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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음식)/맥주 만들기 쉬워요!!

"화산 암반수 濟州맥주로 제2 삼다수 신화 도전"


"화산 암반수 濟州맥주로 제2 삼다수 신화 도전"

  • 제주=오재용 기자

  • 입력 : 2013.07.01 03:01

    현장 & 스토리|제주맥주 '제스피' 출시 앞둔 제주도개발공사
    제주산 보리 등 국산 원료 넣고 맥주 주원료 맥아도 직접 틔워
    흑맥주 등 5가지 종류 개발… 이달 말 제주서 일반에 공개

    지난 27일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에 위치한 제주도지방개발공사 제주맥주 공장. 맥주 생산 플랜트 시설이 설치된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시큼한 효모 향기가 코끝에 다가왔다.

    현소양 연구원이 발효통 꼭지를 틀어 조심스레 생맥주를 따랐다. 작은 거품이 쌓이고 쌓여 잔 위로 봉긋 솟아올랐다. 7월 첫 출시를 앞두고 마지막 발효 과정을 거치고 있는 감귤맛의 '스트롱에일'이다. 맥주 자체의 강한 향미를 지녀, 소주와 섞어 먹는 '싱거운' 일반 한국 맥주와는 확연히 달라 맥주 마니아의 입맛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맥주보리를 물에 담갔다 싹을 틔워 건조시키는 기계인 발효실 제맥기(malting machine)의 뚜껑을 조심스레 열자 누런 보리알 위로 흰 싹이 혀를 내민 듯 삐져나와 있다. 현 연구원은 "맥주에서 가장 중요한 원료인 맥아를 국내 업체들은 보통 전량 수입하지만 제주맥주는 이처럼 맥아를 직접 틔워 발효시키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게 제주맥주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지난 28일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제주맥주 공장에서 제주도개발공사 강경구(맨 왼쪽) 제주지역맥주사업추진TF팀장 등 직원들이 제주지역 맥주인‘제스피’시판을 앞두고 시음을 하고 있다. /이종현 객원기자
    지난 28일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제주맥주 공장에서 제주도개발공사 강경구(맨 왼쪽) 제주지역맥주사업추진TF팀장 등 직원들이 제주지역 맥주인‘제스피’시판을 앞두고 시음을 하고 있다. /이종현 객원기자
    먹는 샘물 '삼다수'로 국내 생수 시장을 점령한 제주도 출자 지방공기업 제주도개발공사가 이달 말 제주산 백호(白虎)보리와 화산 암반수로 생산하는 프리미엄급 맥주를 출시한다. '삼다수 성공 신화'에 이은 국내 맥주시장에 대한 야심찬 도전이다.

    브랜드 이름은 '제주의 정신, 제주의 자연'(Jeju Spirit)을 딴 '제스피(Jespi)'. 현재 페일에일, 스트롱에일, 스타우트, 필스너 등 5가지 종류를 개발했다. 필스너는 체코에서 유래된 맥주로, 다양한 향취와 부드러운 맛을 갖고 있다. 페일에일은 미국 스타일 맥주로 감귤류 계통 향을 내며 풍부한 맛이 특징이다. 스토롱에일은 알코올 함량이 6.5%로 진한 맛을 갖고 있는 영국 스타일 맥주다. 스타우트는 아일랜드 스타일로 부드러운 흑맥주다. 제주시내 최대 번화가인 신제주 상가 밀집 지역에 오는 7월 26일 1호 판매장(396㎡)을 열어 일반인과 관광객들에게 선보인다.

    제주맥주의 특징은 100% 제주산 보리와 화산 암반수를 사용하고, 수입이 아닌 자체 생산 맥아로 양조한다는 것이다. 맥주를 만들 때 물 80%, 맥아 15~20%, 홉 0.1%, 효모 1%가량이 소모된다. 제주맥주는 미국과 독일 등지에서 수입한 고급 홉을 제외하면 완전 제주산(産) 제품인 셈이다.

    일단 연간 100~500kL 정도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이에 따른 매출액은 30억~15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계절별로 크리스마스 등 특정일에 맞춰 스페셜 맥주를 제조해 한시적으로 판매하고 병맥주도 판매할 예정이다. 제주맥주는 생산 후 바로 판매되기 때문에 아주 신선한 맥주를 마실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제주도개발공사는 설명했다.

    강경구 제주지역맥주사업추진TF팀장은 "제주맥주는 주세법에 따라 일반 마트에서 판매할 수 없고, 영업점에서만 판매할 수 있다는 제약이 있다"며 "하지만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맥주로, 일본 지비루(지역 맥주)처럼 지역별로 다양한 맥주의 맛을 꽃피우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