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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야구(미국).추신수.류현진.박찬호.

'거인(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만 만나면… 고개 숙이는 '괴물'

'거인(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만 만나면… 고개 숙이는 '괴물'

  • 강호철 기자

    입력 : 2013.05.07 03:02

    [류현진, 자이언츠戰서 2敗… 볼 높거나 빠지거나 제구 안된 탓]

    -6이닝 4실점·8안타 내줘
    직구·체인지업 등 위력 상실… 평균 자책점 3.71로 높아져

    -타선 지원도 못받아
    맷 켐프 등 중심 타자들 침묵… 류 "5번타자 펜스 못잡아 졌다"

    
	류현진의 코스 공략 - 표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벽은 높았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류현진(26)은 6일(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열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8안타와 볼넷 2개를 내주며 4실점 했다. 팀이 3대4로 패하면서 류현진은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2패(3승)를 모두 자이언츠전에서 당했다. 평균 자책점은 3.35점에서 3.71로 높아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92마일(약 148㎞)에 그쳤다.

    ◇바깥쪽이 흔들렸다

    류현진은 '바깥쪽 제구'로 먹고사는 투수다. 오른쪽 타자의 바깥쪽에 걸치는 직구와 체인지업이나 슬라이더로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가면서 타자와의 승부에서 우위를 점한다.

    류현진은 이날 85개 중 54개의 공을 타자의 바깥쪽으로 던졌다. 하지만 절반 이상이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났다. 직구와 변화구가 모두 전반적으로 높았다. 낮게 떨어져야 하는 체인지업이나 커브, 우타자 몸쪽을 공략한 슬라이더가 밋밋했다. 류현진은 0―1로 뒤진 3회말 2사 1·2루에서 자이언츠 5번 타자 헌터 펜스를 상대로 공 6개를 바깥쪽으로 던져 승부가 여의치 않자 몸쪽으로 7구째 81마일(약 130㎞)짜리 슬라이더를 던지다 좌익수 쪽 2루타를 얻어맞았다. 펜스는 몸쪽 변화구를 노리고 있던 것처럼 타석 뒤쪽에서 몸을 웅크리는 타격 자세를 취했다.

    류현진은 0―2로 뒤진 5회말 2사 1·2루에선 펜스를 상대로 초구에 바깥쪽 약간 높은 90마일짜리(약 145㎞)를 던졌다가 오른쪽 담장을 때리는 2루타를 허용하며 추가로 2실점 했다. 류현진은 "3회와 5회 투 아웃 이후 펜스를 잡지 못한 게 패배 원인인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펜스는 지난달 3일 맞대결에서도 류현진으로부터 2안타를 뽑아냈었다.

    수(手) 싸움에서 당했다

    류현진이 6회까지 던진 공은 85개였다. 자이언츠 타자들은 류현진을 상대로 한 27차례 타석에서 16차례나 3구 이내에 승부를 걸었다. 제구력이 좋은 류현진을 상대로 볼 카운트 싸움을 벌이면 불리할 것이라는 계산에 염두에 두고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둘렀다. 자이언츠가 이날 때린 8안타 중 6개가 이 3구 이내 승부에서 나왔다. 류현진은 경기 후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다"며 "제대로 맞은 안타는 하나밖에 없었고, 나머지는 타구 코스가 좋았던 것 같다"고 했다. 이 경기에 앞서 9이닝 기준 평균 10.99개의 삼진 페이스를 기록했던 류현진은 자이언츠 타선의 적극적인 승부에 2개의 삼진을 얻는 데 그쳤다.

    
	경기 1회에 공을 던지고 있는 류현진, 류현진 투구 분포
    류현진이 6일 미 프로야구(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벌인 경기에서 6이닝 동안 4실점(8피안타 2볼넷)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앞서 9이닝 기준 평균 10.99개 삼진 페이스를 기록했던 류현진은 이 경기에선 삼진 2개를 얻는 데 그쳤다. 류현진은 시즌 2패를 모두 자이언츠전에서 당했다. 이날 경기 1회에 공을 던지고 있는 류현진. /AP 뉴시스
    공수 지원도 없었다.

    LA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팀 타율 13위(0.256)로 중간 수준이지만 타점(98점·28위), 홈런(21개·27위), 득점권 타율(25위·0.222)은 최하위권이다. 맷 켐프, 안드레 이디어 등 중심 타자가 부진한 데다가 헨리 라미레스, 애드리언 곤살레스가 잦은 부상으로 아예 결장하거나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하면서 타선의 집중력이 떨어졌다.

    다저스는 6일 경기에서 류현진이 마운드를 지킨 6회까지 8차례나 주자를 2루 이상 두는 득점 기회를 만들고도 점수를 뽑아내지 못했다. 다저스는 류현진이 강판당한 이후 8회 2사 만루에서 대타로 나선 애드리언 곤살레스와 8번 디 고든의 안타로 3점을 뽑아냈다.

    수비에서도 아쉬움이 남았다. 1회말 만루에서 3루수 루이스 크루스와 유격수 디 고든의 타구처리 미숙으로 두 차례 병살 플레이를 엮어내지 못해 선취점을 내줬다. 다저스는 샌프란시스코 원정에서 3연속 1점차 패배(끝내기 두 번)를 당하는 등 4연패 늪에 빠졌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5개 팀 중 4위(13승17패)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6연승으로 19승12패를 기록, 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다. 류현진은 5인 선발이 유지될 경우 오는 12일 오전 10시 10분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