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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음악2

yg 양현석

[2013 세상을 바꿀 CEO] 양현석, 빅뱅 사건 이후, 멤버들에 내린 벌이…

  • 장원준 기자

     

  • 입력 : 2013.01.02 03:03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세련미와 독창성의 승리 - 누구에게나 통하는 세련된 음악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캐릭터, 관객 일으켜 세워 춤추게 해
    시작부터 세계시장 목표로 - 10여년 두드린 문 이제 열려
    K팝이라고 다 잘되진 않아… 1~2등만 남고 정리될 것
    대기업 브랜드들과 협업 - 음악만으로 돈 버는 시대 지나
    창의력과 조직력이 결합되면 가공할 만한 파괴력 생겨

    지난해 전 세계가 가수 '싸이'를 주목했다. 세계인 10억명이 '강남스타일'을 보고 흥얼거렸다. 모두 '예상치 못한 성공'이라고 했지만 그의 뒤엔 세계 음악시장을 끊임없이 두드려온 YG엔터테인먼트의 최고경영자(CEO) 양현석(43) 대표프로듀서가 있었다. 양 대표는 "1997년 YG를 만들 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국내 시장을 목표로 한 적이 없었다"고 했다. "싸이의 성공요? 지금껏 두드려도 대답 없던 문이 이제야 열린 것뿐이죠."

    '서태지와 아이들'로 국내 음악시장의 판도를 바꾼 '춤꾼'에서 23조원 세계 음악시장을 넘보는 CEO로 거듭난 양현석 대표를 지난 연말 서울 합정동의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났다.

    "싸이는 세련미와 독창성의 승리"

    '싸이효과'는 한국을 넘어 전 세계 음악시장을 흔들었다. 빌보드 등의 집계에 따르면 광고·음원(音原)으로만 싸이와 YG는 최소 15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평가받는다. 단순 수입은 의미가 적다. 미국·유럽 등 세계시장에 K팝을 알리고 한국의 브랜드 상승 등을 감안한 총 경제 효과는 적어도 1조원 이상이라는 평가가 내려질 정도다. "같은 콘텐츠라도 글로벌 시장에서 평가받으면 그 효과는 훨씬 더 커지죠. 글로벌 시장의 위력이 이렇게 큰 겁니다."

    양현석 대표는 “CEO로서 나의 역할은 아티스트들이 감춰진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최적의 ‘배열’과 ‘조합’을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싸이의 인기 비결에 대해서는 분석이 무성하다. 정작 양 대표의 분석은? "첫째는 미국·유럽·아시아인 누구에게나 통하는 세련된 음악이죠. 우리라고 세련된 음악 못 만들라는 법이 없죠. 고생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다음은? "캐릭터죠. 무대 위에서 혼을 불사르며, 관객을 일으켜 세워 춤추게 만드는 캐릭터라 할 수 있어요."

    YG엔터테인먼트는 싸이·에픽하이·빅뱅·2NE1 등 걸출한 스타를 보유한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다. 음반·디지털 음원을 팔고, 공연을 하고 도서·캐릭터 등 관련 상품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게 주 사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1100억원 수준. SM엔터테인먼트·JYP엔터테인먼트와 함께 국내 '빅3'다.

    YG엔터테인먼트의 주 타깃은 국내가 아니다. 해외 무대다. 특히 세계 음악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일본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아이돌그룹 빅뱅과 2NE1은 지난해 해외 순회공연에서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그 결과 100만명에 달하는 관객을 끌어모았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발굴한 신인 이하이는 외신으로부터 '한국의 아델(Adele·영국 유명 팝가수)'이란 평가를 받았다.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성공하는 스타의 구성요건은 국내를 타깃으로 할 때와는 완전히 다르다. 자신만의 인재(人才) 선발법을 공개하기에 앞서 그가 먼저 물어왔다. "외모가 중요할까요?" 말문이 막혔다. "전 외모는 잘 안 봐요. 대신 잠재된 재능이 제 마음을 움직이는지를 보죠. 대학교나 일반 회사라면 '착하고 성실한 사람'을 뽑을 겁니다. 저는 성격이 흔히 못됐다거나, 엉망이어도 좋아요. 무대 위에서 자기 소질을 마음껏 발휘하는 사람이 아티스트죠. 학교나 부모들이 보는 평범한 기준하고는 전혀 달라요."

    멤버 구성도 독특하다. 철저한 순혈주의(純血主義)를 고집한다. 가수든 프로듀서·스타일리스트든 연습생 시절부터 동고동락해 온 직원에게만 일을 맡긴다. 외부 작곡가에게 곡을 맡기는 일도 거의 없다. "유명 작곡가의 곡을 받는 건 남의 옷에 몸을 맞추는 거죠. 그러니 아이돌그룹의 색깔이 다 비슷할 수밖에요." 가수 개개인의 장단점을 정확히 분석하고,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게 곡을 만든다. YG의 노래가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이유는 양 대표만의 독특한 인재 선발, 매니지먼트관(觀) 때문이었다.

    "K팝 미래? 1~2등만 살아남을 것"

    K팝의 지속 가능성을 물었다. "지금처럼 잘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답이 즉답으로 되돌아왔다. 왜일까? "K팝이 인기라고 하지만 모든 한국음악이 인기를 얻는 건 아니에요. 좋은 음악, 잘하는 사람만이 살아남을 뿐이죠. 넘버원·투 정도만 살지, 3위는 못 버텨요. 지금 서서히 정리되고 있다고 봐요."

    "순수하게 음악 자체로 돈 버는 시대는 지났죠." 돈 버는 방식에 대해서도 그는 독특한 관점을 지녔다. "빅뱅은 콘서트 수입의 절반이 상품 판매에서 나왔어요. 콘텐츠가 만들어내는 힘이 엄청나요. 콘텐츠의 무궁한 가능성에 주목한다면 세계시장이 지금보다 더 커질 겁니다."

    YG엔터테인먼트는 삼성전자·현대카드 등 국내 유수의 기업들과 다양하게 협업 중이다. "크리에이티브와 조직력이 결합되면 가공할 만한 파괴력을 낸다"는 양 대표의 지론에 따른 것이다. 최근에는 제일모직과 손잡고 세계 패션시장 공략을 위한 공동 브랜드 '내추럴나인'을 만들었다. 그는 "빅뱅·2NE1 등이 디자인에 참여하고 직접 세계무대에 선보여,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 브랜드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CEO에게 필요한 능력 중 하나는 '리스크(risk·위험)' 관리다. 빅뱅 일부 멤버가 운전 중 사고로 구설에 오른 적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는 긍정맨이다. "사건 이후 보고체계를 강화하고, 빅뱅 멤버들의 차를 모두 파는 등 내부적으로 반성하고 더욱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어요." 그는 CEO로서 '솔선수범'을 강조했다. "전 지금까지 음주운전, 마약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솔선수범하지 않으면 후배들에게 '하지 말라' 얘기할 자격이 없는 거니까요."

    국내 최고에서 세계 최고로

    양 대표가 제일 존경하는 경영인은 누구일까? '스티브 잡스'였다. "그가 어떤 성장 과정을 겪었고, 어떤 사람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잡스의 전기를 본 적도 없어요. 다만 그가 뛰어난 크리에이티브로 만들어낸 결과물과 그것이 온 세상을 바꿨다는 점이 정말 대단하다고 봐요."

    그는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엔 국내 음악시장의 판을 바꿨다. 경영자가 돼선 세계 음악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양 대표의 올해 포부는 무엇일까. 그는 "솔직히 3년 전만 해도 '국내 최고'가 되는 것이 목표였는데 지금은 '세계 최고'로 바뀌었다"고 했다. "지금 거대한 산에 작은 불씨를 놨을 뿐이에요. 바람만 잘 불면 산을 완전히 태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있어요. 도저히 못 갈 것 같았던 시장이 눈앞에 열렸으니, 이제 정상을 향해 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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