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전지 분야의 특허수에서 도요타를 포함한 일본 기업들이 압도적인 우세를 드러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화학은 특허수에서 4위와 6위에 그쳤다. 전고체전지는 현재의 리튬이온전지와 비교해 안정성이 월등하기 때문에 전기자동차(EV)의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과 한국간 가장 치열한 특허 확보 전쟁이 벌어지는 차세대 유망 시장이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세계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 수를 조사한 결과, 도요타자동차가 2위인 파나소닉홀딩스(445건)보다 3배나 많은 특허수(1331건)를 확보한 압도적인 1위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특히 상위 5개사 가운데 일본 기업이 4곳을 차지했다. 일본 기업과 기술 경쟁을 벌이는 곳은 한국의 삼성전자와 LG화학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톱10 기업은 한국과 일본 기업 밖에 없었다. 현대자동차는 9위, LG에너지솔루션은 10위였다. 이번 조사는 닛케이가 특허조사회사 페이턴트르절트와 함께 10개 국가와 세계지적소유권기구에 출원된 특허를 조사했다.
특허 수는 기술 경쟁력의 지표가 된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은 원천 특허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상용화에서는 일본보다 한발 앞선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에 실제 전고체 기술 전쟁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닛케이도 “최근 삼성전자나 LG화학이 격렬하게 추격하고 있어 일본세가 실용화에서도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향후의 과제”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LG화학이 보유한 특허는 실용화 관련 분야가 많았다. 리튬이온전지도 현재는 시장점유율에서 한국이 일본보다 우위지만, 본래 소니그룹이 1991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전고체 전지가 중요한 이유는 액체가 아닌 고체이기 때문이다. 리튬이온전지는 액체의 전해질을 쓰기 때문에 폭발 위험성이 상존한다. 스마트폰에서도 발화 사건이 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전기자동차에선 그 용량이 스마트폰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사고시엔 운전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전고체 전지는 고체이기 때문에 현재 가솔린 자동차의 엔진과 비교해 위험성이 크지 않다. 충전시간도 대폭 줄일 수 있고, 충전시 운전 가능 거리도 더 길어진다.
이 시장에서는 일본 TDK와 같은 부품회사들이 소형 배터리를 상용화했지만 차량 탑재용은 ‘스타트 라인’으로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로선 일본의 우세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도요타는 2020년대 초반에 전고체를 일부 탭재한 하이브리드카를 내놓을 예정이고, 닛산과 혼다도 2020년대 후반에 전고체 배터리 자동차를 출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