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외국 관광객이본 한국인,찡그린 얼굴

화난듯 퉁명스러운 표정…`앵그리 한국` 무서워요

화난듯 퉁명스러운 표정…`앵그리 한국` 무서워요

한국 관광경쟁력, 세계25위로 상위권
환대·친절 점수는 140개國중 129위…최하위권 맴돌아
매일경제|입력2013.04.23 17:23

◆ Welcome To Korea 3부 / ② '앵그리 한국' ? 환대점수 꼴찌 ◆

지난 20일 밤 10시 서울 명동 밀리오레 앞. 택시 잡기에 지쳐 아예 인도 한 편에 비켜 앉은 일본인 관광객이 얼굴이 벌개진 채 연신 "다쿠시(택시)"라고 외치고 있었다.

한류 스타 공연을 보기 위해 한 달에 한 번 꼴로 한국을 찾는다는 마오 씨(여ㆍ23)는 "빈차라도 택시기사 인상이 무서워 일단 조심스럽게 목적지를 물어보고 타야 한다"며 "행선지로 가는 동안에도 내내 기사 눈치를 살펴야 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외국인 1000만명'시대를 연 관광부국 대한민국 이면에 숨겨진 또 하나의 모습은 화난 표정의 '앵그리(Angry) 한국'이다.

퉁명스런 표정, 불친절이 한국 관광의 질을 좀먹고 있다. 관광 전문가들이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시대'로 가기 위한 선결 과제로 한결같이 '환대 점수' 개선을 꼽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환대 점수는 관광의 질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다. 관광객을 맞는 그 나라 국민들의 첫 인상, 표정, 친절도 등 기본적인 환대 문화를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적인 면에서 한국 관광산업의 성장은 경이적이다. 지난 3년간 외래 관광객 유치 성장률은 무려 66.6%를 기록해 세계적인 관광부국 싱가포르(33%)보다 두 배 이상 앞섰다.

격년으로 발표되는 세계경제포럼(WEF)의 올해 관광산업 국제경쟁력 등수는 전 세계 25위다. 2011년 32위에서 7계단이나 껑충 뛴 놀라운 성적표다.

하지만 관광의 질을 평가하는 환대 점수는 거꾸로 가고 있다. 관광 산업의 전반적인 친밀감 점수는 2009년 114위에서 2011년 120위로 오히려 미끄럼질쳤다.

올해는 조사 대상 140개국 가운데 81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건 '환대 점수'다. 외국인 관광객을 맞는 표정이나 친절함을 종합 평가하는 이 항목에선 2009년 115위에서 2011년 125위, 올해는 129위로 점점 밀려나고 있다. 사실상 세계 최하위권인 셈이다.

환대 점수가 낮다 보니 한국관광공사의 관광불편신고 접수에서도 유독 친절과 관련된 불만 사항이 많다.

작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민원이 접수된 쇼핑의 경우 직원들의 불친절이나 가격 시비와 관련된 건이 44.4%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관광 종사원과 관련된 민원에서도 응대태도 불량이나 불친절 항목이 51.6%로 과반을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