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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무한한 힘/신비한 몸

소말리아 출신 톱모델 비인간적 '할례' 고발

소말리아 출신 톱모델 비인간적 '할례' 고발

[새 영화] 데저트 플라워

소말리아 황무지 마을에서 태어난 와리스 디리(리야 케베데)는
열세살 때 동네 노인과의 강제결혼을 피해 고향을 떠난다.
우여곡절 끝에 영국 런던까지 간 그녀는 햄버거집에서 일하다가 유명 사진작가 눈에 띄어 모델로 데뷔한다.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그녀는 불법체류 적발과 위장결혼을 겪으며 세계 최고의 패션리더로 성장한다.
그녀는
유엔본부에 나가 자신의 몸에 새겨진 소말리아 여성의 비인간적인 전통을 고발한다.

이 영화는
실제 1990년대 톱 모델로 활동했던 와리스 디리의 실화를 각색한 것이다.
그녀를 연기한 리야 케베데 역시 에티오피아 출신으로 현재 활동 중인 모델이다.

소말리아에서 강제 결혼을 피해 영국으로 간 와리스 디리(왼쪽)는 룸메이트의 도움을 받아 톱 클래스 모델이 된다. /영화사구안 제공
최근 폐막한 여성영화제에서도 상영된 이 영화는
아프리카와 중동 일부에서 아직도 이뤄지고 있는 여성 할례를 고발한다.
종교적 신념으로 행해지는

여성 할례는 여자아이의 생식기 외부를 잘라내는
것이다.

와리스 디리는 불과 두 살 때 동네 할머니에게 할례를 당하고
'모든 여자들은 할례를 한다'는 생각을 갖고 런던까지 간다.
런던에서 만난 룸메이트 덕분에 자신이 몹쓸 전통에 학대받았음을 알게 된 그녀는 모델로서 이름을 알리게 되자 이 사실을 고발한다.

마른 흙바닥에 세운 움집에서 태어나 자라며
문명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한 디리가 런던으로 건너가 자아를 찾게 될 때까지, 관객들은 그녀의 삶과 자신의 삶을 저울에 올려놓고 달아보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너무 고통스러워 여자가 되고 싶지 않다"고 말하던 아프리카의 여자아이가 세계 유명 패션잡지 커버를 장식하는 톱 모델이 된 과정을 보며,
그녀를 "몸매 하나로 성공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영화 마지막,

"아직도 매일 6000명의 소녀가 할례를 받고 있다"는 자막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영화 제목 '데저트 플라워(사막의 꽃)'는 주인공 이름의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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