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푼 안내도 월20만원 준다니 "국민연금 탈퇴"
[중앙일보]입력 2013.01.31 01:42 / 수정 2013.01.31 09:44
공단 콜센터 해지 신청 급증
월 3000명 늘던 임의가입자
이달 들어 998명 증가 그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20만원 기초연금 공약이 가시권에 접어들면서 김씨의 아내와 같은 국민연금 임의가입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달 들어 기초연금 관련 소식이 늘어난 데다 박 당선인이 기초연금의 조속한 시행을 강조하면서 임의가입자들이 득실을 따지고 있는 것이다. 임의가입자는 국민연금 가입 의무가 면제된 사람을 말한다. 전업주부가 대표적이다.
국민연금공단 한 콜센터의 경우 지난달 임의가입자 70명이 탈퇴했으나 이달 들어 29일까지 120명이 탈퇴했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연금에 가입하지 않아도 20만원의 기초연금을 준다고 하니 임의가입자들이 망설이는 것 같다”며 “이달 중순 들어 이런 현상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노후 준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임의가입자는 2009년 3만6368명에서 지난해 말 20만7890명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증가세가 좀 꺾이긴 했지만 한 달에 평균 3063명이 스스로 가입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29일 현재 998명만 증가해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60세가 넘어서도 보험료를 납부해 10년을 채운 뒤 연금을 받으려는 사람들도 탈퇴한다. 경기도에 사는 이모(62)씨는 67세까지 보험료를 내서 10년을 채우면 연금을 탈 것이라는 꿈에 부풀어 있었으나 30일 미련 없이 탈퇴했다. 이씨는 “어렵게 매달 10만원 정도 보험료를 부었는데 그리 안 해도 65세에 모두 20만원 준다고 하니 보험료를 넣을 필요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연금공단 콜센터·지사·홈페이지 등에는 탈퇴 문의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연금공단 관계자는 “아직 세부 내용이 확정된 게 없다고 설명하지만 가입자들의 불만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윤석명 연금연구센터장은 “임의가입자들의 동요는 예견된 일”이라며 “이들뿐만 아니라 연금 의무대상자 중 소득이 낮은 사람도 연금제도에서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성식 선임기자, 차상은 기자

- 신성식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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