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오피니언태평로[태평로] ‘오만은 독약’이라던 尹 대통령의 새해 다짐취임 2달만에 30%대 지지율… 대선 때 겸허한 태도 되찾아야내각·참모 등 의견 경청하며 국정 중장기 계획도 제시해야..

[태평로] ‘오만은 독약’이라던 尹 대통령의 새해 다짐

취임 2달만에 30%대 지지율… 대선 때 겸허한 태도 되찾아야
내각·참모 등 의견 경청하며 국정 중장기 계획도 제시해야

입력 2022.07.20 03:00
 
 
 
 
 
윤석열, 구두 벗고 깜짝 큰절 - 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신발을 벗고 예정에 없던 큰절을 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자신을 변화시키는 인간만이 세상의 위대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서“저부터 바꾸겠다”고 했다. /뉴시스

 

“자신을 변화시키는 인간만이 세상의 위대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저부터 바꾸겠습니다. 함께 바꿉시다.”

지난 1월 1일 새해를 맞아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선대위 신년 인사회에서 갑자기 구두를 벗고 카메라 앞에서 큰절을 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문재인 정부를 보며 오만은 곧 독약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우리 자신에게 그런 모습이 있지 않았는지 되돌아본다”고도 했다. 정치 신인 대선 후보로 당 안팎의 논란 속에서 좌충우돌하며 힘겹게 버티던 윤 후보가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맞서 다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심리적 기점이 이때였다고 생각한다.

당시 캠프 인사들에 따르면, 이때부터 자기 주장을 고집하던 윤 후보가 세대와 출신을 불문하고 다른 사람의 고언에 귀 기울이기 시작했고 속도감 있게 이를 실천했다고 한다. 수차례 갈등을 빚던 이준석 대표와 극적 화해가 이뤄진 것도 이런 윤 후보의 새해 다짐 직후였다. 윤 후보는 당시 청년 보좌역 간담회에서도 갖은 쓴소리를 듣고는 “뼈아프게 와 닿는다”며 고개를 숙였고 이들을 대거 선대위에 배치해 선거 승리의 초석으로 삼았다. 이 후보와 10%포인트 안팎까지 벌어졌던 지지율 격차는 1월 말이 되자 다시 팽팽해졌고, 이후 윤 후보의 ‘어퍼컷 세리머니’에 유세장의 군중이 열광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대선에 승리하고 그 기세를 몰아 지방선거까지 크게 이긴 윤 정권이 취임 두 달 만에 위기에 빠졌다. 최근 2주간 지지율이 10%포인트 이상 떨어져 30%대 초반에 그치고 있다. 정권 내부의 스캔들이나 대형 사건·사고도 없는데 집권 초부터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의 2배 가까이 나오는 것은 거의 유례가 없던 일이다. 그 이유로 많은 사람은 대선 때와 달라진 윤 대통령의 태도를 지적한다. 일부 장관 후보자 부실 검증 논란에 관한 질문에 “그럼 전 정권에서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라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 “자질은 뛰어난 분들인데 일부 국민 눈높이에 안 맞는 부분이 있다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으면 너그러운 반응이 나왔을 것이다. 윤 대통령이 현 정권 관련한 야당과 언론의 문제 제기에 잇따라 ‘전 정권과 비교해보라’며 응수했던 것은 ‘오만은 독약’이라며 겸허하게 여론의 판단을 존중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 믿었던 국민들 기대에 작지 않은 실망을 안겼다.

 

윤 정권의 좀 더 근본적 문제는 글로벌 경제 위기 대책을 포함한 국정 운영의 큰 그림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수위에서부터 이에 대한 절박감이 부족했다. 문재인 정권에서 무너진 시장경제 원칙, 한미 동맹, 대북 안보 태세 등을 회복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는 신뢰를 받는다. 하지만 국민들이 함께 꿈을 꿀만한 큰 틀의 새로운 국정 어젠다는 아직 제시되지 않고 있다. 정권의 중장기 계획이 가늠되질 않으니 하루하루 버티는 게 전부인 국정처럼 비칠 때도 있다. 지금이라도 내각과 비서실이 밤을 새우면서까지 치열하게 토론해 다양한 모색에 나서야 하는데 시중에서는 장관들도 참모들도 눈치만 보며 윤 대통령 그늘에 숨어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 또한 윤 대통령이 대선 때 보여줬던 경청(傾聽) 리더십을 회복한다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 이야기를 듣기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펼쳐내기를 좋아하는 다변가 면모를 잠시 거두고, 주변에 귀를 열며 내각·참모들과 ‘계급장 뗀’ 토론까지 수용한다면 참신한 아이디어는 언제든 쏟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2022년은 이제 절반이 지나갔을 뿐이다. 윤 대통령이 나머지 반년 동안 새해 다짐을 실천한다는 각오로 일한다면 조만간 국정의 ‘위대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1873~1943)가 서른여섯에 작곡한 피아노협주곡 3번은 초인적인 파워와 기교를 요구하는 곡으로 악명이 높다. 겹겹이...
 
지난 4월 14일 저녁 무렵 흑해에 있던 러시아 흑해함대의 기함(旗艦) 모스크바함을 향해 4발의 우크라이나 넵튠 지대함(地對艦) 순항미사일이...
 
한 의료인이 확진자를 여러 번 접촉했는데도 그때마다 코로나 음성으로 나왔다며, 자신은 코로나에 안 걸리는 체질이라고 했다. 정말 그런지 혈액...
 
 
 
100자평
11
 
찬성순반대순관심순최신순
2022.07.20 05:03:54
국민은 오만방자한 것을 싫어한다. 설혹 마음은 오만방자하더라도 언행은 연예인처럼 겸손하게 해서 표정 관리하며 국민 환심을 사고난 뒤에 공정과 정의를 추구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문가 전매특허인 갈라치기나 내로남불은 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써길.
답글1
58
4

2022.07.20 09:10:23
대통령의 오만도 문제가 될수 있지만 관리들의 무능도 문제다.대우 불법 파업 사태에 대통령이 한 마디 하니 그때야 허겁지겁 헬기 타고 거제가는 꼴에 탄식이 나오더라.명군도 명 재상이 함께 할때 가능하다.
답글작성
42
3

2022.07.20 07:12:53
조선일보 방사장은 왜 리얼공갈, 한국걸레 같은 좌파 여론기관을 내세워 윤석열 대통령을 흔드는가? 김무성 사위랑 손잡고, 박근혜대통령 탄핵하고도 아직 성이 안 차는가?
답글작성
38
22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