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해 대학 내 기존 반도체 학과들의 정원을 한시적으로 늘려주는 ‘계약정원제(가칭)’를 교육부와 협의해 추진하기로 했다. 반도체 같은 첨단분야 우수 연구자들에게 최대 10년간 연구개발비를 지원하는 ‘한우물파기’ 프로그램도 내년부터 도입한다.
15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열린 과기정통부 업무보고에서 이종호 장관은 이 같은 내용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윤 대통령은 “최고의 인재를 위한 차별화된 양성체제를 구축할 것”을 당부하고 “(국산 우주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에 따른 우주경제 시대의 구체적 실천계획을 마련해 국민께 꿈과 희망을 주자”고 말했다.
계약정원제는 반도체를 포함해 인력난 해소가 시급한 분야에서 대학들이 관련 학과 정원을 일정 기간동안 늘릴 수 있도록 하고, 대학과 기업이 각각 기초교육과 응용교육을 나눠 맡는 제도다. 그간 반도체학과를 신설하려해도 정원이나 교원수 제한 등으로 인해 어려움이 있었는데, 계약정원제를 통해 이같은 제약을 풀어주겠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기존학과 내 정원을 한시적으로 추가하려면 먼저 교육부의 관련 규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한 1년 속성 ‘마이크로 학위’도 운영한다. 카이스트에 올 2학기부터 도입되는 마이크로 학위는 대학 졸업자 가운데 반도체 교육 희망자들이 그 대상이다.
과기정통부는 급격한 기술 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국가 연구개발(R&D) 체계도 개선하겠다고 보고했다. R&D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을 기존 총 사업비 500억원 이상에서 1000억원 이상으로 완화하고, 조사 기간도 총사업비 3000억원 이하는 6개월로 단축하기로 했다. 이전까지는 사업비 규모와 상관없이 조사에만 9~11개월이 걸렸다. 지금까지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은 뒤에는 R&D사업 계획 수정이 불가능했지만, 앞으로는 팬데믹이나 수출 규제 같은 대내외 환경 변화가 생길 경우 계획을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과기정통부는 부처와 관련된 총 28개의 정부 위원회 가운데 4차산업혁명위원회, 국가초고성능컴퓨팅위원회, 국가핵융합위원회 등 11개를 폐지하는 정비안도 함께 보고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다른 유사한 위원회와 통폐합이 가능한 위원회들을 정비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