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향후 20년 동안 미 텍사스에 25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 11개를 짓는 중장기 계획을 밝혔다.
2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 등 외신은 삼성전자가 미 텍사스주에 세제혜택 신청서를 제출하며 이 같은 투자 구상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말 세제혜택 신청서를 제출했다. 계획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향후 20년간 1921억달러(253조원)를 들여 텍사스 오스틴에 2개, 텍사스 테일러에 9개의 반도체 공장을 짓는 방안을 제안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텍사스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 2곳을 운영 중이고, 테일러에 170억달러를 들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앞으로 삼성전자가 텍사스에 반도체 생산 시설을 더 많이 늘리고 미국 생산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생산시설 확대를 위해 삼성전자는 테일러의 9개 공장 신축에 1676억달러, 오스틴 공장 2개 신축에 245억달러를 투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투자가 실제로 진행될 경우 2034년쯤 일부 공장이 가동되고, 다른 시설들은 10년 내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제안서가 삼성전자의 텍사스 추가 투자를 확정한 것은 아니다. 텍사스주는 일정 규모 이상 투자하면 10년간 세금을 감면해주는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데, 이 프로그램이 올해 말로 종료된다. 텍사스주는 6월 1일까지 반도체 업체들로부터 관련 신청을 받았고, 삼성전자를 비롯한 네덜란드 NXP, 미국의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다른 반도체 기업들도 신청을 완료했다.
이 프로그램은 투자 계획을 밝힌 후 이행하면 세금을 면제해주지만, 투자 계획을 밝히지 않을 경우엔 추후 어떤 투자를 이행해도 별다른 세금 감면 혜택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한 투자 계획을 이행하지 못해도 페널티는 없다. 이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최대한의 투자 가능 규모를 적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측은 “텍사스주의 인센티브 정책이 종료되는 시점에서, 재산세 감면 혜택을 위해 향후 발생 가능한 투자 계획을 모두 제출한 것”이라며 “현재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