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4.25 23:21 | 수정 : 2013.04.25 23:40
북한이 우리 정부의 남북 실무회담 제의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북한은 지난 24일 남측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장과 북한 중앙특구개발총국 간 면담을 갖자는 우리 측 제의가 담긴 문서를 접수하는 것조차 거부했다. 북한 대남 기관인 조평통은 지난 18일 담화에서 "개성공단 운영 정상화를 위한 대화요 뭐요 하는 것은 한갓 요설에 지나지 않는다"며 "그 어떤 북남 대화도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했다.
현재 개성에 있는 우리 근로자 170여명은 북한 당국이 식자재 반입까지 막아 버려 라면 등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다. 현지에 의료진도 들어가지 못해 긴급 상황이 발생해도 속수무책인 상태다. 북한은 식자재·의약품 공급마저 막아버림으로써 자신들의 반(反)인도적 속성을 또 한 번 드러냈다.
북한은 남측이 개성공단 문을 닫고 떠날 수밖에 없는 쪽으로 내몰고 있다. 북한이 이렇게 해서 공단 폐쇄의 책임을 남측에 덮어씌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개성공단의 조업이 중단된 것은 북측의 일방적 통행금지 조치 때문이고, 우리 측 직원들이 3주 넘게 개성에 남아 끝까지 공장을 지키려고 애쓴 것을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북한이 개성공단 문을 닫았다가 언제든 다시 열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것 역시 계산 착오다. 북한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언제 공장 문을 닫게 될지 모를 공단에 다시 입주하겠다고 나설 기업은 별로 없다. 북측의 재발 방지 약속 등 제도적 보완 없이는 개성공단을 다시 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개성공단은 남북 분단 60여년 만에 처음 만들어진 남북 경협의 상징적 존재다. 지난 9년 동안 개성공단은 우리보다는 북한에 더 많은 경제적 도움을 줬다. 개성공단에서 북한이 원하는 것이 이런 식으로 문을 닫는 것인지 북한은 거듭 숙고(熟考)해봐야 한다. 정부는 마지막 순간까지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놓되 국민의 신변 안전에 차질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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