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1.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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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주 시인
1월
1월12일 오전 10시 국민의 눈과 귀가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新年) 구상 발표 및 기자회견에 쏠렸다. 기대와 설렘을 갖고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지켜봤다. 집권 3년 차로 들어서는 박근혜 정부의 정국 운영 쇄신과 국정 시스템의 혁신을 보여주는 청사진을 기대했으나 기자회견 내용이 기대에 크게 못 미쳐 실망스럽고 마음도 무거웠다.
대통령은 청와대 내부 문건 유출 소동으로 생긴 비선 실세 국정 개입 의혹은 실체가 없는 허위고 조작이라고 결론 냈다. 비선 개입 의혹의 시작점인 '정윤회 파문'이나 '문고리 3인방'의 국정 농단은 사실무근이라는 얘기다. 특검도 필요 없고 비선 핵심으로 지목된 청와대 비서관을 교체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문제나 의혹이 해소되기는커녕 대통령이 국민과 불통한다는 사실만 참담하게 드러냈을 뿐이다.
무엇보다도 기자회견을 지켜보는 내내 든 생각은 대통령의 현 정국에 대한 상황 인식이 안이하고 얕다는 것이다. 그간 드러난 국정 운영의 혼란과 무능력으로 불거진 위기 징후들에 대한 심도 높은 이해와 인식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대통령은 '정윤회 문건' 등의 파문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허탈함을 드린 데 대해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럽다'고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그것으로 흔쾌하게 납득하는 국민이 몇이나 될까. 민정수석이 돌발적으로 항명하고 사퇴하는 것으로 불거진 비서실 조직 장악에 한계를 보인 김기춘 비서실장도 '드물게 사심이 없는 분'이라고 면죄부를 주며 유임시켰다. 이 결정은 현재의 비서실 시스템으로 국정 운영을 지속해나가겠다는 선언이다.
지금 많은 국민은 박근혜 대통령이 불통한다는 빗발치는 여론에 대해 '꿈쩍도 하고 있지 않다'고 느낀다. 결과적으로 대통령과 내각은 여전히 미망 속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그간 미흡하고 난맥상을 드러낸 정국 운영에 대한 통렬한 성찰과 깊은 고뇌, 시스템 혁신의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했다.
대통령의 신년 구상으로는 '마지막 골든타임'에 대한 희망적 기대는 난망해 보인다. '마지막 골든타임'을 덧없이 흘려보내면 곧바로 민심 이반과 대통령 권력 누수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이것은 상상하기도 싫은 끔찍한 시나리오다.
아직 늦지 않았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반전의 계기를 찾아야 한다. 먼저 국민의 마음을 얻고 침체된 경제 살리기, 일자리 창출, 남북통일 구상 등을 펼쳐야 한다. 국가 권력이 한군데로 치우침이 없고 정의롭게 작동하며 공공선을 두루 펼친다는 확고한 믿음을 국민에게 주어야 한다. 그 신뢰를 되찾으려면 그간의 의혹들을 떨쳐내고 바른 정치를 펼쳐야 하는데 이는 통치의 윤리적 기율을 세우고, 인적 쇄신과 국정 운영 방식을 혁신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대통령은 마음을 비우고, 마음을 열고, 여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빗발치는 측근 권력의 인적 쇄신에 머뭇거려서는 안 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 3년 차가 국민의 두터운 신임을 도약대 삼아 인적 쇄신과 더불어 권력 시스템을 혁신하고 웅비하는 '마지막 골든타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한마음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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