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의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고 11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 회사 에네르고아톰은 자포리자 원전에서 가동 중이던 마지막 원자로인 6호기를 전력망에서 분리했으며, “냉각 후 저온 상태로 전환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자포리자 원전은 6기 중 5기가 가동 중단된 상태였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교전이 계속되면서 마지막 원자로도 폐쇄를 검토 중인 상황이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지난 7일 원전 주변의 주민들에게 안전을 위해 대피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우크라이나가 최근 포격으로 전력 공급선이 망가진 자포리자 원전을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미 원자로 6기 중 5기가 가동 중단됐으며, 남은 원자로마저 가동 중단될 경우 원전에 대한 전력 공급원이 단 1개밖에 남지 않은 위험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원전이 스스로 전력을 공급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근처 다른 발전소에서 전기를 끌어다 쓸 수 있으나 지난 8일 포격으로 인근 석탄 화력 발전소에서 원전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예비 전력 공급선마저 망가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올해 3월 자포리자 원전을 점령했다. 원전 운영은 우크라이나 직원들이 맡고 있었으나, 원전 주변에 포격이 잇따르면서 필수 인력도 속속 원전을 이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초 자포리자 원전을 조사한 IAEA 사찰단은 결과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교전 속에 원전의 전력 공급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경우가 여러 차례 발생했다고 밝혔으며, 원전 주변에서 군사행동을 할 수 없도록 보호 구역을 설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