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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기본 기술] 눈 + 걷기 + 건강/[청와대] 정*청 내부 문제 심각

[사설] 이번엔 '문건 배후' 논란, 권력 암투 끝은 어디인가

[사설] 이번엔 '문건 배후' 논란, 권력 암투 끝은 어디인가

입력 : 2015.01.15 03:00 | 수정 : 2015.01.15 03:08

청와대는 14일 '청와대 문건 유출 배후(背後)' 논란에 대한 책임을 물어 발설자로 지목된 음종환 홍보수석실 선임행정관을 면직 처리했다. 논란이 불거진 지 이틀 만이다. 청와대로선 한 달 보름 가까이 나라를 뒤흔들어 놓았던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에서 간신히 빠져나오는 시점에 갑자기 터진 이번 논란이 그만큼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건의 진상은 청와대와 여당 대표, 전 비상대책위원까지 물고 물린 일이라고 보기엔 어설프기 짝이 없다.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은 지난달 18일 음종환 행정관 등 여러 명과 술을 먹었다. '비선(秘線) 국정 농단 문건' 사건이 한창이던 때였다.

 

이 전 위원은 음 행정관이 이 문건들이 외부로 유출되는 과정의 배후로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지목했다고 김 대표에게 전했다. 김 대표가 이를 흘려듣지 않고 수첩에 메모해둔 게 12일 언론 보도로 공개됐다.


음 행정관은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 등의 보좌관을 지냈고 집권 이후 박 대통령의 최측근 비서 10명을 뜻하는 이른바 '십상시(十常侍)' 중 한 명이다. 그런 그가 문건 유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과 박관천 전 행정관의 배후에 김 대표, 유 의원이 있다고 말했다면 보통 일이 아니다. 여당 대표와 다음 원내대표 후보가 청와대를 흔들기 위해 음모를 꾸몄다는 얘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와 유 의원 모두 친박(親朴)과 소원한 관계임을 감안하면 음씨가 하필 두 사람을 지목한 것은 권력 투쟁의 양상을 띠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음 행정관은 14일, 이준석 위원과의 술자리에서 조 전 비서관이 김 대표와 유 의원에게 줄을 대 다음 총선 때 대구에서 출마하려 한다는 얘기를 한 적은 있으나 조 전 비서관의 배후로 김 대표 등을 지목한 일은 없다고 부인했다. 누구 말이 진실인지 여부를 떠나 이런 음습한 일이 권력 핵심에서 또 일어났다는 것만으로도 이런 꼴불견이 없다.

박 대통령은 지난 12일 새해 기자회견에서 문건 사건 전반에 대해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올 한 해는 경제 활성화와 4대 구조개혁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과 이틀도 지나지 않아 대통령의 다짐과 주문은 어디론가 증발해버렸다. 김 대표 본인도 14일 신년 회견을 열어 여러 얘기를 했으나 이 논란에 대한 해명만 남았다.

지금 국민이 목격하고 있는 것은 청와대와 여당에서 권력을 놓고 다투는 파열음이 끊이지 않는 모습이다. 이번 논란의 배경에도 친박·비박(非朴)이라는 여권 내부의 분열적 권력 투쟁이 깔려 있다고 봐야 한다. 이 나라 경제 상황은 이런 암투(暗鬪)를 인내하며 봐줄 만큼 여유가 없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국민의 미어지는 가슴을 더 이상 외면하면 다음번엔 국민이 집권 세력을 외면하게 될 것임을 알아야 한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