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에서 창의가 나오는 이유
신뢰에서 창의가 나오는 이유
창의성의 시대… 창의는 서로 다른 것을 연결하는 것
신뢰가 있을때만 인간의 뇌는 다른 것을 연결하는 공감능력 발휘
갑자기 온 추위에 가을이 점점 짧게 느껴진다. 다행스러운 것은 추워지기 전에 프로야구가 끝났다는 것이고, 아쉬운 것은 집으로 달려가게 했던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가 끝났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프로야구 선수의 멋진 홈런을 보며 통쾌함을 느끼고 김탁구의 환한 웃음에 기뻐하는 걸까. 다른 사람이 손 찧는 것을 보면 왜 움찔하게 되고, 영화나 연극배우들이 제대로 연기하는지는 또 어떻게 알 수 있는 것일까. 그리고 왜 때론 소설을 읽으며 눈물을 훌쩍이는 것이며, 여행을 떠나는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벅차오르는 걸까.
이 궁금증을 푸는 실마리는 흥미롭게도 땅콩에서 시작되었다.
1990년대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 파르마에서는 뇌의 특정 영역의 기능을 찾기 위해 짧은꼬리원숭이를 대상으로 연구를 하고 있었다.
이들은 원숭이의 뇌에서 운동 명령을 내리는 부위라 추정되는 곳에 전극을 삽입하여 원숭이가 땅콩을 집을 때 활성화되는 곳을 찾았고 마침내 전두피질 F5 영역이라는 것을 관찰하게 됐다.
그런데 한 연구원이
원숭이 앞에서 땅콩을 먹고 있다가 이때도 F5 영역의 신경세포 뉴런이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우연히 발견했다. 원숭이는 그 연구원을 다만 바라만 보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이어진 실험에서는 땅콩 까는 소리에도 신경세포 뉴런이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감정 전이가 이루어진다는, 뇌 과학에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에 비견되는 '거울 뉴런'이 발견되는 순간이었다.
이런 거울 뉴런 덕분에 박지성 선수의 슛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슛을 직접 하는 것과 같은 쾌감을 느낄 수 있고 명배우의 표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날 수 있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거울 뉴런'을 '공감 뉴런'이라고도 부른다. 우리의 뇌에는 공감할 수 있는 기능도 새겨져 있다는 것이다. 인문학적으로 말하자면 공감은 생각보다는 마음으로,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한다는 이야기이다.
이어진 연구를 통해
이러한 인간의 모방 능력은 이제 보고 듣는 것을 통한 감정 전이를 넘어서 추상적인 정보나 상상을 통해서도 감정을 모방할 수 있다고 알 수 있게 됐다. 이런 능력을 통하여 인간은 글을 읽으면서 온갖 감정을 느낄 수 있고 상상만으로도 즐거워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거울 뉴런'을 기반으로 한 공감 능력은 신뢰 형성에 있어서도 중요한 수단이 된다. 인간의 뇌에는 '거울 뉴런'이 있어 상대방이 무엇을 생각하고 계획하는지 그 의도를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다. 이 때문에 상대가 어린 아이라 하더라도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신뢰는 공감에 영향을 준다. 우리는 생각하는 방식에 따라 감정과 느낌이 달라지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불신이 쌓여 있을 때 상대의 웃음에 진정으로 즐거워하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현재 전 세계는 인터넷을 통하여 빠르게 연결되고 또한 빠르게 변해 가고 있다. 이러한 숨 가쁜 변화 속에서 뒤처지지 않고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혁신과 창의적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창의성은 서로 다른 것을 연결하는 것이다"고 한 바 있다.
실제로 우리는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종종 브레인 스토밍이라는 방법을 사용한다. 나와 다른 생각을 부정하지 않고 서로의 생각들을 듣고 연결해봄으로써 새로운 창조적 아이디어를 만들어보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나와 다른 생각에 얼마나 공감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수많은 연결의 시도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우리는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고 우리 문화를 연결하여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나간다.
우리 사회도 서로 다른 것을 공감하고 연결해 나감으로써 창의적으로 발전해 가야 한다. 이때 바탕이 되는 것이 바로 신뢰다. 신뢰만이 공감 능력이 발휘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반대로 불신은 사회의 공감 능력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부정적인 감정을 퍼트리고 불신의 벽을 세워 올바른 사회적 능력을 떨어뜨린다. 결국에는 우리 사회의 창의적인 발전을 어렵게 만든다. 사회적 신뢰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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