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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검찰총장 "채동욱"

[채동욱 파문] 蔡총장 "감찰 불응"… 공직자로서 당연한 의무를 거부


[채동욱 파문] 蔡총장 "감찰 불응"… 공직자로서 당연한 의무를 거부

  • 윤주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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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09.18 02:57

    진상 규명 어렵게 만들어… '감찰 불응'도 감찰 대상, 결과 따라 징계할 수 있어
    계좌 추적·통신내역 조회 등 본인 협조 안하면 강제 못해

    혼외(婚外) 아들 문제로 논란에 휩싸인 채동욱(54)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사실 확인 작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16일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회동하면서 "(황교안 법무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감찰권 행사는 진실을 밝히자는 차원에서 잘한 일"이라고 말해 법무부 감찰팀에 힘을 실어줬다.

    법무부는 17일 '감찰 전(前) 단계'인 '진상 규명'을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안장근 법무부 감찰관을 중심으로 유일준 감찰 담당관과 검사 2명, 검찰 사무관 2명 등이 감찰 작업을 진행 중이다.

    법무부는 추석 연휴에도 출근해 채 총장 혼외자 사건의 진상 규명 준비 작업을 계속할 예정이다.

    
	혼외 아들 문제로 논란에 휩싸인 채동욱 검찰총장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의를 표명한 후 청사를 나서고 있다.
    혼외 아들 문제로 논란에 휩싸인 채동욱 검찰총장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의를 표명한 후 청사를 나서고 있다. /성형주 기자
    하지만 정작 감찰 대상이 되는 채 총장은 전혀 생각이 다르다. 채 총장은 17일 일부 언론을 통해 "감찰 불응은 변할 수 없는 확고한 방침"이라고 밝혔다. 법무부가 진상 규명 작업을 통해 채 총장의 비위를 발견해 감찰로 전환하더라도 협조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법무부 감찰 규정에 따르면 감찰 대상자는 ▷질문에 대한 답변 ▷증거물 및 자료 제출 ▷출석과 진술서 제출 ▷기타 감찰 업무 수행에 필요한 협조를 해야만 한다. 만약 정당한 사유 없이 협조하지 않고 불응하면 '감찰 불응 사안'에 대해서도 감찰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채 총장이 법무부가 요구하는 자료를 내지 않거나 출석을 거부하는 등 감찰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그 사안에 대한 새로운 감찰이 시작되고 그 결과에 따라 징계를 받을 수 있다.

    외국계 로펌의 한 미국 변호사는 "'르윈스키 스캔들'을 보더라도 알 수 있듯이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고위 공직자 비리에 대한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 지극히 개인적인 정보까지 강제로 받아 낸다"고 말했다. 지난 1998년 미국은 빌 클린턴 대통령의 부적절한 관계를 밝히기 위해 내연녀의 드레스를 정밀 감식하기도 했다.

    법무부는 채 총장이 감찰에 응하지 않더라도 감찰을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다만 채 총장이 감찰에 필요한 자료 등을 제출하지 않아 '부실 감찰'이 될 소지가 있다. 특히 법무부는 수사권이 없는 정부 부처이기 때문에 채 총장 본인의 협조 없이는 계좌 추적이나 통신 내용을 강제로 조회할 수도 없다.

    
	채동욱 혼외 아들 파문 일지.
    채 총장이 감찰에 불응하거나 비협조적으로 나올 경우 혼외자 사건의 진상 규명이 난관에 부닥치거나 영구 미제(未濟)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 채 총장이나 내연녀로 지목된 임모(54)씨가 유전자 검사를 하지 않는다면 강제 규정이 없기 때문에 진실을 과학적으로 밝히기 어렵게 된다. 한 서울중앙지검 검사는 "하루라도 빨리 채 총장이 결자해지(結者解之) 자세로 성실히 감찰에 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권 일각에서는 '법무부 감찰위원회 규정'을 근거로 법무부가 감찰위원회를 열지도 않고 채 총장에 대한 감찰을 시작했다면서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감찰은 비위 행위를 범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감찰 사건부'에 등재하고 조사에 들어가는 것인데, 법무부 장관은 지난 13일 이런 본격적 감찰을 지시한 것이 아니라 '진상 규명'을 지시한 것이므로 위원회에 자문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