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1.29 03:00
'테러범과 협상 않는다'는 국제적 공식 원칙 무너져
석방될 테러범 알리샤위는 극단 세력 상징적 여성戰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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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범 알리샤위
이슬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IS(이슬람국가)가 인질 살해 협박을 무기로 여성 테러범 사지다 알리샤위의 석방을 관철한 것은 미국 주도의 'IS 대(對)테러 연대'에 상당한 타격을 줄 전망이다.
프랑스와 터키도 몸값을 주거나 포로 교환 방식으로 인질을 석방한 적이 있지만 모두 비공개 협상이었다. 이 때문에 터키·프랑스는 "테러범과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견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테러범 석방 결정은 IS가 동영상을 공개한 가운데 인질과 테러범의 맞교환 협상이 이뤄진 만큼, 요르단과 일본이 IS를 사실상 협상 상대로 인정한 셈이 됐다.
게다가 석방될 알리샤위는 극단주의 세력의 상징적 여성 지하디스트(성전 전사)다. 알리샤위는 2005년 요르단 수도 암만의 특급호텔 3곳을 연쇄 폭파한 테러 사건의 주동자로 체포돼 사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그녀의 남편과 동료 범인 2명의 폭탄 테러로 60명이 숨지는 요르단 최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IS가 알리샤위의 석방을 요구한 것은 이 같은 상징성뿐 아니라, 그녀가 IS의 전신인 알카에다 이라크지부(AQI) 소속이었기 때문이다. IS가 이라크 극단주의 세력에 대한 영향력 확대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미군 주도의 공습으로 조직원 3000여명이 사망하는 등 세력이 크게 위축된 IS는 알리샤위 석방 약속을 받아냄에 따라 존재감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테러범 석방 요구를 통해 IS는 동료를 소중하게 여긴다는 이미지를 선전, 이슬람 과격파에 대한 영향력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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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8일 수도 도쿄의 참의원 회의장에서 눈을 감은 채 고민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이슬람국가(IS)는 이날까지 요르단에 수감 중인 테러범 사지다 알리샤위를 석방하지 않으면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를 살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AP 뉴시스
작년 12월 IS 공습 중 전투기 추락으로 인질이 된 알 카사스베 중위의 가족은 요르단 왕족과 가까운 수니파 부족 출신이다. 특히 IS는 고토 겐지와 알리샤위의 맞교환설을 흘려 "자국민은 방치하고 일본 인질만 구출하려 한다"는 식으로 요르단 국민감정을 자극했다. 비난 여론이 일자, 압둘라 요르단 국왕은 "알 카사스베 중위는 요르단의 아들이다. 그의 구출이 국가 최우선 과제"라고 선언했다. 요르단은 일본의 막대한 경제적 지원도 고려했다. 일본은 그동안 요르단에 3100억엔 이상의 ODA(공적개발원조)를 제공했다. 아베 총리는 최근 요르단을 방문, 1억달러의 차관 제공도 약속했다. 일본은 향후 요르단에 ODA를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 IS 뜻대로 된 '인질협상' 도쿄=차학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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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