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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과학)

세계 전투기 사업에 여성.

세계 전투기 산업 조종하는 여성CEO들의 경력 봤더니

  • 김강한 기자

    입력 : 2013.03.13 03:03 | 수정 : 2013.03.13 05:45

    F-35 개발社 록히드마틴 등 美방산업체, 잇따라 여성 수장
    F-16 만든 제너럴 다이내믹스, 유로파이터 개발한 BAE도…
    대규모 국방예산 삭감 앞두고 취임하자마자 구조조정 단행

    전통적으로 남성들이 독점하다시피 했던 방위산업체 최고 경영자(CEO)에 최근 여성 경영자들의 진출이 늘고 있다. 미국 최대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을 비롯해 제너럴 다이내믹스, BAE시스템스는 최근 여성 최고 경영자(CEO)를 임명했다. 이 여성 CEO들은 시퀘스터(정부 예산 자동 삭감)에 따른 대규모 국방 예산 삭감에 대응하기 위해 강력한 구조 조정을 단행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2일 보도했다. 국방 예산이 삭감되면 미 정부와 맺는 계약이 줄어들어 방산업체의 수입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매출 규모(2011년 기준) 세계 3위 방산업체인 BAE시스템스는 2009년 방산업체 중 처음으로 여성인 린다 허드슨을 CEO에 앉혔다. 올해 1월에는 록히드마틴이 메릴린 휴슨, 세계 4위 방산업체 제너럴 다이내믹스가 피비 노바코비치를 각각 CEO로 임명했다. 록히드마틴은 차세대 전투기 F-35, 제너럴 다이내믹스는 F-16을 개발했고 BAE시스템스는 전투기 유로파이터 타이푼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최근까지만 해도 방산업체 CEO라고 하면 전직 군 고위직 등 군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남성이 도맡았다.

    그러나 세 여성 CEO는 특별한 경력과 과감한 결단력 등을 인정받아 강력한 구조 조정이 필요한 시기에 발탁됐다. 30년 전 록히드마틴에 엔지니어로 입사한 휴슨은 물류 및 전자시스템 사업부에서 탁월한 대외협상 능력을 보였다. 당초 휴슨은 최고운영책임자(COO)에 내정돼 있었지만 CEO로 내정됐던 크리스토퍼 쿠바식이 부하 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이 드러나 경질되면서 CEO에 올랐다. 휴슨은 취임 첫 한 달 동안 직원 50명을 해고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 조정을 시작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 출신인 노바코비치는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방부 장관 보좌관으로 일했다. 2002년 제너럴 다이내믹스에 입사한 그는 예산 관리 및 정책 결정 부문에서 뛰어난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최근 부서 재편을 단행하고 IT 담당 부서장을 해고했다. BAE의 허드슨은 대학 졸업 후 줄곧 여러 방산 업체에서 일했고, 2007년 BAE에 영입됐다. 그는 방산업체에 위기가 닥친 2009년 CEO에 올라 부서 통합 등 조직 정비에 나섰다. 허드슨은 "지금이 방산업계에 족적을 남길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 정부와 거래하는 방산업체 20여곳의 임원 8명 가운데 1명은 여성이다. 한 방산업체 관계자는 "최근 방산업체에서 여성 CEO가 증가하는 추세지만 성 격차는 현저히 벌어져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