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8.09 03:10
[2] 아이보다 더 속 타는 엄마·아빠들의 肉聲
나쁜짓 걸린 내 아이, 제발 봐달라 빌었지만… 담임은 "전학 가세요"
책임 안 지려는 교사, 아이 문제 생기면 혼내고 벌점부터 매겨
학교도 경찰도 눈총만 줘… "애를 잘못 키웠으니 그렇지, 쯧쯧"
밤새 고민하며 자퇴 결정했는데… 학교선 1분만에 자퇴 처리
"전학 가세요."
담임의 한마디에 영우 엄마(가명·57)는 왈칵 눈물이 났다. 바로 꿇어앉았다. 딸뻘 되는 담임은 슬리퍼를 신었다. 그 발을 보며 싹싹 빌었다. "선생님, 기회를 주세요." 2010년 충북 A중 교무실. 한 아이가 디카로 담임 치마 속을 찍었다. 영우가 그걸 돌려보다 걸렸다. 영우는 다른 학교로 떠났다.
학교 밖으로 사라진 아이 28만명. 그들 뒤에는 아이보다 더 속 타는 엄마·아빠가 있다. 학교도 경찰도 친척도 "자식 잘못 키웠다"고 눈총만 주지, "어떻게 해보라"고 도와주지 않는다. 애가 잘 크면 과로도 박봉도 참을 수 있다. 자식이 학교 밖으로 뛰쳐나간 부모는 '왜 사나' 막막하다. 부모들의 육성(肉聲)을 전한다.
◇"아들이 깡패가 될 것 같아요"
영우 엄마는 6년 전 이혼했다. 이혼 전에는 동네 상가에서 테이블 9개짜리 불고깃집을 했다. 남편이 모든 수입을 혼자 틀어쥐고 주식을 했다. 왕창 날린 뒤 툭하면 주먹을 휘둘렀다. 영우 엄마는 쉼터로 피했다. 9개월간 머물며 이혼 수속을 밟고 아이들을 데려왔다. 다시 만났을 때 영우는 표정이 어둡고 행동이 거칠었다.
"제가 쉼터에 있는 동안 학교가 끝나도 아빠가 무서워 집에 못 들어가고 큰누나(28)가 퇴근할 때까지 동네를 빙빙 돌았대요." 그때부터 계속 말썽을 부렸다. 동영상 사건 때 담임은 싸늘했다. "영우 넌 지금 진심으로 반성하는 게 아니야."
담임의 한마디에 영우 엄마(가명·57)는 왈칵 눈물이 났다. 바로 꿇어앉았다. 딸뻘 되는 담임은 슬리퍼를 신었다. 그 발을 보며 싹싹 빌었다. "선생님, 기회를 주세요." 2010년 충북 A중 교무실. 한 아이가 디카로 담임 치마 속을 찍었다. 영우가 그걸 돌려보다 걸렸다. 영우는 다른 학교로 떠났다.
학교 밖으로 사라진 아이 28만명. 그들 뒤에는 아이보다 더 속 타는 엄마·아빠가 있다. 학교도 경찰도 친척도 "자식 잘못 키웠다"고 눈총만 주지, "어떻게 해보라"고 도와주지 않는다. 애가 잘 크면 과로도 박봉도 참을 수 있다. 자식이 학교 밖으로 뛰쳐나간 부모는 '왜 사나' 막막하다. 부모들의 육성(肉聲)을 전한다.
◇"아들이 깡패가 될 것 같아요"
영우 엄마는 6년 전 이혼했다. 이혼 전에는 동네 상가에서 테이블 9개짜리 불고깃집을 했다. 남편이 모든 수입을 혼자 틀어쥐고 주식을 했다. 왕창 날린 뒤 툭하면 주먹을 휘둘렀다. 영우 엄마는 쉼터로 피했다. 9개월간 머물며 이혼 수속을 밟고 아이들을 데려왔다. 다시 만났을 때 영우는 표정이 어둡고 행동이 거칠었다.
"제가 쉼터에 있는 동안 학교가 끝나도 아빠가 무서워 집에 못 들어가고 큰누나(28)가 퇴근할 때까지 동네를 빙빙 돌았대요." 그때부터 계속 말썽을 부렸다. 동영상 사건 때 담임은 싸늘했다. "영우 넌 지금 진심으로 반성하는 게 아니야."
학교에서 "퇴학당하기 전에 차라리 자퇴하라"고 했다. 영우 엄마는 속이 탔다. "명문대 바라지 않아요. 졸업만 시켜주세요. 야자만 좀 빼주시면 안 되나요?" 학교는 완강했다. "영우만 빼줄 순 없어요."
영우는 피자·치킨·중국 음식 배달을 전전한다. 엄마에게 "인터넷 강의로 검정고시 보겠다"고 했지만 아직 교재에 손도 안 댔다. 영우 엄마는 몸이 아파 허리엔 복대, 팔꿈치엔 아대를 매고 일을 나간다. "영우 같은 아이가 하나뿐이 아닐 텐데, 왜 모두 야자를 해야 하나요? 학교에선 야단만 치고 벌점만 줘요. 제가 죽으면 아들이 깡패가 될까 봐 겁나요."
◇"밥도 자기 방에서 혼자"
수도권 신도시에 사는 정호(가명·16)는 작년 3월 아버지에게 야단맞고 집을 뛰쳐나갔다. 거리를 헤매다 수퍼에 들어갔다. 주인이 "도둑질한다"고 경찰을 불렀다. 훔친 물건이 없어 그냥 풀려났다. 하지만 정호는 그날부터 자기 방에 틀어박혔다. 중학교 3학년 1학기였다.
정호 엄마(42)가 "아들 마음에 '인정받지 못한다'는 절망감이 쌓인 것 같다"고 했다. 요즘 정호는 낮에 자고 밤에 일어나 컴퓨터를 들여다본다. 엄마가 밥을 차리면 자기 방에 가져다 혼자 먹는다. 학교 다닐 때 정호는 반에서 25~30등을 오갔다. 초등학교 때부터 학기 초만 되면 담임이 "정호 때문에 힘들다"고 전화했다. 그때마다 아들을 야단쳤다. 그걸 지금 후회한다. "억지로 끌고 가면 남들만큼 하겠거니 했어요. 그런 나날이 상처가 됐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았어요."
◇"자퇴 절차 밟는 데 1분도 안 걸려"
올 4월 자퇴한 인수(가명·16). 그 집 엄마(44)도 수시로 담임 전화를 받았다. "나중엔 학교 번호만 떠도 노이로제가 왔어요." 아이를 이러저러하게 키워보라고 정보를 주는 전화가 아니었다. 아이와 부모를 몰아세우는 전화였다. 자퇴 결심을 하기 전, 인수 엄마는 며칠간 잠을 설쳤다. 교사는 심드렁했다. "여기 사인하시고, 이 서류 읽어보시고…." 인수 엄마가 학교에 가보니 애들이 전부 엎드려 잤다. 그래도 교장은 "우리 학교에서 서울대 ○명 갔다"고 했다. 자퇴 절차를 밟는 데 걸린 시간은 1분이 채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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