] 조상호 SPC 총괄사장
-25년 만에 3299호점 열어
국내 프랜차이즈 확장은 자제, 해외
시장 개척에 전력투구
2015년까지 20개국에 1000개 매장 여는 게 목표
-SPC의 근본 철학은 혁신
베이크 오프 시스템 첫
도입, 빵 반죽 보내 매장에서 굽게 해
커피전문점에서도 케이크 팔아… 우리 경쟁사는 먹거리 산업 전체
골목 상권 진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탓일까. 그는 "국내 시장 확장은 자제하고 해외 시장 개척에 전력투구할 것"이라고 전략을 밝혔다. 해외 제과·제빵 시장을 뒤흔들겠다는 각오다. 해외 시장 공략은 빵에 대한 자신감에서 나왔고, 자신감은 혁신과 품질에서 비롯된 듯했다. 2015년까지 20개국에 1000개 매장을 여는 게 단기 목표다.
"혁신은 SPC의 근본 철학입니다. 파리바게뜨가 처음 생겼을 때 1등 업체는 크라운베이커리였어요. 짧은 시간에 뒤집었죠. 고비 때마다 끊임없이 앞을 내다보고 변화를 꾀한 결과였어요. 업계 최초로 '베이크 오프 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SPC입니다." 이 시스템은 본사에서 빵 반죽을 만든 뒤 영하 35~40도 상태로 각 매장에 내려 보내 직접 빵을 굽도록 하는 제조 시스템이다. 더 신선하고, 맛난다는 평가다. 2000년대 초반엔 당시 25㎡ 내외이던 매장을 두 배로 넓혀 커피와 샌드위치를 파는 '카페형 매장'으로 변신시킨 곳도 파리바게뜨다.
그가 구상하는 미래의 혁신, 모습은 어떨까. "앞으로는 '빵+샐러드' '빵+파스타'처럼 베이커리를 중심으로 하는 종합식품사업의 형태가 되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같은 프랜차이즈라도 '크로아상 특화 매장' '우유 식빵' 특화 매장 등이 등장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 ▲ 조상호 SPC 총괄사장은 “앞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전력투구할 것”이라며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업계의 스타벅스, 맥도널드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성형주 기자
혁신을 위해선 철저한 현장 관리와 기술 개발이 밑거름으로 작용해야 한다. 조 사장은 하루에도 오전·오후별로, 날씨별로, 계절별로 수시로 공장을 돌아보고 있다. 이미 서울대와 함께 기술 개발을 하고 있고, 각 계열사에서 독자적으로 운영해온 연구 기능을 통합해 '이노베이션 랩(innovation lab)'을 양재동 신사옥에 신설할 계획이다.
"우리는 하루에 몇천개씩 빵을 만들어요. 몇만개를 만들 수도 있죠. 그러나 소비자는 자신이 구입하는 단 한 개의 빵으로 우리를 평가합니다." 그는 '허영인 SPC 회장의 소비자 철학'을 늘 머리에 새기고 있다고 했다. 지금도 허 회장은 신제품을 만들 때마다 전 제품을 시식하고 출시 허가를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생각하는 진짜 경쟁사는? "먹거리 산업계 전체"라고 했다. "과일 농사가 잘되면 빵이 안 팔린다'는 말이 있어요. 사람들이 간식으로 빵 대신 과일을 먹게 되니까요. 예전과 달리 이젠 커피 전문점에서도 케이크를 팔고, 파리바게뜨 역시 우유와 커피, 샌드위치 등을 팝니다. 그만큼 사업 영역이 넓어지고 경쟁 대상은 무한대로 커진 것이지요. 무한 경쟁 시대에는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는 금융인 출신이다. 부산고(1969년), 서울대 경영학과(1973년)를 졸업한 후 산업은행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가 마지막으로 인생을 꽃피우고자 한 곳이 SPC그룹이고, 제빵업계다. 1999년에 합류했다. 마지막 꿈도 그래서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업계의 스타벅스 또는 맥도널드"라고 말한다. '어려울 것 같다고요? 1호 점포부터 시작해 20여년 만에 약 4000개로 늘렸습니다. 글로벌 넘버원 되는 것이 절대 불가능한 게 아니죠."
올해 SPC의 국내 사업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골목 상권을 살리기 위해 파리바게뜨 등 유명 프랜차이즈 가맹점 확장을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1호점에서 3300여개 가까이 매장을 늘릴 수 있었던 것은 소비자들 덕택이라고 봐요. 해외 소비자들에게 더 맛나고, 더 질 좋고, 더 싼 제품을 선사할 겁니다. 글로벌 소비자들을 믿고 최선을 다하다 보면 글로벌 1등에 다가설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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