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16일 비상대책위원 인선을 발표하고 공식 출범했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이날 의원 총회에서 비대위원으로 초선인 엄태영·전주혜 의원, 정양석 전 의원, 주기환 전 대통령직 인수위 전문위원을 선임했다. 청년 비대위원으로는 최재민(38) 강원도의원과 이소희(36) 세종시의원을 임명했다.
주기환 전 위원은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2003년 광주지검에서 근무할 때 인연을 맺었다. 최재민·이소희 비대위원의 경우 지난 대선 캠프에서 청년 보좌역으로 활동한 ‘윤석열 키즈’로 분류된다.
권성동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당연직 비대위원으로 참여한다. 9명의 비대위원은 지역별로 호남(정양석·주기환·전주혜), 충청(성일종·엄태영·이소희), 강원(권성동·최재민), 영남(주호영)으로 구성됐다. 이 밖에 비대위 사무총장으로 박덕흠 의원, 대변인 박정하 의원, 비서실장에는 정희용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

당내에선 “계파색 옅은 인사들로 균형 있게 채워졌다”와 “존재감이 별로 없는 무색무취한 인사”라는 상반된 평가가 동시에 나왔다. 주 위원장은 인선 배경에 대해 “안정과 균형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며 “침체된 당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비대위에 초선·여성·호남 출신 인물이 참여하도록 했다”고 했다.
주기환 전 위원이 윤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라 발탁한 것 아니냐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비대위원 아홉 분 중 한 분이 윤심(尹心)을 반영한다고 한들 뭐가 되겠느냐”며 “앞으로 비대위 주요 결정을 보면 얼마나 중립적이고 공정한지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주 위원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에겐 “당의 안정, 신뢰 회복, 후임 지도부 선출이 비대위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면서 “뭉치면 살고 헤어지면 죽는다는 기분으로 당을 재건할 수 있도록 같이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상임전국위는 이날 비대위원 임명안을 최종 의결했다. 비대위는 오는 18일 첫 회의를 진행한다. 비대위 활동 기간과 관련, 주 위원장은 “당 내외에선 9월 1일부터 시작하는 정기국회를 끝내고 전당대회 여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두 달 활동에 그치는 ‘단기 비대위’는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하지만 첫발을 뗀 ‘주호영 비대위’ 앞에는 암초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당장 17일 이준석 전 대표가 제기한 비대위 무효 가처분 신청의 첫 법원 심문이 열린다. 재판부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 비대위는 당 내홍 수습을 위한 정상 활동을 할 수 있다. 반대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비대위는 출범과 동시에 좌초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된다. 국민의힘 당직자는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다시 한번 대혼란이 벌어질 것”이라면서 “법원 판단을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도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라디오에 나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언급하면서 “‘진박(眞朴)’이라고 호가호위하는 분들이 나왔을 때 미리 제압하지 못했다”면서 “지금 당에서 사고 치는 걸 보면 진박보다 결코 ‘윤핵관’이 못하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