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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경제해외 나간 공장들 유턴... 美는 돌아오는데 韓엔 안 돌아오는 이유[주간조선]김회권 기자입력 2022.09.18 05:35

 

해외 나간 공장들 유턴... 美는 돌아오는데 韓엔 안 돌아오는 이유

[주간조선]

김회권 기자
입력 2022.09.18 05:35
 
 
 
 
지난 7월 26일(현지시간)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미국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화상 면담을 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날 총 300억달러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밝혔다. photo 뉴시스

미국의 ‘리쇼어링 이니셔티브’라는 단체는 최근 미국 기업들이 공장을 미국 본토로 옮겨오는 ‘리쇼어링(Reshoring·생산시설의 국내 이전)’과 외국인 직접투자(FDI)로 생길 새로운 일자리가 34만8493개가 될 것이라고 추정한다. 집계를 한 이후 최대치다. 특히 62.9%(21만9283개)가 리쇼어링으로 생기는 일자리다. 미국의 리쇼어링은 실제로 증가하고 있다. 켄터키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례만 봐도 그렇다.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켄터키주에 반도체 제조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메가펩’이라고 불릴 정도로 큰 규모인데 10년간 400억달러(약 55조원)를 들여 짓는다. 켄터키주에는 배터리 업체인 어센드엘리먼츠의 생산시설도 들어선다. 10억달러(약 1조3800억원) 규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미국 기업들이 ‘리쇼어링’이란 단어를 언급한 횟수가 3년 전보다 12배 정도 늘었다고 한다. 분위기 자체가 유턴에 호의적이다.

 

“세계는 위험한 곳” 리쇼어링 인식 전환기

인건비 부담에도 미국으로 가는 이유는 인식의 전환 때문이다. 뉴욕타임스의 유명 칼럼니스트 폴 크루그먼은 “세계가 위험한 곳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독재 정권에 의존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최근 기업들이 깨닫고 있다. 권력자들의 불합리한 행동이 많은 것들을 순식간에 단절시킬 수 있어서다. 러시아 천연가스에 의존해왔던 유럽이 맞은 현재의 위기가 대표적이다.

중국의 독단적 결정은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됐다. 리쇼어링이 본격화된 건 글로벌 공급망을 마비시킨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부터다. 생산시설을 아예 폐쇄시키는 중국의 봉쇄정책으로 기업 운영에 불확실성이 커지자 미국 기업들은 ‘다시 유턴하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중국과 대만 사이에 생기는 지정학적 리스크도 리쇼어링 분위기를 한층 띄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0년간 미국 기업들은 저렴한 노동력과 새로운 시장을 얻으며 세계화의 혜택을 입었지만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본국 귀환을 고려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으로 가는 건 과거 값싼 인건비를 겨냥해 (한국 기업이 동남아 등지로 이전하며) 저임금 일자리가 나간 것과는 차이가 있다. 지금 흘러가는 건 꽤나 양질의 일자리다.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국가 간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분석도 있다. 우리 정부가 긴장감을 가져야 할 대목은 이런 데이터다. 앞선 리쇼어링 이니셔티브의 자료에서 미국 내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 상위 10개국 중 1위는 ‘34개 기업이 3만5403개의 일자리를 미국에 만든 한국’이다.

우리 정부도 ‘리쇼어링’을 고용 관련 정책 중 하나로 추진하며 오랫동안 공을 들여왔다. 노무현 정부 때부터 등장한 단어이기도 했다. 2013년 8월 ‘해외진출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신호탄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리쇼어링 기업에 대한 지원 패키지 방안을 발표하는 등 최근까지도 정책을 강화했다.

하지만 리쇼어링 정책에 대한 기업들의 대답은 생각보다 후하지 않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2014~2021년 사이 국내로 돌아온 기업은 108개사다. 한 해 10곳이 살짝 넘는 정도다. 고용 효과를 누리고 싶다면 대기업의 유턴이 절실히 필요한데 그것 역시 2019년 중국 전기차용 부품 공장 일부를 울산으로 이전한 현대모비스밖에 없다. 미국이 30만개 일자리를 떠들 때 우리의 경우 8년간 찾아볼 수 있는 유일한 사례가 단 하나인 셈이다.

 

일부 기업은 한국으로 돌아오길 원한다. 하지만 돌아와도 괜찮을지는 또 다른 문제다. 특히 노동집약적 산업 중에서도 필수적인 곳들이 있지만 이런 종류는 리쇼어링이 어렵다. 코로나19 확산이 막 시작된 2020년 2월 현대자동차 울산5공장이 멈춘 일이 있었다. 협력사들도 줄줄이 휴업해야 했다. ‘와이어링하네스’라는 부품 하나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

와이어링하네스는 자동차 내에 들어가는 전선 뭉치로 무수히 많은 전기 장치들을 연결한다. 뭉치 속 전선은 연결되는 곳에 따라 분류돼 묶여 있다. 이걸 묶고 정리하는 건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중국이 멈추자 와이어링하네스의 생산도 멈췄고 국내 자동차 산업도 멈췄다.

국내 와이어링하네스 업체 관계자는 “한국에는 소수 인원의 본사 개념만 있을 뿐 모든 생산은 중국에서 이루어진다. 와이어링하네스는 자동화가 어려운 분야다. 수작업이 필수고 그래서 저임금 노동자가 필수적이다. 자동차 모델마다 전선 길이가 다르고 나라마다 요구하는 바가 다르다. 국내 생산에서는 인건비를 맞추기 어려우니 대부분 업체들이 해외로, 특히 중국으로 갔다. 지난번과 같은 피해는 그래서 생긴 것이다”라고 말했다.

구체적 지원책 내놓지 않은 尹 정부

와이어링하네스 문제가 터지자 정부는 전략적으로 이 산업을 국내에 두기 위해 리쇼어링 지원에 나섰다. 방법은 자동화 장비의 개발이었다. 높아진 인건비를 생산성으로 상쇄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제 시작 단계일 뿐이다. 앞선 관계자는 “인건비 등 고정비에 대한 대책이 없는 한 국내로 돌아오는 업체가 나오긴 쉽지 않다. 지금의 보조금 등으로는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공장을 돌리는 것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정부가 중요시하는 첨단산업을 다루는 모습은 크게 나아졌을까. 과거를 답습하는 데서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조금을 주고 세제 혜택을 주고 땅을 우선적으로 배정해 준다는 정도에서 크게 발전하지 못했다. 각종 인센티브 규모를 이리저리 합하면 막대하다고 하지만 오롯이 지원되는지도 체감하기 쉽지 않다. 미국이나 유럽처럼 ‘일단 돌아오면 전부 다 해줄게’라는 식의, 모든 걸 연계해 책임지는 방식에 대해서는 내부 경계심이 있다. 파격적으로 지원하는 건 특혜 논란이나 국내 기업 역차별 논란을 불러와서다.

전경련이 9월 초에 발표한 ‘대만의 산업정책 특징 및 시사점’에서는 대만의 리쇼어링 장려 확대 정책을 엿볼 수 있다. 대만의 기업도 중국 진출 사례가 많은데 중국에 2년 이상 투자한 대만 기업 중에 리쇼어링을 하는 경우, 5000억대만달러(약 22조3800억원) 규모의 국가발전기금을 활용해 대출 및 대출이자 등 각종 지원을 제공한다. 외국인 근로자 고용 비율도 최대 40%까지 허용하며 토지와 수력, 전력 등 인프라 관련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보다 다양한 카테고리로 지원책을 설계했고 보다 촘촘하게 짜여 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는 “대만은 미래 핵심기술 영역에 대해 지속적으로 지원정책을 내놓고 있다”라며 “특히 반도체와 같이 대규모 투자와 연구개발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분야의 경우 정부가 인력·R&D·세제 등 전 분야에 걸쳐 연계하고 세밀하게 지원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는 110대 국정 과제 중 ‘리쇼어링 지원 강화’를 포함시켰지만 아직 구체적인 대책은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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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18 06:55:37
민노총과 다듬어당의 노랑봉투 등 반기업 정책 때문에 있는 기업도 떠나는 현실인데 무슨 멍멍 소리 인가
답글1
316
0

2022.09.18 06:03:47
공산주사파의 정치 전교조의 교육이 애국 국익 국가관 모두 말살 실종 증발시킨 결과가 이제 현실로 난타나고 있는게 아닌가, 그들에게는 오르지 정권탈취 권력 탐하는 폭동 말고는 있는게 없으니 하는 얘기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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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2.09.18 06:18:00
'리쇼어링', 생소한 말이다. 그런데 한국엔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해외로 나간 기업이 국내로 되돌아온다. 그럼 우선 사람을 써야 한다. 여기 잽싸게 접착제를 바르고 돈줄에 빨대를 꼽는 족속이 있다. 거기 걸려들면 그로벌급 거대 기업도 휘청거린다. 경영권을 포기할 정도로 철저하게 말아먹은 기업도 있다. 한때 국민은 윤석열정부는 그들을 척결까지는 몰라도 적어도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줄 믿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맹탕이다. 겉모습만 보면 문재인정부와 다를게 전혀 없다. 그냥 백기 들고 항복하는게 해법의 전부다. 0,73% 강박관념 때문이 아니라 투쟁의지 자체가 없다. 그저 좋은게 좋은거니까 말썽 없이 지나가는게 땡이라는 생각이다. 만약 한국에서 귀족강성노조 공포가 사라진다면 어떤 현상이 생길까? 고액연봉자에게 점령 당한 고용현상이 개선돼 더 많은 기회와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은 물론 우선 안보불안의 한 축이 붕괴돼 외자유치에 탄력이 붙는다. 리쇼어링, 한국의 경우 한 여름밤 개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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