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1.07 22:39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비슷하게 인간 뇌 안에도 진화적 고대 신경망들이 여전히 보전돼 있다. 그래서 만약 뇌가 컴퓨터라면 인간 뇌 안엔 여러 대의 컴퓨터가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 그럼 뇌 안엔 어떤 컴퓨터가 존재하고 있을까? 적어도 3가지 질적으로 다른 운영체제를 가진 컴퓨터들이 우리의 행동을 통제하지 않을까 싶다. 우선 교뇌·뇌간 등에 자리 잡은 파충류식 신경회로망들은 '현재' 위주로 작동한다. 지금 먹을 게 눈앞에 보이면 건강이나 도덕적 기준 없이 우선 먹고 본다. 물론 이건 위험할 수도 있는 행동이다. 그래서 그다음 단계로 '과거'를 기억하는 포유류식 뇌가 변연엽(limbic system)을 중심으로 자리 잡게 된다. 음식이 앞에 있어도 과거 비슷한 경험을 기반으로 먹어도 되는지, 아니면 참고 지나가야 하는지를 결정할 것이다. 과거 기억 위주로 결국 '좋다' '나쁘다'라는 도덕적 기준들이 생기고, 이런 기준들이 아마도 감정의 원천 출처가 아닐까 생각해 볼 수 있다.
고대 도시 트로이에 9개의 도시들이 겹쳐 있는(왼쪽) 것처럼 비슷하게 인간 뇌 안에도 진화적 고대 신경망들이 여전히 보전돼 있다.

같은 시간과 조건 아래 우리는 대부분 한 가지 선택만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뇌는 동시에 현재·과거·미래 위주의 세 가지 의견을 제시한다. 그래서 우리는 '맞다' '틀리다' 식의 원천적 기준보다는 미래·과거·현재의 세 가지 시간적 조건 아래 가장 적합한 선택을 하는 게 중요하다.
'역사 > 세계의 박물관' 카테고리의 다른 글
What is History/역사란 무엇인가?(E.H.Carr) (0) | 2013.07.14 |
---|---|
인류와 역사를 함께 한 검(劍)과 도(刀), 다양한 종류와 모습들 (0) | 2013.05.08 |
신비한 투탕카멘. (0) | 2013.01.23 |
[스크랩] 世界一周 - 뉴욕 메트로폴리탄博物館 (0) | 2011.1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