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1.31 02:05
[本紙, 420개 공공기관·금융회사 교체임원 전수조사]
기관장급 10명·감사 30명·임원 10명·사외이사 66명
전문성 없이 정치권 인맥 타고 자리 차지… 경영 난맥
작년
작년 세월호 참사 이후 공공 기관과 금융회사의 요직을 관피아(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가 차지하는 관행은 대폭 줄었으나, 대신 이 자리를 정피아(정치권 인사와 마피아의 합성어)가 대거 파고든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302개 공공 기관과 118개 금융회사 등 총 420개 기관을 대상으로 세월호 사고가 난 작년 4월 16일 이후 기관장·감사·임원·사외이사·비상임이사 교체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모두 980명이 바뀌었다. 이 가운데 관피아로 분류되는 인사는 86명으로 10명 중 1명이 채 되지 않았다. 비율로 보면 8.8%로, 기존 임원 가운데 관피아 비중이 35%인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것이다. 반면 정피아로 분류되는 인사는 모두 116명으로 조사됐다. 정피아는 국회의원·보좌관 등 정치인, 대선 캠프 전문 위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신 등을 아우른 것이다.
새로 요직을 차지한 정피아 인사 116명 가운데는 기관장급만 10명에 달했다. 백기승 한국인터넷진흥원장, 박영범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곽성문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사장,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 김형태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 안명옥 국립중앙의료원 이사장,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 박완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장석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장, 이태식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 등이다.
또 116명 가운데 감사가 30명, 임원이 10명, 비상임이사(사외이사)가 66명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대부분 해당 분야의 특별한 전문성 없이 정권 창출에 기여했다는 등의 이유로 공공 기관과 금융회사의 임원 자리를 차지했다.
여기에 겉으로 보면 민간인이지만 정권의 도움을 받아 기관장이나 임원이 된 사람까지 합하면 실질적 정피아 인원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계에선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소속 금융인들의 득세가 논란이 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관피아 낙하산을 일률적으로 배격하면서 공공 기관과 금융회사의 지배 구조가 개선된 게 아니라, 오히려 정피아가 내려오면서 왜곡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영 한양대 교수는 "공공 기관 인사를 이렇게 할 바엔 차라리 관련 분야에서 오랫동안 내공을 키운 관피아에게 길을 터주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