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 지금 넘어간다. 큰일났네”
“우짤기고 방법 없잖아…”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에 상륙했던 6일 새벽, 포항 남구 오천읍에서 풀빌라를 운영하는 A씨는 발을 동동 구를 뿐이었다. 그의 눈 앞에서는 평소 매마른 상태로 30여m 거리에 졸졸 흐르던 냉천이, 거대한 물살을 이루며 해일과 같은 기세로 풀빌라 D동을 덮치고 있었다. 풀빌라 D동은 주변 지반이 급류에 휩쓸려 유실되며 서서히 내려앉고 있었다. 생계 터전이 쓸려 나가는데도 A씨는 다가갈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거친 비바람에 주변 나무들이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고 건물 1층까지 물이 차올랐기 때문이다.

잠시 뒤 태풍이 좀 잦아든 시점에 촬영 영상에서, A씨의 풀빌라 일대는 이전에는 어떤 모습이었을지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로 완전히 흙탕물에 잠겼다. A씨는 “당시 급류에 자동차까지 떠내려왔다”며 “D동이 그런 거대 부유물을 막아주고 물이 계속 치고 들어오는 걸 막아주는, 댐 역할을 잘 해줘 그나마 피해가 최소화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새벽 3시경 물이 급격하게 불어났다”며 “풀빌라 주변 지반이 급류에 쓸려갔다”고 말했다.
실제로 A씨의 D동은 태풍이 잦아든 뒤에도 건물은 기울어진 채 여전히 꼿꼿하게 제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A씨는 건물이 내려앉은 것에 대해 “사고 당시 건물에는 금 하나 없었다”며 건물이 튼튼하게 지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상류에 있는 인근 오어 저수지가 사전에 태풍 대비가 안 된 것으로 보인다”며 “(건물이 내려앉은 것이) 부실공사인 것처럼 비춰지고 있어 속상하다”고 했다. 그는 이 일로 현재 예약 취소 등 팬션 사업에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A씨 가족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20년 넘게 건설업에 종사하신 아버지께서 마지막 노후를 위해 (해당 풀빌라를) 직접 지으셨다”며 “아버지의 자부심이 담긴 건물”이라고 밝혔다. 가족 측은 “근처 저수지에서 물이 넘쳐 위쪽 도로와 제반시설들이 무너지면서 그 토사와 나무들이 떠밀려 와 지반을 침식시켰기 때문일 뿐 건축상의 부실 공사는 아니다”라며 “(이번 일로) 저희는 파산을 할지도 모르지만 (풀빌라를) 짓지 않았다면 인명피해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버지께선 우리집은 망했어도 덕분에 한 명도 죽지 않고 살았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내려앉은 풀빌라의 모습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다. 이후 A씨의 사연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막대한 피해를 입으셔서 안타깝다. 분명 재기하실 수 있을 거다” “저 상황을 버틴 건물이라면 분명 튼튼하게 지어졌을 것” “누가 봐도 잘 지어진 건물이다. 복구되고 나중에 한 번 놀러가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