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7.23 15:54 | 수정 : 2013.07.23 15:54
23일 오피스 정보업체 신영에셋에 따르면 2분기 서울의 대형 빌딩의 공실률은 4.8%로, 전분기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강남권 공실률이 1분기보다 0.4% 늘어난 5.3%를 기록해 가장 빈 사무실이 많았으며, 도심권(종로·중구)은 0.3%포인트 오른 4.3%로 나타났다. 반면 여의도권은 0.5%포인트 감소해 4.2%를 기록했다.
◆ 강남권 기업 이탈 가속화
대형 빌딩이 밀집된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한 강남권은 경기불황 탓에 기업들이 외곽으로 이전하며 공실률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장기 불황으로 3.3㎡당 7만~12만원에 이르는 강남권의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입주기업들의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판교 테크노밸리 등으로 IT기업들이 대거 이전한 것이 공실률 증가에 한몫했다. 신분당선 개통으로 판교역에서 강남역까지 20분 안에 도착할 수 있을 정도로 입지가 좋은데다, 임대료는 절반 가격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넥슨, 엔씨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한게임), 네오위즈게임즈 등 국내 게임업계 빅4가 올해 안에 판교로 이전했거나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위메이드, 스마일게이트, 웹젠, 게임하이, 엑스엘게임즈 등 중견 게임사들도 입주를 마친 상태다.
- ▲ 강남 일대/조선일보DB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IT기업은 한곳에 모이는 특성이 있는데, 업계 선두업체들이 강남에서 판교로 빠져나간 만큼 다른 관련 기업들도 연쇄적으로 판교로 이전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강남 대비 저렴한 땅값과 임대료, 우수한 접근성, 쾌적한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IT기업 외에 대기업들도 지난해부터 잇따라 사무실 이전을 꾀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르노삼성 서비스센터, 롯데카드, 동부하이텍, 넥슨네트웍스, 벤츠코리아 등 테헤란로에 둥지를 틀었던 기업들이 타 지역으로 이전한 상황이다.
◆ 여의도·도심권 공급 급증
도심권의 공실률이 늘어나는 것은 강남권과는 다른 이유다. 공급 과잉이 본격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도심권에선 을지로와 광화문 일대에 대형 신축빌딩이 잇따라 준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심권에서는 종로구 청진구역 제5지구에 23층 규모(4만991㎡)의 '스테이트타워 광화문'이 지어지며, 용산구 동자동4구역(27층 3만6657㎡), 중구 N타워(27층 5만1377㎡), 종로구 도렴구역 제24지구(22층 3만8952㎡), 여의도 전경령회관(50층 16만8682㎡) 등 프라임급 빌딩이 잇따라 완공된다.
- ▲ 을지로 일대/조선일보DB
상반기 오피스빌딩 신규 공급이 중단되면서 공실률이 다소 줄어든 여의도권은 하반기에는 상황이 그다지 좋지 못하다. 일부 금융회사들이 지점을 폐쇄하거나 사무실을 축소하고 있고, 연말에 전경련회관(16만8682㎡) 등 대규모 오피스 빌딩 준공되기 때문이다.
신영에셋 관계자는 "서울의 규모가 큰 빌딩만 조사해 공실이 많지 않아 보이지만, 프라임급 빌딩 이외에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빌딩까지 포함하면 두자리수에 육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임대료 가격 조정 이뤄질까
전문가들은 오피스 빌딩의 공실이 늘어나는 만큼 천정부지로 올라간 임대료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면 여의도 IFC빌딩의 경우에는 임대료가 3.3㎡당 10만원을 넘어서고 있다.
- ▲ 여의도 일대/조선일보DB
IFC가 들어서기 전에 이지역에서 가장 비싼 오피스빌딩인 여의도 한화금융센터는 3.3㎡당 7만원대 후반이다. 따라서 IFC나 전경련회관 등도 공실이 지속될 경우 임대료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프라임급 빌딩은 대놓고 임대료를 내리지는 않지만, 일부 빌딩은 관리비 할인이나 계약기간 등에서 일부 조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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