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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라이프문화 일반폭염·폭우·한파의 지구… 이제 ‘푸른 하늘’ 못 볼지도 모른다윤상진 기자입력 2022.09.17 03:00

폭염·폭우·한파의 지구… 이제 ‘푸른 하늘’ 못 볼지도 모른다

입력 2022.09.17 03:00
 
 
 
 
 

화이트 스카이

엘리자베스 콜버트 지음|김보영 옮김|쌤앤파커스|296쪽|1만8000원

기후위기, 지구의 마지막 경고

반기성 지음|프리스마|420쪽|2만3000원

최근 수도권 지역엔 115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물에 잠겨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나왔고, 강남대로는 침수된 차들로 가로막혔다. 세계적 메가시티에서 1600명의 이재민이 생겼다. 그동안 기후 위기는 ‘쓰나미’와 같이 한반도 밖의 문제로 여기는 사람이 많았다. 2019년 아이슬란드에서 지구온난화로 녹아버린 빙하를 기리기 위한 장례식이 열렸을 때, 작년 여름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미국과 캐나다를 덮쳤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제 기후 위기는 우리에게도 실체적인 위협이다. 사실 한반도의 기후는 빠르게 바뀌고 있었다. 2015년부터는 2017년을 제외한 모든 해가 한반도 연평균 기온이 가장 높은 상위 10개 연도 순위권에 올라 있다. 폭우, 폭염, 한파... 그간 지구의 기후변화를 방관한 대가의 청구서는 지금을 시작으로 하나둘씩 날아들 것이다. 이번 주 Books에선 기후변화에 대한 인류의 대처법을 다룬 신간 두 권을 소개한다.

이제 기후 위기가 ‘허구’라거나 과장됐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드물다. 2007년까지만 하더라도 무려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 ‘지구온난화라는 대사기극(The Great Global Warming Swindle)’이라는 다큐멘터리가 방영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기후 위기를 부정하는 콘텐츠는 유튜브와 트위터 등에서 광고 수입이 제한된다. 그만큼 지구온난화에 대한 합의의 폭이 넓어졌다.

지난달 수도권에 내린 폭우로 서울 강남구 일대 도로가 침수돼 차량들이 잠겨 있다. 기후 위기는 얼음으로 뒤덮인 극지방뿐 아니라, 이제 한국에서도 실제적 위협으로 나타나고 있다. /뉴시스

기후 위기 논의에서 급부상 중인 새로운 이슈는, 인류의 기술로 기후 위기를 ‘고칠’ 수 있다고 맹신하는 일부 기술론자에 대한 비판이다. ‘뉴욕타임스’ 기자 출신으로 2015년 퓰리처상을 받은 엘리자베스 콜버트는 저서 ‘화이트스카이(원제 Under a White Sky)’에서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첨단 과학 기술들이 신뢰할 수준이 아니며, 오히려 지구의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구 공학 분야에선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는 열을 줄이기 위해 비행기를 이용해 성층권에 ‘빛 반사 입자’를 뿌리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화산재가 태양 빛을 막아 기온을 떨어뜨리는 원리와 같은 것. 문제는 다이아몬드 가루나 이산화황을 하늘에 뿌려 태양을 가릴 경우, 그 반대급부로 오존층이 파괴되고 우리는 더 많은 산성비를 맞게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살포된 입자들이 빛을 반사하며 인류는 푸른색이 아닌 ‘흰색 하늘(화이트 스카이)’을 보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경고다.

 

기후변화를 ‘수정’하기 위한 기술들은 오히려 다른 방향으로 생태계를 파괴할 수도 있다. 스위스 기업 클라임워크스는 아이슬란드에서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그것을 돌로 만든 뒤 땅속 800m 아래 묻는 형식으로 이산화탄소 제거 작업에 나서고 있다. ‘지구를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대의가 있더라도, 저자는 오히려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땅에 묻는 과정에서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 이와 같은 기술들은 기업들이 ‘안심하고’ 환경을 파괴해도 된다는 생각을 갖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확실한 것은 지금과 같이 흥청망청 탄소를 배출하는 것을 구제할 첨단 기술은 없다는 것이다. ‘기후 위기, 지구의 마지막 경고’는 기후변화를 억제하기 위한 방법들을 담은 책이다. 기상 전문가로 민간 기상 업체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인 저자는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보다 배출량 자체를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리나라가 온실가스 실질 배출량 ‘0′을 뜻하는 ‘탄소 중립’ 달성까지 남은 제한 시간은 28년. 저자는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 “석탄 에너지에서 탈피하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한편 원자력발전소를 통해 기후 위기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탄소세 등의 외부 요인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함과 동시에, 원전이라는 안정적인 에너지원을 통해 불안전한 신재생에너지 수급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부풀려진 원전의 위험성보다 기후 위기의 심각함이 훨씬 더 크다”고 지적한다. 미국 전미경제연구소의 추정치에 따르면, 세기 말에 이르면 매년 570만명이 기후변화로 인해 사망한다. 코로나19가 창궐하고 2년 동안 발생한 사망자 수가 600만명이었다.

45도 폭염이 유럽을 덮친 지난 7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기후 회담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제 인류는 ‘공동 대응’ 또는 ‘집단 자살’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지구엔 인류가 남긴 흉터가 깊게 파여 있는 상태다. 낙관도, 절망도 하지 않고 지구의 어두운 미래를 담담히 비춰낸 두 책.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기후 정책을 논의하기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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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18 05:44:16
이래서 또 문재인 GSGG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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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18 04:40:57
원자력 10기 늘리고 전기차 100만대 보급하면 한국 온실가스 배출을 25% 이상 줄일수 있고, 화석연료 수입에 쓰는 돈도 줄일수 있고, 국민들도 자동차에서 나오는 더러운 매연을 덜 마실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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