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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다른경험/[원전*UAE와공동진출] 사우디백조

`사상 최대 수주 47 조 규모`한국형 원전 UAE 에 첫 수출

`사상 최대 수주 47 조 규모`한국형 원전 UAE 에 첫 수출| 한샘가족 이야기방

musical | 조회 7 |추천 0 | 2009.12.30. 11:09

사상최대 수주… 韓電컨소시엄, 佛 제쳐
李대통령, 현지서 정상회담 통해 확정

한국전력 컨소시엄이 27일 UAE (아랍에미리트)가 발주한 총 400억달러(47조원)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4개 건설·운영 사업을 수주했다. 1980년대 리비아 대수로 2단계 공사 금액 63억달러를 6배 이상 뛰어넘는 사상 최대 수출 규모다. 한국은 1978년 미국 기술에 의해 고리 원전 1호기를 처음 가동한 지 30여년 만에 한국형 원전(APR1400)을 처음 수출하게 됨으로써 원전 수입국에서 원전 수출국으로 도약하면서 '원전 르네상스 시대'를 열게 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에미리트 팰리스호텔에서 칼리파 빈 자에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전 컨소시엄의 UAE 원전 수주를 최종 확정했으며 양국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과 칼리파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김쌍수 한전 사장과 칸둔알 무바락 UAE 원자력공사(ENEC) 회장 간에 서명된 원전사업 계약서 서명식,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과 압둘라 UAE 외교장관 간에 체결된 한·UAE 경제협력협정 체결식에 참석했다.

1978년 미국 기술로 고리 원전 1호기를 처음 가동한 지 30여년 만에 대한민국이 원자력발전소 수출국이 됐다. UAE(아랍에미리트)가 발주한 총 400억달러(47조원) 규모의 원전 사업 계약을 위해 아부다비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27일 칼리파 빈 자에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계약 서명식에 참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아부다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이날 밤 TV로 국내에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원자력 발전소는 중국이 100기를 건설할 계획을 갖고 있고 전세계적으로는 2030년까지 400기, 중장기적으로는 1000기 정도가 추가로 건설될 전망"이라면서 "대한민국이 원전 수출국으로서 미국, 일본, 프랑스, 러시아와 어깨를 나란히 겨룰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칼리파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원자력산업뿐만 아니라 교육, 첨단과학, 안보 여러 면에서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동반자관계를 갖기로 했다"며 "앞으로 UAE와의 관계를 통해 제2의 중동붐을 가져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과거와는 달리 플랜트를 위주로 한 고부가가치 산업에 진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두산중공업, 현대건설, 삼성물산, 미국 웨스팅하우스, 일본 도시바가 함께 참여한 한전 컨소시엄은 프랑스 아레바(AREVA) 컨소시엄, 미국 GE·일본 히타치 컨소시엄과의 치열한 경합 끝에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한전 컨소시엄은 1400MW급 한국형 원전 4기를 설계·건설할 예정이며 1호기는 2017년 준공하고 나머지 3기는 2020년까지 모두 완공하게 된다.

10년간 원전 건설 부문의 수주액만 200억달러로, 중형 승용차 100만대, 초대형 유조선(30만t급) 180척을 수출하는 금액과 맞먹고, 원전 수명(壽命) 60년 동안의 운전, 기기교체 등의 운영에 참여해 추가로 200억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게 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수주로 인한 신규 고용 창출 효과는 건설 기간 10년간 11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건설과 기기 제작, 설계, 원전 기술개발, 금융 등 원자력 관련 전후방 산업연관 효과를 고려하면 국가경제 전반에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양국 수교 30주년인 2010년을 앞두고 대규모 경제협력이 이뤄진데 대해 사의를 표하고 내년 중 칼리파 대통령의 방한을 초청했고, 칼리파 대통령은 한국과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1박2일간의 UAE 방문을 마치고 28일 오전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

[한국, 原電 수출국 되다] "工期 6개월 줄이고 사업비 10% 깎아라" 입찰 진두지휘

 

사실상 국가 대항전… 李대통령, 佛 사르코지 꺾었다
상황 안좋던 11월 초부터 왕세자와 6차례 통화하며
"백년지기 될수 있다" 설득 "UAE측이 원하는 건 최대한 들어줘라" 지시도

 

지난 11월 초 이명박 대통령이 UAE아부다비 실권자인 모하메드 왕세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UAE 원전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서였다. 주계약자인 한전이 프랑스의 아레바, GE-히타치 컨소시엄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상황"이라고 청와대에 보고한 후였다.
 
그러나 현대건설 CEO 시절 해외 수주 경험이 많은 이 대통령은 모하메드 왕세자와 통화가 끝난 뒤 '비상'을 걸었다. "느낌이 좋지 않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게 이 대통령의 판단이었다. 모하메드 왕세자는 이 대통령에게 "한국정부가 무엇을 해줄 수 있느냐"는 취지로 시큰둥하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11월 중순 한승수 전 국무총리와 김태영 국방장관 등 특사단을 UAE로 급파했다.

다른 상품과는 달리 원전 수주는 국가대항전으로 불린다. 워낙 덩치가 커서 국익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전략적으로 계약을 맺기 때문이다. 지난 수십년 동안 각국의 원전 계약이 사실상 수의계약으로 일관됐던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UAE는 이번에 처음으로 국제경쟁입찰을 시도했으나 결국 막판으로 흐를수록 '정치적인 결정'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9월부터는 사실상 경쟁이 한전과 프랑스 아레바의 양자대결로 압축된 상태에서 원자력회사 간의 '지상전(地上戰)'이 아니라 국가 정상 간의 '공중전(空中戰)'이 갈수록 중요해진 것이다.
한전 ‘워룸’의 환호 27일 저녁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원전 수출계약 서명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워룸(war room)’에서 소식을 기다리던 한전 직원들이 서로 얼싸안고 만세를 부르며 환호하고 있다./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아레바가 가격 경쟁력이나 공기(工期) 등 제안서 평가에서는 꼴찌를 기록했지만 UAE와 전통적으로 우호관계를 맺고 있는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이 주도면밀하게 역전극을 노렸다. 사르코지는 "UAE 전투기 기종을 프랑스산 미라주에서 최신형 라팔로 60~100대까지 교체해주겠다" "UAE 주둔 프랑스군을 늘리겠다"고 제안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사이에 두고 이란과 적대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UAE에 대한 군사적인 지원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것이었다.
 
프랑스는 더 나아가 문화국가를 지향하는 UAE를 향해 루브르 박물관 분관 건설을 제안했으며, "UAE가 외교 공관을 갖고 있지 않은 외국에서는 프랑스 대사관을 무상으로 이용하라" "핵우산을 제공하겠다" 등의 제의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르코지는 지난 5월 아부다비를 방문했으며 모하메드 왕세자와 1주일에 2~3차례 전화통화를 할 때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7월 한전이 UAE에 제안서를 낼 때 "공기를 6개월 더 단축하라" "사업비를 10% 더 삭감해 제출하라"고 코치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한전측 관계자는 "공기를 단축하는 것이 좋겠다는 이 대통령의 말을 전해듣고 처음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으나 꼼꼼하게 따져보니 가능하더라"면서 "이 대통령이 이번 수주전에서 사실상 총감독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11월 초 모하메드 왕세자와 처음 통화한 뒤 지금까지 6차례 통화했다. 외교 경로를 통해 친서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무엇보다 한국과 UAE가 원전사업을 계기로 '백년지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설득하는 데 주력했다"고 했다. 참모들은 이 대통령이 모하메드 왕세자와 통화할 때 영어 통역을 권했으나 이 대통령은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면서 아랍어 통역을 고집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이달 중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코펜하겐을 방문했을 때도 "언제 모하메드로부터 전화 올지 모른다"면서 아랍어 통역을 데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코펜하겐에서 모하메드 왕세자로부터 "최종적으로 방문해 달라"는 전화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원전 수주를 위한 각 부처의 지원을 조율하는 책임을 윤진식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맡기면서 "경제·국방·교육·문화 등 각 분야에서 UAE가 원하는 것은 가능한 한 다 들어주라"는 취지로 지시했다. 윤 실장은 외교통상부, 국방부, 지식경제부, 교육과학기술부, 한전 간부 등이 참석하는 태스크포스팀을 진두지휘하며 조정력을 발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원자력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 ICT(정보통신기술), 조선, 반도체, 인력 양성 등 한·UAE 간 각 분야를 망라하는 경제협정이 체결됐다. 군사분야에서의 파격적인 협력체제 구축도 상당히 주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와 안보, 교육을 망라하는 패키지 프로그램이 UAE에 제공된 것이다.

하지만 막판까지 청와대와 한전은 마음을 놓지 못했다. 프랑스가 지난주까지도 자신들의 제안을 바꿔가며 UAE측에 매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정부는 막판에는 UAE가 사실상 '협박'으로 느낄 수 있는 신호도 보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12월 27일 UAE가 400억달러 규모의 원전 수주 계약을 맺으며 정상회담에 초청한 당사자는 사르코지가 아니라 이 대통령이었다.
 
7개 토후국의 국가… 원유 세계 11% 매장

 

 

UAE는 어떤 나라

 

아라비아반도 동부에 7개 토후국(土侯國)으로 이루어진 나라다. 이번에 이명박 대통령이 방문한 아부다비가 토후국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수도도 이곳에 있다.

 

우리나라와는 1980년 정식으로 수교했다. 전 세계 원유 매장량 중 11%가량(981억 배럴)이 이곳에 묻혀 있다. 그만큼 원유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은데, UAE 입장에서 한국은 제2의 원유수출국이고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UAE가 제2의 원유도입국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수입 원유 중 18.3%(1위는 사우디아라비아 31.9%)를 UAE에서 들여왔다. 반대로 UAE는 작년에 수출한 원유 중 18.6%를 우리나라(1위는 일본 40.9%)에 팔았다.

인구는 490만여명(2006년 기준)인데 외국인 비중이 매우 높다. 취업인구의 90% 정도를 인도, 파키스탄, 이집트 등의 외국인력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인당 GDP는 4만2934달러(2007년 기준). 우리 대통령 중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6년 5월 처음으로 UAE를 국빈 방문한 적이 있다. 최근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두바이도 UAE를 구성하는 토후국 중 하나다.

한(韓)·UAE, 동맹 버금가는 군사협력관계 맺었다

양국 '70년 동반자관계'로
UAE는 이란과 적대관계 防産기술·軍교육 등 지원

 

한국과 UAE는 이번 400억달러 규모의 원전 계약을 계기로 향후 70년(원전 건설 및 운영 기간)을 함께하는 동반자 관계를 맺게 됐다. 우선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과 압둘라 UAE 외교장관은 27일 아부다비에서 '한·UAE 정부 간 경제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원자력 분야 외에 재생에너지, 조선, 반도체, 인력양성 등의 분야에서 양국 간 장기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구축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UAE측이 추진 중인 탄소배출 '제로(0)' 도시 '마스다르 시티' 건설 프로젝트에 한국측이 참여키로 했다. 또 인력 양성 분야에서도 양국이 공동으로 세부 협력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에 앞서 김태영 국방장관은 UAE를 방문, 양국 간 포괄적인 '군사교류협력 협정(MOU)'을 체결했다. 양국은 방산기술 교류와 군 교육훈련 협력, 군 고위인사 교환, 조종사 양성 지원 등 20가지 항목에 합의했으나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지난 2006년 UAE와 체결한 군사협력협정을 보다 큰 틀에서 확대하는 수준의 MOU를 체결했으나 구체적인 사안은 앞으로 계속해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소식통은 "김 장관은 한국형 원전을 선정할 경우 군사 관련 분야에서 상당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UAE가 이란과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만큼 한국과 어떤 군사협력관계를 맺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곤란하다"면서도 "한국과 UAE가 동맹에 다음가는 군사협력 관계를 맺은 것으로 보면 된다"고 했다. 김 장관은 이를 위해 지난달 17~20일, 23~26일 두 차례 UAE를 방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