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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파워,경재/핵개발 도전(북괴, 이란)

이란, 우라늄 농축 4배 빠른 신형 원심분리기 증설

이란, 우라늄 농축 4배 빠른 신형 원심분리기 증설

  • 파리=이성훈 특파원
  • 입력 : 2013.05.24 03:02

    [IAEA "나탄즈 핵시설에 700基 이상 추가 설치"]
    서방의 금융제재 별 효과 못봐… 이란, 핵탄두 제조에 필요한 농축우라늄 확보 빨라질 듯

    
	이란의 주요 핵시설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가속하고 있어 중동 지역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BBC방송은 22일 이란이 나탄즈 핵시설에 지난 3개월간 700기 이상의 신형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IR-2m)와 구조물을 추가 설치했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신형 원심분리기는 기존 장치보다 4배 이상 빠르게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어 이란이 마음만 먹으면 핵무기를 더 빨리 개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IAEA는 지난 2월 신형 원심분리기 설치 움직임을 처음 포착했으며,
    이번에 그 규모까지 확인했다. IAEA는 이란이 신형 원심분리기를 최대 3000기까지 설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는 이란의 핵개발을 막기 위해 금융 제재와 원유 금수 조처를 하는 동시에 IAEA 등을 통해 협상도 진행해왔다. 하지만 이런 대책은 지금까지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은 2008년부터 이란 핵시설을 무력화하기 위한 사이버 공격을 지속해 왔지만, 이란이 이를 극복했다는 사실도 증명됐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다음 달 14일 치러지는 이란 대통령 선거에는 보수 성향 후보자가 대거 입후보한 상태여서 '핵 사태' 해결에 큰 진전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IAEA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현재 20% 농축우라늄을 182㎏ 확보한 상태다. 이 우라늄 240~250㎏이 있으면 핵탄두를 만들 수 있다. 추가 고농축 절차를 거쳐 무기급 수준인 90% 농축우라늄을 만들면 곧바로 핵탄두 제조가 가능한 것이다.

    이 때문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0% 농축우라늄 240㎏'을 레드라인(한계선)으로 설정해 놓았다. 이란이 이 이상 우라늄을 확보할 경우 군사행동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가을이나 겨울쯤 이란이 레드라인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신형 원심분리기 설치에 따라 이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수위는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는 22일 '이란 핵 방지'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이란의 원유 수출을 하루에 100만배럴 이하로 줄이고,
    이란이 외환시장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핵개발에 필요한 돈줄을 조이겠다는 계산이다. 또 이란에 대한 자동차 수출 금지 시한을 연장하는 등 경제제재 분야를 확대할 예정이다. 미국 하원은 수 주일 안에 이 법안을 처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