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5.20 03:01
[최장수 재무장관·경제부총리… 박정희 前 대통령, 쓴소리 들어도 절대적 신뢰]
-朴 前대통령 "소신대로 해보라"
집
짓던 도중 청와대서 연락… 흙묻은 구두 신고 임명장 받아
-"대통령 출마하지" "사양합니다"
全 前대통령이 84년 권유하자 무역센터
계획 보여주며 고사
"남 교수,
그동안 정부가 하는 일에 비판을 많이 하던데, 이제 당신도 좀 당해봐."
1969년 10월,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쓴 45세 남덕우(南悳祐) 서강대 교수에게 재무부 장관 임명장을 주면서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농담 섞어 건넨 말이다. 박 전 대통령과 남덕우 전 총리의 경제개발 시대가 열리는 순간이었다.
남 전 총리는 서강대 교수 시절 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1967~1971년)의 평가 교수단에 참여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다가, 박 전 대통령의 눈에 띄었다. 박 전 대통령은 미 스탠퍼드 대학 연수를 마치고 돌아와 집을 짓고 있던 남 전 총리를 불러, 흙 묻은 구두를 신고 온 그에게 재무장관 임명장을 안겼다.
1969년 10월,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쓴 45세 남덕우(南悳祐) 서강대 교수에게 재무부 장관 임명장을 주면서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농담 섞어 건넨 말이다. 박 전 대통령과 남덕우 전 총리의 경제개발 시대가 열리는 순간이었다.
남 전 총리는 서강대 교수 시절 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1967~1971년)의 평가 교수단에 참여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다가, 박 전 대통령의 눈에 띄었다. 박 전 대통령은 미 스탠퍼드 대학 연수를 마치고 돌아와 집을 짓고 있던 남 전 총리를 불러, 흙 묻은 구두를 신고 온 그에게 재무장관 임명장을 안겼다.
만남, 이별, 재회… 그리고 이별 - ▲1969년 10월 박정희 대통령에게 재무장관 임명장을 받는 남덕우 전 총리(왼쪽사진) ▲1979년 11월 남덕우(왼쪽에서 둘째) 당시 대통령 경제담당 특별보좌관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례식을 마치고 청와대를 떠나는 박근혜 대통령을 배웅하는 모습(오른쪽 위 사진) ▲작년 2월 박정희 대통령 기념도서관 개관식에서 남 전 총리가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얘기하는 모습.(오른쪽 아래 사진) /조선일보DB

박 전 대통령은 강직한 남 전 총리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보냈다. 남 전 총리는 부가가치세 도입이 1978년 여당 총선 참패의 빌미가 되자 총대를 메고 부총리직에서 물러났는데, 박 전 대통령은 그에게 여비를 주며 전국을 돌아보라고 말한 뒤 20일 뒤에 다시 경제 특별보좌관으로 임명했다. 하지만 그게 박 전 대통령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부름이었다.
그는 전두환 정권에서 국무총리로 기용됐지만, 1981년 말 예산안을 통과시킨 뒤 사임했다. 이유는 "야당 의원들이 나를 보면 박정희 대통령을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남 전 총리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기억도 남달랐다. 그가 88올림픽 직전에 완공한 무역협회 건물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위한 공간이 하나 있다. 남 전 총리는 "무역협회 엘리베이터를 타는 서쪽 끝 벽에 오목하게 들어간 곡선 공간이 있는데, 내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흉상이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든 곳"이라며 "언젠가는 무역협회가 나의 소원을 실현해주기 바란다"라고 자신의 회고록(경제개발의 길목에서)에서 밝히고 있다. 남 전 총리는 1984년 전두환 전 대통령이 안가로 불러 "대통령 후보로 나서달라"고 권유했을 때엔, 간곡히 사양한 뒤 미리 준비해둔 무역센터 계획안을 보여주며 대선 후보직을 고사했다고 한다.
남 전 총리는 아래로는 경청 리더십을 보였다. 똑같은 내용을 보고하러 온 부하 직원들을 물리치지 않았다고 한다. 그가 재무장관 시절 이재국장(현 금융정책국장)을 맡았던 이용만 전 재무장관은 "남 전 총리는 같은 내용을 보고받는데도 마치 처음 듣는 자세였다. 왜 그러느냐고 물어보니, '내 입장에선 앞선 보고자가 빠뜨린 내용을 챙길 수 있어 좋고, 보고자는 신이 나서 보고할 수 있으니 서로 좋은 것 아니냐'고 하더라"고 말했다. 남 전 총리와 함께 일했던 공무원 가운데 경제부총리 또는 재무장관에 오른 사람이 20명 가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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