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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학

[사설] 대륙간탄도미사일로 판명 난 北 로켓 기술

[사설] 대륙간탄도미사일로 판명 난 北 로켓 기술

 

입력 : 2012.12.23 23:06

국방부북한이 지난 12일 발사한 장거리 로켓 잔해를 분석한 결과 북이 500~600㎏짜리 탄두(彈頭)를 1만㎞ 이상 실어 나를 로켓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우리 군이 지난 14일 서해에서 인양한 북의 장거리 로켓의 1단 추진체 잔해는 산소(酸素)를 공급해 연료가 타도록 하는 산화제통이었다. 산화제통 잔해에 남아 있던 산화제는 선진 미사일 기술 보유국이 사용하는 액체 산소가 아니라 공기 중에 노출되면 붉은색으로 변하는 적연질산(赤煙窒酸)으로 드러났다. 북의 스커드와 노동미사일도 적연질산을 산화제로 사용하고 있다. 이번에 수거된 산화제통 모양도 이란 미사일과 비슷한 형태다. 군 당국은 이런 점을 통해 북한이 우주 발사체가 아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 군이 산화제통에 들어갈 수 있는 적연질산 48t을 채운 1단 로켓 추진력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500㎏ 탄두를 1만㎞ 이상 실어 나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앞으로 핵탄두 무게를 500㎏ 안팎으로 소형화하고 발사된 미사일이 대기권으로 재진입할 때 발생하는 6000~7000℃의 고열(高熱)을 견디는 기술을 추가로 확보하게 되면 미국 서부 지역을 핵미사일로 직접 공격할 수 있다.

한·미 양국도 북이 핵무기 제조를 위한 고농축우라늄(HEU) 시설을 현재 가동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은 영변 재처리 시설에서 핵무기 6~7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 40㎏가량을 이미 추출했고, 지난 2년간 HEU 시설을 통해 4~6기의 핵무기를 제조할 농축우라늄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 전문가들은 북이 내년 중엔 우라늄탄으로 3차 핵실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미국·중국·일본이 새 지도부를 뽑거나 재출발시킨 지금이야말로 북한이 국제사회와 손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 상황에서 만약 3차 핵실험 같은 추가 도발을 하면 한·미·중·일은 강력한 추가 제재에 나설 수밖에 없고 당분간 북을 지원하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북이 핵과 미사일 모험에 취해 있을 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