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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교육

반값 등록금보다 일자리.

[기고] 반값등록금보다 청년 실업 해결이 근본과제

  • 김원식 건국대 교수·경제학

    입력 : 2012.12.30 22:12

    반값등록금으로 반값교육 되면 취업난 오히려 심각해질 수도
    학비 계획하게 총액 공개하고 정규 야간·주말강의 활성화
    파트타임 취업 정부 지원 필요… 일하면서 공부할 수 있게 해야

    김원식 건국대 교수·경제학
    이번 선거는 세대 간 대결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060 부모들의 승리라고 하지만 이제는 2030 자식들을 돌보고 보듬어야 한다. 특히 새 정부는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성공을 기대할 수 없다. 이제는 좌절한 청년층이 세계화 시대의 주역이 되어 부모와 자식 세대가 상생(相生)의 사회 발전을 지속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청년층에 대한 박근혜 당선인의 가장 큰 선거 공약은 소득 계층별로 등록금을 차등 지원하는 반값 등록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저소득층 자녀에게 고등교육을 통한 사회적 기회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인 취업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사회는 점차 더 높은 수준의 인력을 필요로 하고 이를 위해서 더 많은 투자가 있어야 한다. '반값 등록금'으로 '반값 교육'이 된다면 오히려 대학생들이 기업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서 실업이 더 증가할 수도 있다. 대학 등록금뿐 아니라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초등학교부터 사교육에 들인 비용과 시간, 스펙 쌓기에 들어간 비용도 그들의 인적자본을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 따라서 고용을 통한 소득 창출로 이 모든 비용을 상계(相計)하지 못하면 전부 매몰비용이 된다.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막대한 낭비라고 할 수 있다.

    저소득층 자녀의 기회 보장과 대졸자들의 취업 촉진을 위하여 몇 가지 문제를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선 저소득층에는 대학 입학 시점에 정확한 학업 비용을 계산해서 재학 기간 동안 일정액의 낮은 등록금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대학 재학 중 한 해라도 등록금을 부담할 수 없으면 소정의 대학 과정을 이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학들의 홈페이지에 기숙사 입소나 통학 등 다양한 재학 방법에 따른 학업 총비용을 공개해서 개인별로 학비 조달 계획을 세우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다음으로 저소득층 자녀들에게는 정부의 학비 지원이 학업을 마치는 데 충분하지 않으므로 일하면서 대학을 마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현재 일하면서 대학을 다닐 수 있는 방법은 사이버대학이나 대학자격 인증이다. 그런데 이는 학력 차별을 없애기 위하여 자격증을 따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 일하면서 정규 학업을 할 수 있으려면 일반 대학 캠퍼스에서 야간 강의, 주말 강의 등을 활성화해야 한다. 이는 '선(先)취업, 후(後)학업'이 가능하게 하고 직장인의 평생교육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다. 학기당 수강 과목 수도 취업이 가능하도록 하향 조정하고 등록금도 시간당 납부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 대학생 지원에 있어 파트타임 취업을 전제로 한 정부 근로학업제를 도입하여 예산을 집중 투입할 필요가 있다. 저소득 학생이 학기 중에 사회적으로 기여가 큰 중소기업에 학교 추천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면 정부가 임금의 일부를 지원하는 것이다. 다만 이들을 파트타임으로 고용하는 기업은 근로자를 감축하면 안 된다. 이는 대학생을 지원해서 실질적으로 고용을 촉진하는 중소기업 지원 사업이다. 이를 통해서 학생들이 일찍 취업에 관심을 갖고 직업을 탐색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그리고 수혜 기업은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 작업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을 할 것이다. 학생이 성실하면 졸업 후 취업도 보장할 것이다.

    취업 걱정으로 졸업을 미루는 대학 휴학생 수가 100만명에 이르고, 청년들의 체감실업률은 20%를 넘고 있다. 청년고용률은 외환 위기 수준인 40%대로 떨어져 있다. 모두 청년 실업의 가혹한 현실을 알리는 지표들이다. 미국을 비롯해서 올해 선거를 치른 대부분 나라의 정부는 청년 실업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느냐에 따라 임기 말에 재집권을 위한 성적표를 받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