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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마법에 걸릴 시간

여왕의 마법에 걸릴 시간

  • 성진혁 기자
  • 입력 : 2013.01.05 03:04 | 수정 : 2013.01.05 03:47

    김연아 국내 복귀전 '피겨 종합선수권' 오늘 개막
    1위 맡아놓은 김연아 실수만 없다면 210점 넘을 듯
    16세 동갑내기 박소연·김해진 2위 싸움이 더 치열

    김연아(23)가 7년 만에 피겨 종합선수권 대회에 등장한다. 5일과 6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제67회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겸 2013 세계선수권대회 국가대표 선발전은 '돌아온 여왕의 국내 복귀전'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인형의 비' 예보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챔피언 김연아가 국내에서 열리는 경기에 출전하는 것은 2008년 12월의 ISU(국제빙상연맹) 그랑프리 파이널(경기도 고양시) 이후 처음이다. 앞서 2007년 2월 전국 동계 체육대회에 나선 적이 있다. 종합선수권 무대는 주니어 시절이던 2006년 이후 7년 만이다.

    올해 종합선수권의 열기는 여느 국내 대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뜨겁다. 대한빙상연맹은 국내 대회 사상 처음으로 입장권을 팔았다. 9000장이 넘는 이틀치 티켓은 발매 창구가 열리자마자 동났다. 김연아가 경기를 마치면 팬들이 준비한 인형·꽃 같은 선물이 은반에 쏟아져 내릴 전망이다. 김연아가 2008년 그랑프리 파이널에 나섰을 때도 '인형 세례'가 국제적인 화제를 모았다.

    연합뉴스
    빙상연맹은 스케이팅에 능숙한 어린 선수 6~7명을 빙판에 내보내 선물을 정리할 계획이다. LED 전광판도 따로 설치해 경기 장면과 대기석에서 점수를 기다리는 선수의 표정을 전달한다.

    ◇1위 예약… 점수가 관심

    2011 모스크바 세계선수권에서 2위를 하고 나서 국제대회를 모두 건너뛰었던 김연아는 지난달 NRW 트로피(독일 도르트문트)에서 200점(비공인)을 넘겼다. '뱀파이어의 키스'(쇼트프로그램)와 '레미제라블'(프리스케이팅)을 선보여 팬들을 열광시켰다.

    김연아는 이후 한 달 가까이 태릉선수촌에서 훈련하며 스스로 미흡하다고 판단한 기술을 다듬었다.

    이번 종합선수권은 3월 세계선수권(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경험하는 실전이다. 따라서 작품 완성도를 최대한 끌어올려 검증을 받을 필요가 있다. 빙상연맹은 정확한 채점을 위해 호주 출신의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를 초청했다.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는 선수가 구사하는 각 기술 요소와 난도, 기본점수를 심판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김연아가 종합선수권에서 깨끗한 연기를 펼친다면 210점 이상이 무난하다. 올해 세계선수권 출전 티켓(1장)이 걸린 1위를 사실상 예약했다.

    ◇2인자 경쟁이 더 치열

    김연아는 종합선수권 여자 시니어 부문 출전자 18명 중 유일한 대학생이며,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다. 김연아 다음 순위인 2위는 1997년생 동갑내기인 박소연(16·강일중)과 김해진(16·과천중)이 다툴 가능성이 크다.

    김해진은 작년까지 종합선수권 3연속 우승을 했고, 박소연은 2년 내리 전국 랭킹전 1위를 했다. 이들은 아직 김연아의 아성을 넘어설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1년여 앞으로 다가온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은 꿈꿀 수 있다. 김연아가 2013 세계선수권에서 2위 이내에 입상하면 한국 선수 세 명이 소치 동계올림픽에 나갈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5~6일 모두 가장 나중 순서로 연기한다. KBS 2TV가 6일 오후 2시 25분부터 프리스케이팅 경기를 생중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