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거제·통영·고성 조선 하청지회(하청지회) 파업이 51일째인 지난 22일 마무리 된 가운데 이들을 지원하고 응원한다며 노동계와 진보성향의 단체들이 전국에서 희망버스를 타고 거제로 모였다.
‘7·23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희망버스’와 금속노조는 23일 오후 2시 30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 서문 앞에서 금속노조 결의대회와 함께 희망버스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을 비롯해 경기, 인천, 충남·북, 전남·북, 강원 등 전국 31개 지역에서 출발한 40여대의 버스를 타고 온 1000명이 참석(경찰 추산)했다.
이번 희망버스에는 71개 단체가 참여했다. 행사는 1부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2부 본행사인 희망버스 본마당이 진행됐다. 윤장혁 금속노조위원장은 “조선업 하청 노동자 투쟁은 그들만의 투쟁이 아니라 전 사회적, 전 민중적 투쟁이었다”며 “조선업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를 어떻게 할 것인지 사회적 합의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희망버스를 제안한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도 참석했다. 김 지도위원은 “더 뭉치고 더 커지자. 우리가 뭉치면 세상이 뒤집히는 걸 보여줬다”며 “하청 노동자들이 승리하는 그날까지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발언 도중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지난달 2일부터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하고 지난달 21일부터 1독(dock·선박을 만드는 작업장)을 점거했던 하청지회 농성자들도 참여했다. 당시 0.3평 철창에 스스로 몸을 가두는 농성을 폈던 유최안 하청지회 부지회장은 전화 통화로 희망버스 참여에 대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희망버스 행사는 3부 희망배 띄우기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희망버스 행사를 위해 거제대로 편도 4차선 중 2개 차선을 막으면서 오후 내내 일대 도로 체증이 이어졌다. 항의하는 일부 운전자들이 경적을 울리기도 했지만 별다른 마찰은 없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그동안 하청지회 파업으로 미뤘던 1독 진수 작업을 5주 만에 진행했다. 이번에 진수된 선박은 30만t(톤)급 초대형 원유운반선으로 후반 작업 및 시운전 등을 거쳐 선주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1독 진수를 시작으로 지연된 공정을 만회하기 위해 여름 휴가 기간에도 상당수 직원들이 출근해 작업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창사 이래 50여년만에 처음으로 배를 물에 띄우는 진수 작업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지난달 2일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하청지회가 파업에 들어갔고 지난달 18일부터는 1독의 진수 작업을 방해하는 시위를 벌였다. 지난달 21일엔 불법으로 1독 선박을 점거했다. 극단으로 달리던 하청 노사 양측은 노조 파업 51일째인 지난 22일 극적으로 합의안을 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