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가톨릭계 "희망의 대륙에서 교황 배출…교회에 활력 불어넣을
것"
(상파울루 = 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아르헨티나는 13일(현지시간) 바티칸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에서 자국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76) 추기경이 새 교황 프란치스코 1세로 선출됐다는 소식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아르헨티나 가톨릭계는 물론 언론도 예상치 못한 베르골리오 추기경의 교황 선출에 당황하면서도 자축 분위기에 빠졌다.
아르헨티나 가톨릭계는 비유럽권에서 교황이 배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자국 추기경의 선출에 큰 기대감을 걸지 않았다. 그러나
막상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새 교황으로 선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라틴아메리카 가톨릭의 승리"라며 크게 반겼다.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성당 미사에 참석한 주민들은 베르골리오 추기경의 교황 선출 소식에 박수와 환호로 환영했다. 일부 신자는 눈물을
글썽이며 감격해 하는 모습도 보였다.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는 거리를 달리던 차량이 일제히 경적을 울리며 새 교황 선출을 축하했다.
일부 언론은 프란치스코1세를 축구영웅 마라도나와 리오넬 메시에 비유하며 '아르헨티나 최대의 경사'로 표현했다.
아르헨티나는 헌법상 가톨릭을 국교로 채택하고 있다. 2010년 현재 아르헨티나 전체 인구 4천만명 가운데 가톨릭 신자는 70%를
넘는다.
한편 세계 최대의 가톨릭 국가인 인접국 브라질은 아쉬움 속에 축하 인사를 보냈다.
브라질은 비유럽권에서 교황이 배출되면 오질로 페드로 셰레르(63) 추기경(상파울루 대교구장)이 유력한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콘클라베가
아르헨티나 추기경을 선택하자 적지않게 실망하는 모습이다.
바티칸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전하며 큰 관심을 나타냈던 글로보TV 등 브라질 주요 방송은 장-루이 토랑 프랑스 추기경의 입에서
'베르골리오'라는 이름이 나오자 목소리가 낮아졌다.
브라질은 세계에서 가톨릭 신자가 가장 많은 나라다. 브라질 국립통계원(IBGE)에 따르면 2010년 말 현재 브라질의 가톨릭 신자 수는
1억 2천330만 명으로 파악됐다.
브라질 가톨릭주교협의회(CNBB)는 성명에서 라틴아메리카 역사상 첫 교황 배출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협의회는 "희망의 대륙 라틴아메리카에서 사상 처음으로 교황이 탄생한 것을 환영한다"면서 "베르골리오 추기경을 새 교황으로 선출한 것은
교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의 대표적인 해방신학자 레오나르도 보프 신부는 "콘클라베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교황을 선출했다"고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새 교황에
대한 평가에는 말을 아꼈다. 보프 신부는 지난 2005년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이 선출됐을 때는 강한 비판을 제기한 바 있다.
fidelis21c@yna.co.kr / 김재순
특파원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3/14 08:50 송고
<교황선출> 프란치스코 1세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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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1세입니다
- (AP=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제 266대 교황으로 선출된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76)이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 나와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새 교황은
즉위명으로 프란치스코를 선택했다. 비유럽권에서 교황이 선출된 것은 시리아 출신이었던 그레고리오 3세(731년) 이후 1천282년만에 처음이며
미주 대륙에서는 가톨릭 교회 2천년 사상 처음으로 교황을 배출했다. bull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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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 연합뉴스) 김태한 특파원
= 266대 교황으로 선출된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76)은 세계에서 가톨릭 신자가 가장 많은 라틴아메리카에서도
가장 보수적으로 평가받는 아르헨티나 가톨릭 교회의 현대화를 이끈 대표적인 인물이다.
지난 2005년 콘클라베에서도 유력 후보로 꼽혔으나 베네딕토 16세에 교황 자리를 내줬던 그는 8년 만에 소집된 회의에서 추기경단의 폭넓은
지지로 교황 자리에 올랐다.
사상 최초의 예수회(Jesuits) 출신 교황이자 미주 출신 첫 교황이라는 점에서 바티칸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 가톨릭
수도회인 예수회는 1534년 창립 이후 교황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지만, 그동안 교황을 배출하지 못했다.
평생을 기도와 고행을 통해 봉사하며 살아가는 생활을 실천해온 그는 대주교 직에 오른 뒤에도 운전기사를 따로 두지 않는 청빈한 생활로 잘
알려졌다.
1936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이탈리아 출신 철도노동자 가정의 5남매 중 한 명으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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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네딕토 후임 프란치스코 1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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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연합뉴스)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76)이 13일(현지시간) 제 266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새 교황은 즉위명으로 프란치스코를 선택했다. 비유럽권에서 교황이 선출된 것은 시리아 출신이었던 그레고리오 3세(731년) 이후
1천282년만에 처음이며 미주 대륙에서는 가톨릭 교회 2천년 사상 첫 교황이 탄생했다. 사진은 지난 2005년 4월18일 베네딕토 16세 교황
선출때 바티칸의 성 베드로 성당에서 미사를 올리던 베르골리오 추기경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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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ll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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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 예수회에 입문해 수도사의 길을 걸었으며 산미겔 산호세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나서 신학생들을 대상으로 철학과 문학을 가르쳤다.
30대 시절 수도사로서 탁월한 지도력을 인정받아 1970년대 후반까지 아르헨티나 지방을 돌며 사목 활동을 했으며, 1980년에는 산미겔
예수회 수도원의 원장으로 발탁됐다.
이후 독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고국으로 돌아와 후학 양성에 힘썼다.
1998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에 올랐으며 2001년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t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