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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글로벌 금융市場 매우 어려울 것… 난 틀린적 없다"
[스티븐 로치 美 예일대 교수]
러 등 신흥국 주식시장 하락은 올 시나리오 미리 보는 사전경고
주요국 증시 상승률 반토막날 것
美경제 회복하는 듯 보이지만 작년 성장률 2.4%에 그칠 것
中 금융위기설은 과장… 올해 年 8% 성장도 가능
"올해 세계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는 '금융시장 폭락'입니다."
미국 월가(街)에서 '영원한 비관론자'로 통하는 스티븐 로치(Roach) 예일대 교수는 별명에 걸맞게 새해 세계 경제에 대해서도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그는 브루킹스 연구소·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아시아지역 회장을 역임한 인물로, 업계에서 비관론자로 통하지만 그 자신은 "내 분석이 월가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지만 지난 30년간 경제 전망과 분석을 하면서 예측이 틀려본 적이 없다"고 호언했다.
그는 최근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올해는 미국에 이어 유럽·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이 역효과를 내면서 시장이 큰 폭으로 추락할 것"이라면서 "최근 러시아 등 신흥국의 주식시장 폭락은 2015년의 시나리오를 미리 보여주는 사전 경고의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미국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는 “올해 주요국 증시 상승률이 작년의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면서 “올해 세계경제의 최대 위험은 금융시장 폭락”이라고 경고했다. 또 올해 미국 경제에 대해선 암울한 전망을 내놓은 반면 중국은 8%대 성장도 가능하다며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
◇"올해 주요국 주가 상승률 반 토막 난다"
로치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 등 각종 정책 덕에 금융시장은 다소 회복됐지만, 근본적인 전염병은 못 고쳤다"며 "유럽과 일본이 추가 양적완화를 실시할 경우 글로벌 시장에 엄청난 역효과를 내면서 금융시장이 폭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그는 "지난 5년간 주요국의 증시 성장률이 경제성장률을 지나치게 능가했다"면서 "주요국들의 증시 성장률이 낮아져 글로벌 성장률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미 다우존스지수가 약 10% 상승했는데 올해는 주요국 증시 성장률이 3~4% 수준으로 반 토막이 날 것이란 얘기다. 그러면서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빨리 올리지 않으면 국제 유가도 안정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연준은 10년 전 인터넷 '닷컴 거품' 위기 이후보다 더 느린 속도로 금리를 올리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인상해 통화정책을 정상화시키면 금융시장의 거품이 축소되면서 주식·환시장 급등락과 유가 급락 같은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의 아베노믹스와 관련해선, "최근 아베가 다시 총리로 당선된 것은 일본 경제가 더 어려운 수렁에 빠진 것이며, 아베노믹스는 구조 개혁이 단행되지 않는 한 실패할 것"이라며 "올해도 지난 24년간 이어온 0%대 성장률에서 탈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미국, 2014년 성장률 2.4%에 그칠 것이다"
로치 교수는 회복세를 보이는 미국 경제의 미래에 대해서 여전히 비관적인 시각을 견지했다.
그는 "미국의 금융위기는 금융의 과잉 성장을 용인한 결과이며, 위기 후 통화·금융정책을 총동원했지만 실물경제를 살리는 데 실패했다"면서 그 예로 미국의 실질 소비지출 성장률이 지난 2분기에 2.2%를 기록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인 2007년 성장률(3.6%)에 비해 1.4%포인트나 낮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소비지출·무역·주택건설 관련 통계를 종합해 볼 때 4분기 성장률은 2.2%에 머물 것이며, 이럴 경우 2014년 성장률은 2.4%에 불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사람들이 미국 경제 성장 요인으로 ‘셰일가스 붐’을 말하지만, 반 토막이 난 유가 탓에 미국 셰일가스 산업도 오래 지속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가계들이 과도한 부채에 낮은 저축률로 ‘대차대조표 불황’(balance sheet recession)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민의 저축 규모는 국내총생산의 2% 수준으로, 세계 선진국 중에서 가장 낮다. 어떤 ‘리딩 국가’도 그렇게 낮은 저축률을 가진 적이 없다”면서 미국의 가계 소비자를 ‘좀비(Zombie·살아 움직이는 시체)’라고 규정했다. 그는 미국 경제 회복을 위한 대안으로 “가계 저축을 의무화하는 국가적인 컨센서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올해 연 8% 성장도 가능"
미국과 달리 중국 경제의 앞날에 대해선 장밋빛으로 전망했다. 그는 “중국은 2015년 전문가 기대치를 모두 웃돈 성장을 할 것이며, 연 8% 성장도 가능하다. 중국의 금융위기설은 과장된 허풍이며,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장담했다.
그가 중국 경제의 앞날을 밝게 보는 근거 중 하나는 중국 지도자의 리더십이었다. 로치 교수는 “미국 등 서구권은 단기적인 리더십이 경제를 망친 반면 중국 시진핑은 중장기적으로 전략을 생각하고, 실행하며, 전달하는 3박자를 갖췄고 향후 10년 글로벌 경제를 이끌 능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스티븐 로치 美 예일대 교수는
‘미스터 쓴소리’란 별명을 가진 스타 경제학자이다. 미 위스콘신주립대·뉴욕대를 졸업하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브루킹스연구소를 거쳐 1982년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합류, 수석 이코노미스트, 모건스탠리 아시아지역 회장으로 일하며 중국 경제의 폭발적인 성장을 예고했다. 미국의 부동산 시장 과열을 수차례 경고했는데, 그의 경고대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다. 경기침체 후 회복기를 보이다 다시 침체에 빠진다는 의미인 ‘더블딥(Double Dip)’이란 용어를 처음으로 썼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