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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坪)'에서 '㎡'로 바뀌었나?

'평(坪)'에서 '㎡'로 바뀌었나?

2009년 11월 13일 오후 12:28공개조회수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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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坪)'에서 '㎡'로 바뀌었나?

입력 : 2009.11.13 00:15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대지나 가옥의 넓이를 표시할 때 통상 ‘평(坪)’이라는 단위를 사용해 왔습니다. 그런데 신문 등에서는 언제부터인가 ‘평’ 대신에 ‘㎡’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무엇 때문에 바뀌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 부산 동래구 독자 조주한씨

김승범 산업부 기자
A: 평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 계량의 정확성을 기하기 위
해 2006년부터 미터법 본격 시행

1961년 국내에 미터(m)법을 표준 계량 단위로 규정한 '계량법'이 제정됐습니다. 이 법은 부피를 잴 때 쓰던 '되'와 같은 비(非)법정계량 단위 사용을 금지하고, 위반할 경우 10만환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는 규정을 담고 있었습니다. 1962년 화폐개혁 이후 벌금 부과 기준이 10만환에서 10만원으로 바뀌었고, 1993년 '계량 및 측정에 관한 법률'로 개정된 이후 세부 시행령을 통해 '50만원 과태료 부과'로 처벌 규정이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이 법은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습니다. 단속을 통한 강제 시행 시도가 몇 차례 있었지만 기존 단위에 익숙한 국민들의 관습을 뛰어넘지 못한 것입니다.

그러던 중 정부는 2006년 '법정계량 제도 선진화'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집·땅을 거래하는 부동산 매매계약서는 '평(坪)' 대신 '㎡', 금 가격은 '돈' 대신 'g' 단위를 사용해야 하며, 계도 기간이 끝난 2007년 7월부터 집중 단속에 들어가 평과 돈을 사용하는 사례가 적발될 경우 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일단 상거래에서 많이 통용되는 평과 돈만 단속 대상으로 했습니다.(2007년 7월 1일 평·돈 등 비법정계량 단위의 사용이 금지된 첫 날 평에서 ㎡로 면적단위가 바뀐 부동산중개업소의 시세표)

정부는 왜 '평' 단위를 없애려고 할까요? 유관 부처인 지식경제부는 "평은 수치를 정확히 잴 수 있는 도구가 없어 소비자들이 상거래시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고 법정 계량 사용의 필요성을 밝히고 있습니다. 지경부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1평은 약 3.305785…㎡로, 정확한 환산이 불가능한 단위인데, 106㎡부터 109㎡까지 일반적으로 32평으로 표기를 합니다. 실제 면적에 차이가 나는 데도 전부 같은 평으로 팔리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는 것입니다.

'평' 단위가 언제부터 사용됐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지경부는 "평은 우리 전통 단위가 아니라 일제 시대에 일본이 우리를 식민통치하기 위해 사용한 일본식 단위"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 중에는 "평은 한 변의 길이가 약 1.8m정도로 사람의 키를 감안한 휴먼(human) 척도"라며 "인체 치수에 적합한 단위"라는 주장을 펼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정부가 통일된 단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자주 언급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1999년 미국이 쏘아 올린 화성 기후 탐사선이 화성 궤도에 낮은 고도로 진입하다가 타버린 사고가 났습니다. 원인을 따져보니, 설계 제작사는 미국 전통 도량법인 야드-파운드법을 사용한 반면 탐사선을 실제로 운용한 미국 항공우주국은 계기에 표시된 숫자를 미터법으로 착각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