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1.26 03:00
[황교안 법무장관 인터뷰]
정당해산 절차 둔 헌법 따라 합법적으로 통진당 해산
從北놀이? 공안몰이? 범죄 없으면 수사도 없다
정윤회 이름 최근에야 들어… 그의 微震도 느껴본 적 없어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취임한 지 2년 다 돼 간다, 몇점짜리 장관인지 스스로 평가한다면?
"평점으로 말하면 빵점보다 좀 나은 거 같다(웃음)."
―통합진보당 해산 청구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역시 이석기 전 의원 사건이 중요 변수가 됐다. 물론 그전에 당내 선거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지만, (이석기 전 의원 사건은) 내란에 관한 명백한 사건이기 때문에 중요한 단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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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 해산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하고, 헌재로부터 해산 결정을 받아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황교안 법무장관이 23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태경 기자
―처음과 마지막 두 차례 변론에 직접 나섰다. 가장 힘주었던 메시지는?
"통진당이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강령을 가지고, 그에 따른 활동을 해왔다는 부분이다. 북한 추종 세력들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점을 중점적으로 짚으려고 했다."
―통진당 해산이 1년여 만에 결론이 났다. 기억에 남는 장면은?
"각종 증거를 통해 실제로 법무부가 확인한 내용과 그들이 법정에서 하는 말이 크게 다르다는 점이었다. 정말 (통진당을) 그냥 방치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헌재에서 다른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지 않았나. 심적 부담이 상당히 컸을 텐데.
"부담이 많이 됐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법률가로서 동시에 법무행정을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으로서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정당 해산 청구에 나섰다."
―일부에선 선거를 통해 통진당을 퇴출시키는 게 낫지 않았었느냐고 말한다.
"물론 불법적인 정당을 선거에 의해서 심판하거나 평가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헌법에 의해서 가늠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우리 헌법에는 정당해산 절차를 두고 있고, 통진당의 경우에는 헌법 규정에 따라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 해산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이석기 전 의원 선고와 관련해 대법원과 헌재 판단이 엇갈린다고 말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대법원이든 헌재든 사실 관계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인식이 같다. 헌재에서는 아예 RO(지하 혁명 조직) 얘기를 한 적이 없다. 헌재가 통진당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고 판단한 몇 가지 사유 중의 하나로 본 게 이석기 사건이다. 대법원과 헌재는 판단의 대상과 범위가 달라서 결과가 다른 것처럼 보이는 것일 뿐이다. 만약 RO가 헌재 판단에서 중요한 쟁점이 됐다면 헌재에서는 대법원 판결이 다 끝난 다음에 판단을 했을 거다."
―청와대 문건 유출 수사 결과에 만족하나?
"검사들이 가능하고 필요한 수사를 다 했다고 생각한다. 밝힐 수 있는 부분은 대부분 밝혔다. 남아 있는 부분은 더 수사를 해서 종결할 것이다. 국민이 미진하다고 생각하신다면 안타깝고 송구한 일이다."
―정윤회씨가 비선 실세라는 의혹이 제기됐었는데, 핵심 장관으로 있으면서 정씨의 힘을 느낀 적이 있나.
"흔한 이름도 아닌데 정윤회라는 이름 자체를 최근에야 들었다. 그의 미진(微震·미세한 진동)도 느껴본 적이 없었다(웃음)."
―간첩 사건에서 증거 조작이 벌어졌다. 수사 여건 탓인가, 아니면 검사들 탓인가.
"둘 다 포함돼 있다고 본다. 증거 조작은 용인될 수 없는 일이다. 통치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지역에서 일어나는 범죄이기 때문에 증거를 추적하고 찾아내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
―공안수사 관련 제도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던데
"관련 법령들을 개정해나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가령, 감청은 수사에 있어서 필수적인 수사 방법인데, 현행법으로는 불가능하다. 인권이 침해되지 않고 합법성이 보장되는 범위 안에서 감청이 가능하도록 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기업인 가석방 문제, 다시 한 번 기본 입장을 밝혀달라.
"특혜나 불이익 둘 다 있어선 안 된다. 법무부에는 가석방 기준이 있고, 그 기준에 따라 처리를 한다. 형기의 반도 안 채운 사람을 내보내는 것은 가석방 정신과 취지에 맞지 않는다. 원칙은 법원에서 선고한 대로 형을 살고 만기 출소하는 것이다. 잘못 뉘우치고, 사회 복귀 가능성이 아주 높은 경우에 한해 조금 일찍 석방시켜주는 거다."
―작년에는 설 특사가 있었는데 올해는?
"검토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중책을 맡은 것이란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지금 주어진 책무 자체도 내겐 버겁다(웃음). 여기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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